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쓰지 않고 팩트만 적겠습니다.

1. 번들된 순전 충전기+G2 이후 순정케이블 조합은 정석이긴 하지만 충전속도가 늦어지는 걸 각오해야 한다.

2. 비순정 2A 충전기+비순정 케이블 조합은 최악. 10% 채우는 데 2시간 넘게 걸릴 수 있다.

3. 삼성 자체규격인 AFC 대응인 갤럭시노트4/갤럭시S6/S6엣지 충전기가 어느 정도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사실은 실제로 확인했습니다. 간밤에 삼성 AFC 대응 충전기를 계측기에 물려 봤는데 계측기가 꺼져버렸습니다. 보통 USB포트 계측기의 전압범위가 4~7V인 것을 감안하면 9V 출력이 정상적으로 나와주는 걸로 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9V 출력을 정격으로 감시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장치가 아직 없기 때문에 이걸 가시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어쨌든 확실한 건 번들이나 비순정 고출력 충전기보다 실질적인 충전시간 면에서는 확실한 우위가 있다는 겁니다.

4. 같은 AFC 대응 충전기라도 사용하는 케이블에 따라서 충전속도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지금 보유 중인 케이블은 LG G2 순정케이블(마이크로5핀 Maie 쪽 끝부분에 단차가 있으나 잡는 부분에 돌기가 없습니다), 그리고 삼성 순정케이블입니다. 이 둘의 차이점은 사다리꼴 부분을 위로 봤을 때 삼성 순정케이블은 4번 핀에 도체가 없고 LG 순정케이블은 있다는 겁니다. 배터리를 2%까지 소진시키고 충전을 시작한 어제의 실험에서 LG 순정케이블을 꽂았을 때는 예측결과가 5분이 지나야 나왔습니다. 예측된 충전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 그런데 삼성 순정케이블로 바꿨을 때는 예측결과가 약 2분이 안 돼서 나왔고, 예측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 그러니 케이블에 따르는 충전시간 차이가 모르긴 몰라도 확실히 있긴 하다는 걸 추정할 수 있습니다.

5. 극적인 향상, 그러나 AFC 대응기종에 비하면 그 결과는 미흡

가까운 곳에서 AFC 대응기종인 갤럭시노트4를 삼성 순정케이블로 물려 볼 기회가 있었는데 알림영역에 AFC 마크가 나오면서 AFC 충전이 되고 있음을 확실하게 알리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충전속도는 5분만에 약 10%를 채워 줄 만큼 꽤 빨랐습니다. 갤럭시노트4에서 충전시간 예측결과를 볼 방법이 없어서 실질적인 결과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고속충전이 극적인 향상을 보여준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같습니다.물론 이 결과가 QQC 2.0 대응기종인 G4에서도 폰아레나 실험 결과와 거의 비슷하게 나왔고, 애니모드 2구형+뷰2 순정케이블 조합으로 1시간이 넘게 나왔던 90퍼센트대-만충까지 걸리는 시간도 약 20분(실질 약 30분)으로 단축된 것을 볼 때 극적인 향상이라 볼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삼성의 AFC 대응 기종에서 볼 수 있는 '꽂자마자 차오르는' 아주 극적인 향상은 기대할 수 없다고 봐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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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여러 번 공언한 사실입니다만 저는 'L빠' 를 넘어서 'L덕' 입니다. 그렇기에 삼성의 쟁쟁한 기종들을 마다하고 G4라는 기합급 기종을 선택한 겁니다. 물론 Gf2에서 스냅드래곤 810에 크게 덴 LG였기에 약간의 다운그레이드를 감안하고 스냅드래곤 808이라는 실리를 택한 건 불가피했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사실 APU 성능은 동영상 재생과 인코딩이라든가 화상처리, 그리고 부하량 큰 게임 같은 데에 더 연관이 있는 터라 저처럼 게임 별로 안 하고, 부하 있는 작업이래봐야 튜브메이트 자체 인코딩 정도(유튜브에서 사용하는 AAC VBR 오디오를 CBR로 바꾸는 과정에서 인코딩을 거치게 돼 있습니다) 이기 때문에 APU 성능은 어느 정도만 확보되면 됩니다만 LG는 이번 G4에서 충전이라는 사용자에게 가장 크게 어필하는 부분을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미에서는 이 문제를 출시 초기 구매자들에게 QQC 2.0 대응 충전기를 무상 증정하는 이벤트로 어떻게 봉합은 한 것 같습니다만 국내에서 이렇게 이슈가 되고 있는데도 다른 움직임이 없다면 LG가 옵티머스 G 이후로 얻어 온 신뢰는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LG는 퀄컴에서도 인정한 G4의 QQC 2.0 대응 여부, 9V 출력이 있는 Gf2 충전기에서 9V 입력이 안 된다거나, 5V 2A 충전기에서 충전속도가 과도하게 떨어지는 등의 문제에 대해 하루빨리 공식 입장을 내어 사용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교체용 배터리가 있다고 고속충전을 빼놨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사용자들이 다운타임을 감안해가면서 배터리를 교체하는 걸 선호할지, 아니면 뒷구멍에 충전기 하나 꽂아서 재빨리 충전해가면서 활용하는 걸 선호할지 조금만 생각해 본다면 답은 금방 나올 겁니다.

이번 이슈가 제 LG 폰들에 대한 신뢰를 더 이상 깎아먹지 말기를 바라면서 글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