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 배터리팩의 효율에 관해 아예 글을 따로 쓰는 게 좋을거라고 판단해 따로 글을 씁니다.


일단, 이 글에서 보조배터리는 리튬계열 2차 전지를 사용해 5V USB충전을 지원하는 리배다/샤오미 등에서 제조하는 보조배터리로 한정짓고자 합니다. AA건전지를 쓰거나 더 큰 용량의 기기를 가동하기 위한 보조배터리 등은 커버하지 않습니다.


보통 이런 보조배터리는 2.8~4.2V의 전압을 가질 수 있는 리튬계열 2차 전지에서 전원을 받아와 DC 5V 전원을 출력합니다. 휴대폰은 이 5V 전원을 받아와서 휴대폰을 충전하는데 활용합니다. 그럼, 보조배터리팩 하나로 휴대폰을 몇 번 충전할 수 있을까요? 6000mah짜리로 1500mah짜리 휴대폰을 4번 충전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세번? 두 번?


인터넷에 보면 이 효율을 3.7볼트 (리튬 2차 전지의 평균 전압)와 5.0볼트에서의 용량을 가지고 설명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외국에서도 자주 보이는 설명인데요, 요컨대 3.7볼트에서 5.0볼트로 전압을 승압하면서 용량은 3.7/5.0 * mah값 으로 하락하고 결국 휴대폰을 충전할 때도 그만큼밖에 충전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설명엔 문제가 있습니다. 변압시 에너지 자체가 감소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확실히 변압시 mah값은 위의 계산처럼 하락합니다. 따라서 보조배터리의 용량을 5.0볼트 기준으로 표기하면 mah값이 더 낮게 나오는 것이 맞습니다. 문제는 충전 대상이 같은 3.7볼트짜리 리튬 배터리라는 점입니다. 해당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의 총량은 이 5.0볼트 기준이 아닌 3.7볼트 기준으로 계산되어야 합니다. 이를 적용하면 5.0볼트 기준의 용량이 아닌 다시 3.7볼트 기준의 용량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즉, 원래대로라면 효율이 100%가 나온다면 6000mah짜리 보조 배터리로 1500mah짜리 휴대폰 배터리를 4 번 충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안 되는걸까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들을 들자면 이렇습니다.

1.보조배터리가 표기만큼의 용량을 뽑아내지 못할 수 있다.

2. (3.7/5.0 비율이 아닐 뿐으로) 일단 에너지를 까먹는 것 자체는 사실이다. 

3. 충전중엔 휴대폰이 좀 더 배터리를 절약치 않고 가동한다.

4. 충전시 보조배터리에 달린 변압회로만이 동작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회로들도 있다.)

5. 충전에 사용된 에너지라고 100% 다 배터리에 저장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1번입니다. 보조배터리가 표기된 만큼의 용량을 뽑아낸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입니다.

일단, 리튬계열 배터리는 너무 전압이 내려갈 경우 고장이 나기 때문에 실제로는 한계 전압까지 내려가기 전에 전류를 컷트하게 됩니다. 따라서 실제론 표기된 용량만큼 전기를 뽑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것은 휴대폰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도 마찬가지이나, 잘리는 전압이 휴대폰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용량 차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무조건 용량 감소를 일으키는 문제는 아닙니다. 그냥 차이를 일으키는 요소 중 하나이지요.

또한, 리튬계열 배터리의 용량은 사실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출력 전류 등에 따라서 영향을 받게 됩니다. 다음 글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을 모르겠으므로 링크로 겁니다.)

http://www.candlepowerforums.com/vb/showthread.php?308451-18650-battery-test-with-capacity-curves-for-many-cells

보시다시피 출력 전류가 높을 수록 효율이 떨어집니다. 보조배터리가 배터리 제조사가 측정한 전류에 비해 높은 전류로 에너지를 끌어다 쓸 경우 당연히 표기값보다 실 용량이 적게 나오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저 사이트에서도 볼 수 있는 점이지만 같은 용량이 표기된 배터리도 제조사나 설정 등에 따라 실제 에너지 양에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샤오미나 리배다같은데 들어간 배터리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셀들이니 심각하게 차이가 날 가능성은 낮지만, 이 면에 있어서도 차이가 날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 다음으로 2번입니다. 일단 변압,충전 과정에 있어서 에너지를 손실하는 것 자체는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일단 리튬이온 배터리를 5.0볼트로 승압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일어납니다. 어떤 기글분이 보조배터리팩을 자작하실때 사용하신 MAX1709를 봅시다.대충 5 V 1A출력에 3.3V 입력 상태에서 85%가량의 효율이 나옵니다. (http://www.maximintegrated.com/en/products/power/switching-regulators/MAX1709.html) 그리고 이렇게 변환된 전기가 휴대폰에 들어가서 리튬이온 배터리 충전 회로에 이해 다시 변환됩니다.

휴대폰에 들어간 전기는 충전 회로에 의해 적절한 값으로 제어되게 됩니다. 천천히 전압이 상승하다가 4.2v에서 멈추고 충전이 멈출 때 까지 전류가 천천히 하락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전압을 제어하기 위해 쓰는 충전회로는 리니어, 스위치드 모드, 펄스 방식 등이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이곳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maximintegrated.com/en/app-notes/index.mvp/id/913

요약하자면 리니어 회로는 5v로 입력받으면 전위차를 말 그대로 에너지를 열에너지형태로 방출하는 식으로 해결하고 (..) 스위칭은 그런 문제가 없고 효율이 좋으나 EMI를 발산시킬 위험이 있고 회로가 상대적으로 복잡하며 펄스식은 비교적 단순하고 효율적이나 충전기가 적합한 구조여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중 리니어 회로를 사용한 경우 전류는 유지되면서 전압은 확 내려가기 떄문에 실제로 3.7/5.0 * mah값 공식이 대충 맞아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할 경우 너무 충전 효율이 낮고 모스펫에서 발생하는 발열이 심하기 때문에 요즘 휴대폰에는 무리입니다. 하지만 제조사 입장에선 푼돈도 아쉬우니 그렇다고 대단히 효율이 좋은 회로를 쓰지도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3.7/5.0 공식은 성립하지 않지만 여기서도 그럭저럭 효율을 깎아먹게 됩니다.

또한, 변압 외에도 비효율적으로 에너지가 소모되는 부분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길이가 길고 선이 얇은 케이블은 전압을 떨어트리며 저항으로 작용합니다. 굳이 케이블이나 변압 ic가 아니라도 기본적으로 현실세계의 전자회로는 임피던스값을 가지고 있으며 순수한 변환 효율 외에도 이렇게 전송 중 임피던스의 영향으로 손실되는 에너지가 생깁니다.


세번째 문제는 충전시 휴대폰이 더 전력을 소모한다는 점입니다. 아이폰은 직접 쓰지 않아 모르겠으나 안드로이드같은 경우 충전시 더 웨이크를 자주 하거나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게 전기를 절약할 이유가 없으니 (..) 성능과 편의성에 맞춰 가동하는 것입니다. 이는 큰 차이를 낼 정도는 아니지만 아무튼 영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굳이 전력을 막 소모하지 않아도 충전중에 계속 휴대폰 자체가 소모하는 전력이 있다는 점은 충전효율을 계산할 때엔 무시할 것이 못 되기도 합니다.


네번째 문제는 보조배터리가 순수히 변압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보시다시피 남은 전력량을 표기하는 led등 추가적인 회로가 있습니다. 이에 의한 영향도 크지는 않으나 경우에 따라선 무시하지 못할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휴대폰이 거의 다 충전된 상태에서는 휴대폰으로 흘러들어가는 전류가 수십 밀리암페어까지 떨어질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 배터리 게이지 표기용 led등 정작 보조 배터리팩에 달려있는 충전과 상관없는 기능들이 전기를 더 잡수실 수 있습니다. 특히 리배다13은 제가 써본 적이 있는데 이 led가 드럽게 밝습니다 (..)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낼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문제는 충전에 사용된 에너지가 100% 다 배터리에 저장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현실이 그렇지요 뭐 (..) 충전회로가 효율적으로 리튬 배터리를 충전한다고 해도 충전회로에 들어간 전기가 전부 배터리를 충전하진 못합니다. 일부는 열에너지등으로 날아가게 됩니다. 그래도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 효율이 좋은 편입니다만.. 여전히 꽤 많은 전기가 이렇게 날아갈 수 있습니다. 정확히 얼마나 날아가는지는 이쪽 전문은 아니라 모르겠는데 위키같은 경우 8-90%정도가 충전/방전 효율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게 충전회로까지 포함한 건지 아닌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날아가긴 날아갑니다.


이 여러 문제가 다 누적되면 결국 각 부분의 효율에 따라 배터리팩으로 휴대폰을 충전할 시 효율이 절반으로도 떨어질 수가 있습니다. 고급 배터리팩이라면 조금 덜 할 것이고, 저급이라면 변압 회로의 효율이나 셀의 특징등 때문에 더 떨어질 수도 있겠지요. 답은 결국 그냥 평균적인 효율을 가지고 일반화를 하거나 아니면 직접 충전하면서 재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