지난 달 23일엔가 알리 익스프레스의 큐브 스토어에서 할인 이벤트를 했었습니다.
바로 Cube i7 Stylus - 이름만 보면 무슨 인텔 i7이라도 들어간 것 같지만 그렇진 않고요 - 에 대한 할인이었는데, 본체가 399 달러짜릴 299달러에 파는 거였죠. 그것도 4000명 선착순으로요.

그간 간이 드로잉용으로 T2010(태블릿 PC)을 쓰고 있었는데 발열/소음이 상당한 수준이라 이것저것 간을 보다 잃어먹고(근데 웃기게도 1년 뒤에 되찾았습니다마는...) 이후 베이트레일 윈도우 탭이 싸게 풀리길래 아이뮤즈 뮤패드 64GB짜릴 샀습니다만 성능보다(성능이야 대충 알고 있었지만) 경악스러운 내구성에 -잦은 터치 오류, 물 묻은 손으로 터치하면 터치가 맛이 감, 이어폰 단자 접촉이 썩 좋지 않음, 바닥에 가볍게 떨궈도 전면이 분리되려고 하는 문제 등 - 스트레스를 받다가 요전엔 드디어 HDMI 단자도 접촉불량으로 맛이 가기 시작하면서 중고로 씽크패드 X200T를 구입하는 삽질을 했군요. 사실 X200T는 서피스 3을 사려다가 차선책으로 구입한 중고인데 이건 괜찮은 편입니다. 지금도 업무용으로 쓰고 있고요.
그나저나 서피스 3도 프로가 아닌 버전은 체리트레일이고 가격은 비싼 데다 스타일러스 펜이 와콤이 아니라서 꽤나 실망한 차에 요 행사를 보게 된 거죠. 마침 와콤 디지타이저 내장 제품이라는 점에 혹해서 해외결제 할부 미리 끊어놓고 질렀습니다.
뭐 물량 자체는 순식간에 빠져나간 게 아니라서 태평양시 적용되는 시간에 맞춰서(오후 5시였나요) 주문을 넣었더니 들어가긴 들어갔습니다. 아마 다음 날까지도 오전까진 물량이 남아 있었을 거에요. 어쨌든 주문이 됐습니다마... 는 이 양반들이 배송에 대해선 아무 생각이 없었는지 여기서 일주일 동안 대기해야 했습니다. 하도 배송이 안 돼서 그 다음 주 목요일엔가 물어봤더니 하나하나 포장해서 보내느라 오래 걸린대요. 별 수 없이 참고 기다렸더니 토요일에 배송이 됐고, 어제 DHL에서 연락이 와서 관세를 주고 물건을 받았습니다. 사진과 함께 간단한 설명을 해보도록 하죠. 박스나 포장에 대한 사진은 따로 찍으려니까 귀찮아서 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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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건 이렇습니다. 기본가 299달러+키보드 독+스타일러스 펜까지 추가로 주문했고 합해서 380불 정도 나왔습니다. DHL까지 끼면 400불 정도 나왔네요.

사진은 독에 탭을 꽂아논 상태입니다. 자석이 들어 있어서 착-하고 결합이 됩니다마는 조금 요령이 필요하기도 하죠.

그리고 기본 구성품은 스타일러스 펜+키보드 독을 제외하면 본체, 어댑터, 220V용 젠더(이건 한국에 보내주는 거라 따로 줬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뉴얼 정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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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당시엔 선착순으로 커버를 따로 주긴 했는데 키보드 독을 커버로도 쓸 수 있습니다. 탭을 뒤집고 수평으로 밀면 자력에 의해 부착이 됩니다. 물론 이 상태에선 사용을 할 수가 없지요. 이때 자동으로 슬립 상태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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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하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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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은 모습. 당연하지만 코어 i7을 얘기하는 건 아닙니다. 기본으로 필름이 붙어 있습니다. 안 그래도 붙이기 귀찮았는데 다행.
만듦새는 생각외로 든든합니다. 뭐 떨어뜨려 보면 얘기는 달라질 수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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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독의 핀 배열을 보면 다른 윈탭과도 호환이 될 것 같은데 탭을 집어넣는 부분이 맞지 않아 이건 실험해 볼 수가 없군요.
독의 두꺼운 곳 뒤엔 USB 단자가 두 개 붙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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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러스 펜을 구입했다면 이렇게 펜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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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드를 정면으로 봤을 때 윗부분엔 전원/슬립, 볼륨 조절 버튼이 있고 오른쪽엔 스피커 유닛이 두 개 있습니다.
그리고 왼쪽엔 이렇게 이어폰 단자, HDMI 출력 단자,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 미니 USB 3.0 단자, 전원입력단자가 배치되어 있고요.
그렇습니다. 무려 USB 3.0입니다. 베이트레일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물건이 붙어 있죠. 단자 모양은 USB 3.0 외장하드에서 보던 그거랑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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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걸 연결해서 쓰면 된다는 거죠. USB 3.0이야 받아들이는 전력도 충분하니 2.5인치 외장 HDD 하나 꽂아서 써도 문제 없습니다.
마이크로 SD 카드가 없어서 카드 슬롯은 테스트 못 해봤고 HDMI 역시 아직 출력해 보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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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는 윈도 8.1이 깔려서 오는데 어제 퇴근해서 10으로 밀어버렸습니다. 일부 드라이버가 없어서(특히 와콤 드라이버!) 문제가 있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XDA에 선구자들이 올려놓은 드라이버 팩이 있습니다. 받아서 압축을 풀고 나오는 cmd 파일을 관리자 권한으로 실행시키면 알아서 전부 설치해 버립니다. 그래서 호환성 문제는 그다지 걱정 안 하셔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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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은 Core M 5Y10C, 4GB RAM, 64GB SSD 되겠습니다. 
성능만 보면 굉장히 좋은 편인데 뭐 팬리스+중궈제의 열악한 방열 솔루션을 생각해 보면 고성능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에서 스로틀링으로 피를 보는 건 뻔한 일이죠. 들고 쓰다 보면 CPU가 왼편에 있는지 그쪽만 뜨겁군요. 뭐 화상 입을 정도도 아니고 계속 들고 쓸 순 있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는 수준입니다.

SSD의 경우는 놀랍게도 M2(!) 규격이라 필요할 경우 교체할 수 있습니다. 다만 OS를 이전 혹은 설치할 수단이 필요하고 42mm 제품을 써야 해서 제한이 좀 있습니다. 그리고 워런티 무시하고 쓸 깡도 필요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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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8.1 깔려서 왔을 때 확인했던 성능 점수인데 - 8.1에선 성능 평가가 시스템 등록 정보에서 사라져 있어도 기능은 남아 있어서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디스크 점수가 가장 높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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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OS 버전의 상태가...?

with Bing이 아니라 프로페셔널을 집어넣었습니다. 얘길 들어 보니 이거 크랙판이라는군요. 골때리는 놈들... 라이선스 비용 아끼려고 그런 것 같네요.

저야 뭐 따로 키를 갖고 있으니 그거 집어넣고 10으로 넘어갔습니다. 이걸 구입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부분은 확인하셔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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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은 IPS고 10.6인치에 1920*1080 해상도로 화면을 표시합니다. 일단 1080P 영상 보기는 좋아서 만족스럽네요. 다만 윈도 10까지 넘어와서도 DPI 관련해선 어색한 부분이 있고 - 특히 레거시 프로그램들을 표시할 때 창은 그대론데 글자만 커져서 잘려나간다던지하는 경우 - 광택이 아주 쩔어줘서 어두운 장면에선 보기 싫은 자기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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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성능은 나쁘지 않습니다. 일단 마인크래프트 윈도 10 에디션이 아무 문제 없이 돌아가는군요.

물론 이 게임을 이 탭을 들고 하는 건 매우 고통스러운 행위이므로 편하게 놓고 키보드+마우스로 하시기 바랍니다.

이외에도 3DMark 06이라던가 둠 3을 돌려봤는데 3DMark 06 점수는 3000점대로 처참하군요. 스로틀링이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둠 3의 경우엔 미디엄 옵션, 1920*1080 해상도에서 30-40fps 정도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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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장 필요로 했던 디지타이저 부분입니다.

물론 이것 때문에 펜까지 별도로 구입했지요. 펜을 같이 주문할 경우 펜심과 교체용 툴(가락지 같은)도 같이 보내줍니다.

중요한 건 제공되는 펜이 아닌 기존의 와콤 디지타이저가 내장된 태블릿 PC용 펜을 써도 인식이 정상적으로 된다는 겁니다. 제 경우는 X200T가 있어서 X200T용 펜을 써봤는데 그냥 잘 됐습니다. 펜 따로 구할 수 있는 분들은 국내에서 구해보셔도 되겠네요. 그러고 보니 인튜어스 3 펜은 될랑가 안 될랑가 모르겠네요.


구형 태블릿 PC에선 별도의 세팅 프로그램이 없어도 윈도 10으로 업그레이드하면 세팅 프로그램이 같이 깔리는데 이 태블릿의 경우는 모르겠군요. 안 깔려 있었던가? 아무튼 윈도 10으로 올리고 드라이버 다 깔아주면 역시 와콤 디지타이저 세팅 프로그램이 같이 설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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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문제는 디지타이저와 터치 패널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피부의 접촉으로 인해 드로잉에 오작동이 생긴다는 겁니다. 당장 탭을 눕혀놓고 그림을 좀 그려 보면 가운데 윈도 버튼이 터치되거나 엄한 데 건드려서 앱이 전환된다거나 하는 문제가 생겨요. 펜을 대는 순간에는 터치가 꺼지지만 선을 긋다 보면 생각대로 될 수가 없죠. 이건 두 가지 방식의 입력이 공존하는 이상 어쩔 수 없는 문제라 장갑을 끼던지 해야 해결을 볼 수 있습니다. 손목까지 덮는 장갑을 준비하시는 게 좋겠네요.


그런 점을 감안하고 사용한다면 드로잉할 때의 감도는 아주 훌륭합니다. X200T나 후지쯔 T2010이 솔직히 드로잉용으론 여전히 아쉬운 느낌이었는데 i7 Stylus는 빠릿빠릿하게 잘 그어집니다. T2010처럼 빨리 그으면 선이 끊기는 것도 아니고요. 입력도 정확하게 됩니다. 사양표에는 필압이나 기울어짐 인식에 대한 부분이 없어서 확인은 못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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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쨌든 이렇게 낙서도 해주고.


뭐 대충 써본 바로는 괜찮습니다. 쓰다가 불량만 나지 않는다면 꽤 훌륭한 물건입니다. 뭐 10.6인치의 크기나 무게(690g)라는 걸림돌도 있지만 말입니다. 일단 싸게 샀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