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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는 무조건 커야 한다. 큰것이야말로 진리다. 크기가 곧 아름다움이다. 그렇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http://gigglehd.com/zbxe/108591 이런 것도 구해서 썼던 적이 있구요. 지금은 큼지막한 케이스가 책상 옆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으면 그것도 부담이라 미니 ITX 쪽에 관심이 더 많긴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크고 거대한 케이스를 보면 심장 한쪽이 두근거리곤 합니다.

 

커다란 케이스 이야기로 이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여기서 보게 될 X800이 정말 큰 케이스라 그렇습니다. X800은 빅타워 케이스는 아닙니다. 케이스의 높이나 길이는 여느 미들타워 케이스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소리지요. 허나 너비가 넓습니다. 실제 크기로 따지면 미들타워 케이스 옆에 LP 슬림 케이스를 더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정도면 얼마나 넓다는 건지 감이 오시려나요.

 

쓰리알시스템의 X 시리즈 케이스는 저마다 빼어난 개성을 내세워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X100은 작지만 묵직한 만듬새, X400은 단순하고 간결한 디자인, X410은 작지만 뛰어난 쿨링 성능으로 말이죠. 그럼 X800은 과연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그저 덩치만 키운 제품일까요 아니면 슈퍼 베이스라는 이름에 걸맞는 무언가를 품은 케이스일까요? 그건 아래에서 같이 확인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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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800의 박스입니다. 박스의 높이는 X800과 같이 온 E400과 같은데 옆으로 더 퍼져있다 보니 존재감이 확실합니다. 빅타워 케이스도 여럿 만져 봤지만 이정도까지는 아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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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케이스가 크다고 해서 포장이 다른 건 아니네요. 포장은 다른 X 시리즈 케이스와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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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알시스템 X800입니다. 우선 크기. 285x451x408mm라 하는데 높이는 여느 미들타워 케이스와 같습니다. 앞뒤 길이도 비슷한 수준. 하지만 너비가 넓습니다. 이건 사진만 봐도 티가 딱 나시겠지요. 평범한 미들타워와 비교하면 얼핏 봐도 케이스 전면 오른쪽의 타공망 부분만큼 더 넓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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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X100이 연상될 정도로 단순합니다. 오히려 X100보다도 더 단순함을 추구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X100은 정말 아무것도 없어서 단순해 보이지만, X800은 5.25인치 오픈 베이나 타공망이 있는데도 그것을 부각시키지 않고 단순하게 보이도록 만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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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전면입니다. 오른쪽의 타공망은 철로 만들어져 있고 왼쪽의 플라스틱 부분은 상당히 부드러운 느낌을 내도록 가공돼 있습니다. 만져보니 부드러운 느낌도 느낌이지만 지문이 잘 묻지 않네요. 큰 덩치와 잘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이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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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위쪽의 전원과 확장 포트입니다. 왼쪽에서부터 전원 버튼 겸 파란색 전원 LED, 리셋 버튼, USB 2.0 포트 2개, 헤드폰/마이크 단자, USB 3.0 포트 2개입니다. 덩치에 어울리게 확장성도 기본 이상은 되는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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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인치 오픈 베이입니다. 전면 커버 뒤로 ODD가 숨겨지도록 만들어 디자인을 통일시켰지요. 이걸 처음 봤을 때 5.25인치 ODD의 트레이가 저렇게 옆으로 넓었던가? 하고 생각이 들었는데요. 제 눈대중이 틀린 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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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D에서도 트레이가 나오는 부분은 저기 뚫려 있는 구멍 만큼밖에 안됩니다. 이 정도면 X800이 얼마나 넓은 케이스인지 감이 오시겠지요? 이 5.25인치 전면 커버는 따로 떼어낼 순 없으니 사실상 5.25인치 오픈 베이는 ODD 전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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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하단에는 하드디스크 액세스 LED가 있습니다. 이 점은 X400이나 X410과 같네요. X 시리즈의 패밀리 룩이라고도 할 수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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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입니다. 이렇게 보면 X800의 크기를 더욱 알기 쉬울 듯 하네요. 파워는 케이스 위쪽에 장착하고 그 아래 ATX 메인보드가 들어가며 확장 슬롯은 7개가 있습니다. 여기까진 평범한 미들 타워랑 같지만 오른편에 120mm 쿨링팬 3개가 자리잡았지요. 보통 케이스에선 볼 수 없는 장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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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뒷면에 비해 바닥은 크게 볼 건 없습니다. 원형 받침대가 모서리에 하나씩 있는 게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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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판을 열어 봅시다. 측면 창 같은게 없다보니 구조는 단순하네요. 그래도 철판 끝 부분은 매끄럽게 가다듬고 접어두는 걸 빼놓지 않았습니다. X 시리즈 특유의 수준 높은 가공은 여기서도 빠지지 않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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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 두께는 0.8mm입니다. 저것도 접혀있지 않은 가장 얇은 곳을 찾아서 재느라 고생했네요. 그러니 어지간한 부분은 다들 저거 이상의 두께가 나온다는 소리가 되겠습니다. 저 덩치에 0.8mm이다보니 묵직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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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에 달린 케이블부터 볼까요. 뒷면에 메달린 쿨링팬의 전원 케이블을 보면 아시겠지만 전면에 4개, 뒷면에 3개의 쿨링팬이 있습니다. 저마다 4핀과 3핀 연결이 가능하네요. 7개의 팬을 달 수 있는 케이스가 없는 건 아니지만 7개의 쿨링팬이 달려 나오는 케이스는 찾기 힘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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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와 버튼의 케이블과 조립용 나사, 케이블 타이, 스피커입니다. 케이스의 크기에 맞춰 나사도 제법 많이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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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케이스 내부를 봅시다. 메인보드와 파워를 장착하는 쪽은 크게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3개의 120mm 쿨링팬에 눈길이 쏠리긴 하지만요. 앞쪽에는 5.25인치 베이 1개, 9개의 3.5인치 하드디스크 베이가 있습니다. 아래쪽 2개엔 2.5인치 가이드가 기본 장착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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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을 봅시다. 파워가 장착되는 부분에는 구멍이 크게 뚫려 있어 파워 케이블을 넘기기가 편하네요. 또 파워 아래에 있는 작은 구멍을 사용하면 보조전원 케이블을 정리하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메인보드 옆에는 상중하 3개의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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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의 크기에 비해서 선정리 공간이 아주 넓은 건 아닙니다. 옆판이 평평해서 더욱 그렇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허나 케이스에 달린 포트/버튼의 케이블을 모두 겹쳐도 닫는 데 지장은 없습니다. 따라서 파워 케이블이 서로 겹치지만 않도록 넣으면 선정리에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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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전면 패널을 열어 봤습니다. 4개의 120mm 쿨링팬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파워를 제외한 본체의 거의 모든 부품이 쿨링팬에서 나오는 바람을 맞게 되는 셈입니다. 이 정도면 쿨링팬이 부족할 일은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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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링팬이 차지하는 면적에 비해 전면 타공망의 크기가 작다고 생각하실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래도 쿨링팬이 있는 것과 없는 건 분명 다르지요. 전면 타공망에는 먼지 필터가 없지만 청소하기는 그렇게 까다로운 편은 아닙니다. 그냥 밖에서 털어내면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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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부품을 넣으면 이렇습니다. 풀 사이즈 마이크로 ATX 메인보드가 눈에 보이는 공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네요. 위쪽의 1000W 파워는 어지간한 소형 케이스엔 들어가지도 않지만 여기에선 공간이 남아 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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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를 소개할 때면 CPU 쿨러의 높이는 몇 mm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짚고 넘어가는 편이지만 X800에서 그런 설명이 굳이 필요하다고 보이진 않네요. 지금 시장에 나온 쿨러는 아무리 높은 것이라 해도 모두 달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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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카드의 길이에도 역시 여유가 있습니다. 최대 340mm. 전면 쿨링팬을 떼어내고 라디에이터를 장착한다 해도 290mm까지 쓰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하네요. 다만 하드디스크 케이지와 그래픽카드의 보조 전원 케이블이 서로 간섭할 수 있다는 건 염두에 두셔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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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의 5.25인치 베이를 제외하면 모든 베이에 3.5인치 하드디스크를 꽂을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위쪽의 6개엔 3.5인치 하드디스크 장착을 위한 도구가 기본적으로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하드디스크는 위쪽 6개 베이에 꽂는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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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인치 하드디스크는 장착하기가 정말 쉽습니다. 따로 나사를 써서 고정하지 않아도 하드디스크가 든든하게 고정되거든요.플라스틱 레버를 돌려서 지지대를 뺀 후 하드디스크를 끼운 다음 지지대를 옆에 붙이고 레버를 돌리면 됩니다. 참 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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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인치가 잘 나와서일까요. 2.5인치의 고정은 약간 아쉽습니다. 2.5인치 드라이브를 전용 플라스틱 가이드에 꽂아 장착하는 구조인데요. 방식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허나 나사를 한쪽에 2개씩 총 4개를 풀어내야 한다는 게 단점이지요. 나사를 풀어야 하는 게 왜 단점이냐 하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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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반대편은 구멍이 크게 뚫려있지 않아서 메인보드 선정리를 위한 구멍으로 드라이버를 넣어서 나사를 풀어야 하거든요. 나사를 풀 때는 조금 불편한 것으로 끝나지만 이걸 다시 체결할 때는 제법 성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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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양 옆에 나사 2개씩 모두 4개를 고정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레버만 돌리면 하드디스크가 고정되는 편리한 3.5인치 베이에 비해 2.5인치 베이의 장착은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서 2.5인치 베이를 쓰기보다는 그냥 5.25인치 베이에 간단하게 고정해 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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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2.5인치 베이 아래 공간에 장착하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2.5인치 SSD가 크게 무거운 부품도 아니니까요. 나중에 새로운 버전이 나온다면 2.5인치 트레이의 디자인만 다른 식으로 바꾸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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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입니다. 저 상태에서 CPU 보조전원과 메인보드 24핀 전원 케이블이 겹쳐진 것만 옆으로 치워주면 옆판을 닫을 수 있습니다. 동봉된 케이블 타이로 고정을 해 준다면 더욱 깔끔하게 정리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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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알시스템 X800은 X 시리즈의 깔끔한 디자인과 0.8mm의 두꺼운 철판, 잘 마무리한 만듬새를 모두 갖춘 케이스입니다. X 시리즈 중에서 가장 크기가 큰 것은 물론, 미들타워 케이스로 분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느 풀타워 케이스에서도 볼 수 없는 방대한 너비로 부품을 가리지 않고 달 수 있는 풍부한 확장성과 함께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물건입니다.

 

특히 전면 후면 통틀어서 총 7개의 120mm 쿨링팬을 기본 장착한 점은 다른 제품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징이기도 합니다. 7개를 달 수 있는 케이스가 아니라 7개의 쿨링팬이 기본 장착된 케이스. 그것도 전부 120mm 쿨링팬으로 말입니다. 이런 점들을 모두 감안하면 모델명과 함께 붙은 슈퍼 베이스란 별칭이 자화자찬은 아니라 생각이 드네요.

 

먼지 필터의 부재와 쿨링팬의 면적에 비해 작은 통풍구, 편리한 3.5인치 베이와 대조되는 불편한 2.5인치 베이를 X800의 아쉬운 점으로 꼽으실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제품에서 보기 힘든 X800만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7개에 달하는 120mm 쿨링팬을 8만원이 채 안 되는 가격으로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인 제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개봉해서 조립하고 사진 찍느라 사용감이 남았지만, 이 글에 리플을 다신 분들 중 한분께 리뷰 작성에 사용한 쓰리알시스템 X800을 드립니다. [쓰리알시스템 X800 주세요]라고 리플을 달아 주시면 제가 리플을 읽어보고 뽑도록 하겠습니다. 기간은 11월 17일까지 받겠습니다. 발표 후 3일 안에 배송 정보를 보내 주시고 수령 후 5일 안에 케이스 받았다고 간단하게 사진 찍어서 인증샷만 올려 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