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태블릿을 꺼냈습니다. 배터리를 최대한 아끼기 위해 어지간하면 대기 상태가 아닌 전원 자체를 꺼버립니다. 그래서 켤 때마다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습니다. 정작 참을 수 없는 건 따로 있지요. 바로 업데이트입니다.


분명 급하게 할 일이 있어서 태블릿을 꺼낸건데(제가 윈도우 태블릿을 갖고 다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업데이트중- 이런 안내가 뜨면 제 급한 일처리는 뒤로 주루루룩 밀리거든요. 아톰 프로세서니 처리 속도도 느리고, 이게 언제 끝날지도 모릅니다.


지지리도 안 올라가는 숫자를 보고 있노라면 마지막으로 태블릿을 켰던 게 언제 어디서였는지를 곱씹어 보게 되는데요. 그럼 십중팔구는 스마트폰 테더링으로 연명했었다는 사실이 떠오르게 됩니다. 그러니까 제 귀한 스마트폰 데이터를 급하지도 않은 업데이트가 빼 썼다는 거지요.


사실 업데이트 자체는 설정에 들어가서 꺼 두면 되니까 그렇게까지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요. 기본값이 무조건 자동 다운로드, 자동 업데이트라는 게 문제에요. 특히나 윈도우 10에서는 이거 때문에 더더욱 말이 많지요?


앞에서 이미 말한대로, 모바일의 특성상 언제 쓸지를 모르고, 데이터가 매우 한정적인 경우도 흔한데, 그 시간과 전력과 데이터를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업데이트에 무조건적으로 할당하는 건, 윈도우가 모바일 디바이스를 위한 운영체제로 쓰이기에 심각한 결격사유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운영체제 버전과 제조사와 모델별로 파편화가 쩔어준다는 안드로이드도, 단일 회사 한정된 모델로 최적화가 편하다는 ios도 업데이트는 있지만 그렇게 무조건적으로 시키진 않잖아요?  윈도우 10이 정말 모바일 디바이스를 위한 운영체제라면 업데이트 정책을 좀 손봐야 할것 같아요.


별로 업데이트 기다리다가 짜증나고, 그게 배터리를 잡아먹어서 짜증나고, 제 데이터를 맘대로 써버린게 짜증나고, 업데이트를 진작 꺼두지 않았던 게 짜증나고, 윈도우 10으로 올려도 아직 드라이버가 제대로 나온게 없어서 쓸 수 없는데 계속 업데이트하라고 해서 짜증나 쓰는 글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