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하기 전에

 

컴퓨터의 무게가 몇 톤 단위이고, 성능이 지금의 계산기 수준에 불과했을 때에는, 모니터가 없어서 계산 결과를 프린터로 일일이 찍어 봐야만 했던 시절이 있었다고들 합니다. 저도 그 시절을 직접 겪어본건 아니지만. 그러나 지금 그렇게 컴퓨터를 사용한다는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모니터는 컴퓨터 사용에 있어서 필수이며, 그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니터만큼 그 중요성에 비해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물건도 없습니다. 컴퓨터 견적을 새로 짤때, 우선 CPU를 정하고 거기에 맞춰 메인보드를 정하고, 그 다음에 그래픽카드를 정하고, 요새 인기가 높아지는 SSD를 달까 고민하다가. 본체 구성 부품을 다 정하고 난 다음에야 남는 돈으로 모니터를 골라야 하는데 이미 예산이 오버되버리는 경우가 항상 남의 이야기일까요?

 

고성능의 CPU나 그래픽카드는 투자한 만큼의 성능을 내주지만, 항상 그 최대 성능을 발휘하는건 아닙니다. 웹서핑 같은 간단하지만 자주 하는 작업을 예로 들어봅시다. 멀티 스레드를 지원하는 웹 브라우저가 생기고, 브라우저에서 GPU 가속을 지원하게 됐다고 하지만, 그런 기능은 메인스트림 가격대의 제품 정도만 되도 다 지원하는 것이며 하이엔드라고 해서 크게 달라지진 않습니다.

 

하지만 모니터는 어떨까요? 모니터는 우리가 항상 봐야 하는 물건입니다. 바이오스 포스팅 화면부터 시작해서 시스템 종료 화면까지 우리의 눈은 항상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고, 최신 게임이 매끄럽게 실행되도, 고화질 블루레이립이 버벅거리면서 돌아가도, 쾌적함과 답답함 모두 모니터를 통해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투자를 했을때 체감이 제일 클 수밖에 없는 부품입니다.

 

이 모든 것을 잘 설명하는 농담이 있지요. "모니터를 행주로 닦았더니 인터넷이 빨라졌다" 이 농담은 상당히 많은 것-모니터의 중요성부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모니터의 현실, 그리고 정보 전달에 있어서 시각의 절대적인 위치까지-을 아주 잘 설명하고 있지요. 그럼 이토록 중요한 모니터는 도대체 어떻게 골라야 할까요?

 

모니터의 스펙은 컴퓨터의 부품들 중에서 제일 복잡합니다. 모니터는 화면 크기, 해상도, 패널 종류, 응답 속도, 화면 비율, 명암비, 색재현율, 광원 종류, 소비 전력, 시야각, 픽셀 피치, 글레어, 무결점, 입력 포트, 각종 부가 기능, 디자인, 제조사, 제일 중요하면서 민감한 가격까지. 정말 많은 스펙을 보고 고민해야 합니다. 한번 살려면 고르기 쉽지 않고 일단 사고 나면 바꾸기도 쉽지 않은 물건이 모니터입니다.

 

일부 스펙들은 패널에 따라서 정해진 것도 있고(예를 들자면 IPS가 시야각이 넓은 편이고 LED 백라이트가 소비 전력이 더 낮다던가 등등), 최근에는 그 의미가 많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응답속도는 LCD 초창기에나 많이 따졌지요?) 그렇다 하더라도 모니터를 고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모니터는 제조사도 많고, 그 스펙이나 부가 기능에 따라서 상당히 다양한 제품들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그토록 수많은 모니터들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고를려면, 지출 가능한 예산의 범위를 일단 확정해야 하고, 그 다음에 자신의 용도와 필요한 스펙-성능을 확실히 해야만 할 것입니다. 물론 이건 모니터나 컴퓨터 부품 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물건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만.

 

 

2. 박스와 구성품

 

서론이 길었습니다.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 Achieva Shimian QH270-IPSMDP  모니터의 사용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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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만 봐도 이 제품의 스펙을 전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560x1440 해상도: 가로 사이즈 2560의 초고해상도 지원은 이 모니터를 구입하는 첫번째 이유가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가로 해상도 1024짜리 인터넷 창을 가로로 2개 띄워도 공간이 남는 크기입니다.

 

10비트 10억 7천만 컬러: 10비트 컬러는 10억 7천만 컬러를 표시할 수 있어, 기존의 8비트가 1천 6백만 컬러를 표시하는 것과 비교하면 단위 자체가 달라집니다. 그러나 10비트 컬러를 모니터에서 표시하기 위해서는 10비트 컬러 출력 그래픽카드가 필요한데, 이는 쿼드로나 파이어프로 같은 전문 카드에서만 지원하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용자들은 아쉽게도 사용하기 어려운 기능입니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군요.

 

IPS 광시야각 글레어 패널: TN과 비교하여 가격만 빼고 다른 여러 부분에서 우수한 IPS 패널입니다. 글레어 패널이라는 점에서는 호불호가 갈릴텐데, 저도 글레어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지만 이 모니터를 써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자세한건 아래에서.

 

5W x 5W 스테레오 스피커: 스피커의 크기나 위치 같은 요소 때문에 소리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다만 베사 마운트로 벽에 걸어 사용할때 내장 스피커가 있다는 점은 다양한 활용의 폭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

 

PBP 기능: 모니터 화면을 2개로 나눠, 2개의 별도 소스에서 화면을 입력받는 상당히 유용한 기능입니다. 하지만 표시되는 해상도가 줄어드는데 표시하는 화면 크기는 그대로 유지되는지라 화면이 옆으로 찌그러져 보이는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친환경: 오른쪽에 공간도 남는데 그냥 친환경 모니터라고만 써놓은 점은 좀 아쉬운데,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여 소비 전력이 낮기 때문에 친환경 모니터라고 쓴 것으로 보입니다. 포장을 뜯으면서 생각한거지만 불필요한 포장을 줄인 것도 친환경이라 할 수 있겠네요.

 

다양한 입출력 단자: 현존하는 거의 모든 디스플레이 관련 포트를 제공합니다. 이 모니터를 단순히 DVI 포트를 써서 컴퓨터에만 물려놓는 것이 매우 아까울 정도로 말입니다. 이걸 제대로 활용하려면 게임 콘솔을 구입해야 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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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 겔럭시 S와 담배를 같이 놓고 찍어 봤습니다. 저는 흡연자가 아니지만 마침 옆에 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어서, 크기 비교에 제일 객관적이고 쉽게 이해된다는 담배를 쓸 수 있었네요.

 

이 사진만으로 판단하실 여러분들의 소감이 모르겠지만, 제 소감은 '작다' 였습니다. 지하철 9호선도 없었던 시절에, 30인치 모니터를 강변 테크노마트에서 사서 지하철을 타고 서울을 동서로 횡단하여 집으로 들고오면서 느꼈덤 부담스러운 크기와 무게는 아직도 생생한데, 이 모니터는 30인치보다 높이만 좀 줄어든 27인치이거늘 박스는 엄청나게 작아졌군요.

 

하지만 저만 작다고 느낀 것도 아닙니다. 이 택배를 저 대신 어머니께서 받으셨는데 '엄청나게 크고 무거운 박스가 하나 오지 않았느냐'는 저의 질문에, '그렇게 호들갑 떨 정도로 크고 무거운 것도 아닌데 얘는 왜 이렇게 뻥이 심한가' 이런 반응을 보이셨거든요. 이것은 제가 샀던 30인치 모니터가 꽤 예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심미안 QH270-IPSMDP이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면서 두께와 무게를 줄인 것이 더 큰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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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를 열어봅시다. 제일 중요한 모니터 본체는 상처가 나지 않도록 잘 포장되어 있고, 스티로폼으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습니다. 박스를 흔들었을때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나긴 하는데, 그건 스탠드 받침대가 움직이는 것이지 모니터 본체가 움직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안심하셔도 됩니다.

 

박스의 크기가 작아진 것은 LED 백라이트 외에도 스탠드를 일부 조립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무게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대형 모니터에서 조립식 스탠드를 사용한다는 것은 역시 LED 백라이트의 사용으로 무게가 줄어들면서 가능해진 것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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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구질구질한데, 그걸 깨닫고 사진을 다시 찍을려고 했을 때는 이미 저 포장들을 다 찢어버리고 스탠드는 조립해서 다시 찍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버렸습니다. 5D의 구린 스크린을 원망하면서, 실제로는 저보다 훨씬 낫다는 말부터 해야 되겠군요.

 

사진 오른쪽에 있는 것이 바로 고정 스탠드입니다. 십자 나사 2개로 본체와 고정되기 때문에 모니터를 조립하기 위해서는 십자 드라이버가 꼭 필요합니다. 플라스틱 사출 때문에 스탠드의 플라스틱 구멍에 플라스틱 조각이 그대로 붙어 있을 수 있는데, 그냥 드라이버로 몇번 쳐주면 빠집니다.

 

사용 설명서는 QH270-IPSMDP 전용 설명서입니다. 아치바 코리아의 심미안 QH270 시리즈는 총 6종류가 있고, 이들 모니터는 27인치 IPS LED 모니터라는 큰 틀에서 스펙이 같으며 일부 부가 기능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회사들은 6종류 제품이 모두 포함된 설명서를 한권 만들고, 무슨 모델은 몇쪽을 보시오라고 쓰거나, 스펙 설명에서 무슨 모델은 제외. 이런 식으로 썼겠지만, 심미안 QH270 시리즈는 각 모델별로 전부 별도의 설명서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야 당연히 편한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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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들입니다. 아까 사진에서 설명서와 스탠드만 빠지고 포장을 전부 벗긴 것들입니다. 스탠드는 이미 조립해버렸고, 사용 설명서는 뭐 굳이 볼 일 있나 하면서 구석에 방치해뒀는데 나중에 설명서를 봐야 할 일이 한번 생기게 됐습니다.

 

중간에는 내장 스피커를 위한 스테레오 케이블이 있고, 어댑터 아래에 있는 LP 브라켓처럼 생긴 것은 DP 케이블 탈착용 레버 스틱입니다. 디스플레이포트를 보다 쉽게 탈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입니다.

 

제일 왼쪽에는 듀얼링크 DVI 케이블이 있습니다. 2560x1440의 고해상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듀얼링크 케이블이 필요합니다. 일반 싱글링크 케이블에서는 가로 크기 1920까지밖에 표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모니터의 필수 아이템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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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entechtaiwan.com/images/dvicon.gif

 

듀얼링크과 싱글링크의 차이점입니다. 듀얼링크가 더 많은 핀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용한 포트는 정확히 말하자면 DVI-D 듀얼링크로, 디지털 신호만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모니터야 DVI로 연결하면 디지털 신호만 주고 받으면 되니까 DVI-D 듀얼링크면 충분하지요.

 

DVI-D 듀얼링크 케이블은 기존에 30인치 모니터에 연결하여 줄곧 사용하던 것이지만, 심미안 QH270-IPSMDP에 번들된 듀얼링크 케이블의 굵기가 똑같은 듀얼링크인데도 더 두꺼웠습니다. 지금까지 사용중이던 DVI 케이블도 4년동안 문제는 없었지만, 심미안 QH270-IPSMDP의 번들 케이블이 더 고급스러운 인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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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V 5A를 제공하는 전원 어댑터입니다. 크기도 그리 크지 않은 편입니다. 어댑터나 파워 서플라이는 크고 묵직할수록 좋은 것이지만, 불필요한 고스펙의 어댑터를 사용하는 것도 낭비입니다. 이 어댑터가 번들되었다는 것은 심미안 QH270-IPSMDP에 이 정도의 어댑터만으로 충분하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이건 나중에 소비 전력 테스트 부분에서 다시 보도록 하겠습니다.

 

 

3. 외관

 

오늘의 주인공,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 모니터입니다. 주인공이 너무 늦게 등장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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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디자인은 깔끔하고 단순합니다. 아래쪽 가운데에 로고가 들어가 있는걸 제외하면 크게 눈에 보이는 요소는 없어 보이지만, 사실 이건 모니터를 완벽하게 정면에서 본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실제로는 몇가지 디자인 요소가 더 숨어 있습니다.

 

글레어 패널에 글로시 베젤은 최근 많이 쓰이는 디자인 요소 중에 하나입니다. 적절하게 사용하면 고급스러워 보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소한 제품 사진을 찍을 때에는 반갑지 않은 요소입니다. 반사를 죽이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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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쪽을 봅시다. 모니터를 둘러싸고 있는 하얀 테두리를 이제 제대로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베젤을 검은색만으로만 구성한다면 매우 밋밋해졌을텐데, 저 하얀색 라인을 넣어 디자인에 포인트를 준 것이지요.

 

모니터 오른쪽 아래에는 작은 점이 있고, 그 옆에 네모난 박스가 있습니다. 작은 점은 여러분들이 짐작하시는대로 전원 LED입니다. 처음 전원을 연결하면 보라색으로 깜빡거리고, 대기 상태에서는 빨간색, 전원을 켜면 파란색으로 바뀌어 모니터의 전원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원 LED 오른쪽의 네모난 박스는 전원 버튼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전원 버튼이 아닙니다. 그냥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는 모니터 전원 어댑터를 꽂고 나서, 저걸 아무리 눌러도 안 눌러지고, 터치 센서인가 해서 몇번을 눌러봐도 끝내 알지 못하다가, a/s 센터의 위치를 머리 속으로 고민하다가. 크게 기대하지 않고 펼친 사용설명서에서 전원 버튼이 다른 곳에 있다는걸 보고 나서야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설명서를 보고 알아낸 것은, 전원 버튼은 모니터 뒤쪽에 다른 버튼들과 같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 네모 박스는 HDTV 기능을 내장한 제품에서 리모콘 수신부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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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측면 사진입니다. 가운데쯤에 버튼들이 나와있는걸 보실 수 있으시지요? 버튼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모니터 측면의 하얀 테두리는 앞쪽에 치우쳐 있는데, 이것 덕분에 모니터의 베젤 크기가 약간 작아 보이는 느낌입니다.

 

제가 원래 사용했던 다른 대형 모니터들은 테두리가 네모 반듯하게 처리되어 있었지만,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은 곡선으로 둥글게 되어 있고, 뒷면도 평평한 것이 아니라 바깥쪽은 상대적으로 두께가 얇습니다. 아이폰과 디자인이 비슷한 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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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 부분입니다. 앞/뒤 30도까지 틸트가 되기 때문에 눈 높이와 모니터를 맞추는데 유용합니다. 처음에는 틸트가 안 되는 줄 알았는데, 패널 크기가 있다보니 안정적인 고정을 위해 일부러 조금 빡빡하게 만들어 둔듯 합니다.

 

회전이나 피봇 기능은 지원하지 않지만, 회전이야 그냥 모니터를 들어서 살짝 돌리면 되니 크게 아쉽진 않은 기능이며, 더군다나 이런 대형 모니터는 정면을 바라보고 쓰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대형 모니터에서 틸트를 지원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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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입니다. 좌/우에 둥그런 스피커가 배치되어 있고, 중간에는 스펙, 입력 포트, 스탠드가 있습니다. 사진 왼쪽(앞에서 보면 모니터의 오른쪽) 끝부분에는 각종 버튼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봤던 대형 모니터들은 금속 재질의 케이스를 사용했는데, 이것은 패널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백라이트에서 나오는 열을 식히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은 플라스틱 재질입니다. LED 백라이트 때문에 발열이 줄어들어서 금속 재질을 사용할 필요가 없을테고, 그렇다면 굳이 무겁고 비싼 금속 재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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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제품의 뒷면에 다들 있을법한 스티커가 중간에 있고, 그 네 귀퉁이에는 4개의 나사를 장착할 수 있도록 홀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베사 마운트로, 전용 스탠드를 사용하면 모니터를 벽에 붙여 사용하거나, 미니 ITX 케이스를 모니터 뒤쪽에 장착하여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건 2011년 3월 생산품이니 공장에서 나온지 얼마 안된 따끈따끈한 신제품이라 할 수 있겠군요. 전자기기가 무슨 김치도 아니고, 창고에서 오래 묵힌것 보다는 공장에서 막 나온게 왠지 느낌이 더 좋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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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포트입니다. 정말 다양한 단자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하나하나씩 보실까요.

 

제일 왼쪽에는 USB 포트처럼 생긴 SVC 단자가 있는데 USB 포트가 맞습니다. 그러나 이 모니터가 USB 디바이스로 작동하거나 USB 허브 기능을 제공하는건 아니고, 모니터의 펌웨어를 업데이트할 때 펌웨어를 저장한 USB 플래시 드라이브를 이 포트에 연결하기 위한 용도입니다. 그 말을 바꿔 말하면, 이 모니터는 펌웨어 업데이트도 지원한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그 다음은 S/PDIF, HP, PC Audio-IN, Audio-IN 입니다. 전부 음성 입력 단자로서 내장 스피커를 사용할 때 연결합니다. 아, HP라고 써진건 유일한 출력 단자가 되겠네요. 헤드폰이나 외장 스피커를 이쪽 포트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그 옆에는 컴포넌트, HDMI-2, HDMI-1, VGA, DVI(듀얼링크), 디스플레이포트 단자가 있습니다. 영상 신호는 모두 이쪽을 통해 받게 됩니다.

 

보시다시피 상당히 화려한 포트 제공을 뽐내고 있습니다.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이 단순한 컴퓨터용 모니터가 아니라, 멀티미디어 시장 전반을 노리고 출시된 제품이라는걸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어차피 모니터를 컴퓨터하고만 연결할거라 저렇게 많은 포트는 있어도 쓸 일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가격은 훨씬 저렴하고 중요 스펙은 다 똑같은 아치바 심미안 QH270-IPSBS 같은걸 고르시면 됩니다.

 

DC 24V/5A는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는 포트입니다. 24V/5A라고 써둔건 행여나 어댑터를 분실했을때 이 스펙대로 보고 사면 된다는 배려라고 보면 될까요?

 

그래도 이건 HDTV 지원 모델이 아니라서 TV 안테나 케이블을 연결하는 포트는 없어서 이 정도입니다. HDTV를 지원하는 아치바 심미안 QH270-IPST의 경우 안테나 포트까지 제일 왼쪽에 추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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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들입니다. 이렇게 뒷면 오른쪽 끝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스위치를 조작하려면 설명서를 보고 스위치의 순서를 알아 둬야만 합니다. 버튼은 뒤쪽에 있어도 눈은 화면을 보면서 조작해야만 하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게 귀찮아서 그냥 손으로 더듬거려서(...) 조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버튼들을 그리 자주 사용할 일은 없기 때문에 평소 사용할 때에는 그렇게까지 불편한 것은 아닙니다. 또한 전원 스위치는 제일 위쪽에 다른 형태로 되어 있고, 한번 누른 다음에는 딱히 누를 일도 없지요. 디자인 때문에 스위치를 뒤쪽에 둔건 이해가 되지만, 기왕 고급 재질로 스위치를 만들었다면 스위치에 양각이나 음각으로 스위치의 용도를 알 수 있도록 표시를 해주었으면 어떨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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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쪽에서 본 모니터입니다. 원래 이 사진은 다른 용도로 찍은건데, 제가 말하려는걸 제일 잘 보여주는게 이 사진이라서 이걸 쓰게 됐습니다.

 

사진 제일 왼쪽 아래를 보시면 스탠드의 밑부분이 보이실 겁니다. 회색 철판이 있고 2개의 나사가 있습니다. 모니터를 눞혀두고, 플라스틱 스탠드를 대고, 저 철판을 대고, 나사를 2개 돌려주면 스탠드 조립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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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입니다. 앞서 설명한대로 음질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유닛의 크기도 작은데다가 화면 반대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에서는 소리가 벽에 반사되어 반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따라서 대다수의 경우에는 별도의 스피커를 사용하는 것이 음질 면에서는 더 낫습니다.

 

그러나 모니터의 디자인 때문에 스피커를 장착할 수 있는 위치나 스피커의 크기가 상당히 제한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모니터 뒤쪽에 스피커를 장착한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이는군요. 또한 심미안 QH270-IPSMDP이 베사 마운트를 사용하여 벽에 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런 특수 용도에서 내장 스피커는 활용의 폭을 크게 높여줄 것입니다.

 

스피커 왼쪽 아래에는 켄싱턴 락이 있습니다. 이 큰걸 들고 도망가는것도 쉽진 않겠지만(...), 켄싱턴 락은 이제 전자 제품들의 표준이 된것 같군요.

 

스피커 왼쪽에는 눈에 띄는 노란색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이 제품은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의한 대기전력저감기준에 미달합니다"라고 써져 있는데, 뭔가 대단히 안좋은 내용 같지요? 이 스티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4. OSD

 

외관은 다 보셨으니 OSD를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기존에 사용중이던 30인치 모니터는 OSD가 없고 그냥 백라이트 밝기 정도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고작입니다. 하지만 심미안 QH270-IPSMDP은 동급의 해상도를 제공하면서도 OSD를 지원하여 다양한 설정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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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소스 버튼을 누르면 입력 포트를 바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입력 소스의 선택을 별도의 버튼으로 분리한 이유는, 심미안 QH270-IPSMDP이 지원하는 입력 포트의 종류가 많고,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기기를 동시에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택 버튼이 뒤쪽에 있어서 누르기 쉽지 않다는 점은 여전히 아쉽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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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버튼을 누르면 바로 음량 조절이 나옵니다.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으니 음량 조절은 당연한 기능이겠지요. 단순히 컴퓨터의 모니터라는 쪽으로만 생각한다면 윈도우에서 마우스 클릭으로 조절하면 될 것을 뭐하러 귀찮게 이런걸 쓰나...라고 생각될 수 있겠지만. 컴퓨터 이외의 장비를 모니터에 연결했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그리고 심미안 QH270-IPSMDP는 그런 용도의 모니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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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D 첫번째 메뉴인 픽처입니다. 여기서는 화면 모드를 표준/사용자/차가운/따뜻한의 네가지 프리셋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각 모드에 따라 모니터의 색온도가 달라지게 되고, 사용자 모드에서는 적/녹/청의 비율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색온도 7000K인 표준이 제일 무난하다 싶어서 그대로 계속 사용중입니다.

 

그 외에도 밝기, 명암조정, 선명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명암조정이나 선명도는 기본값을 그대로 사용중이지만 밝기는 기본값이 좀 밝다고 느껴져서 ECO 모드를 사용하여 밝기를 조절하여 사용중입니다. 이것만 그런게 아니고 지금까지 모든 모니터의 밝기를 50~80% 수준으로 낮춰서 사용했기 때문에 저 개인적인 소감이라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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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시스템입니다. 음량 조절을 여기서도 할 수 있습니다. 음성모드는 오디오 음성 효과의 사용 유무를 결정하는 것이고, 그 아래에는 동시화면이라는 것이 있군요.

 

동시화면은 POP 기능을 설정합니다. 심미안 QH270-IPSMDP은 모니터 화면을 좌우 2개로 나눠, 2개의 별도의 소스에서 화면을 입력받을 수 있는데, 바로 그 기능의 사용 여부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이 옵션을 POP FULL로 설정하면 DVI나 d-sub 입력을 주화면으로, 컴포넌트나 HDMI를 부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건 아래에서 다시 설명하지요.

 

그 아래에는 부화면 소스를 입력받는 포트를 설정하고, 주음성/부음성을 선택할 수 있는 음성 설정 옵션이 있습니다. 제일 아래쪽에서는 현재 해상도를 알려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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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옵션인 MISC입니다. 말 그대로 기타 옵션들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언어 옵션은 한국어/영어로 설정 가능하고, 화면 크기는 말 그대로 화면의 크기를 설정하는 것인데 화면분할 동시화면 기능을 사용했을 때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취침 예약은 모니터의 전원 타이머를 선택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영화보다 자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능이겠네요.

 

그 아래에는 OSD의 위치와 투명도, 표시 시간을 설정하는 OSD 관련 옵션이 4개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OSD를 쓸 일이 거의 없긴 하지만, OSD를 자주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OSD의 위치를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고, 특히 OSD의 투명도와 유지 시간은 OSD를 자주 사용할때 상당히 유용한 옵션이 될 것입니다.

 

OSD 메뉴 밑에는 동적 명암비가 있습니다. 화면의 프레임에 따라 명암비를 바꿔주는 기능인데, 움직임이 빠른 영상을 볼때는 나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겠지만, 화면의 밝기가 자동으로 변하기 때문에 저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아주 중요한 ECO 모드가 있습니다. 이름만 보면 그냥 절전 기능을 제공해 주는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절전보다도 더 중요한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걸로 모니터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OSD의 첫번째 메뉴에서 밝기 조절 기능을 제공하지만, 그걸 사용하여 모니터의 밝기를 조절하면 색상이 미묘하게 바뀌게 됩니다.

 

하지만 ECO 모드는 패널의 밝기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백라이트의 밝기를 조절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장에서 설정된 색상 값 그대로 사용하면서 밝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한 ECO 모드에서 밝기를 줄이면 소비 전력까지 낮아지게 되지요. 저는 지금 밝기나 명암조정은 기본값 50으로 그대로 사용하지만, ECO 모드는 제일 낮은 ECO 0으로 놓고 사용중입니다. 30인치 모니터도 백라이트 밝기를 제일 낮춰서 사용중이기도 하구요.

 

이렇게 일부 설정을 조절하긴 했지만, 물론 테스트는 전부 기본값으로만 진행하였습니다. 이때 유용한 것이 제일 아래쪽에 있는 초기화 메뉴지요. 설정하다가 화면이 이상해졌다고 해도 간단하게 원래대로 돌릴 수 있습니다.

 

 

OSD는 오른쪽에 2개의 메뉴가 더 있는데, 4번째 메뉴인 PC 메뉴는 d-sub 케이블을 연결했을때만 활성화되며, 주파수, 위상, 위치 조정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니터에 d-sub 케이블을 연결하는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그냥 지나갔습니다. 어차피 DVI 케이블로 연결하면 자동으로 조정되는 항목들이니까요. 5번째 메뉴는 HDTV 기능이 내장된 모델에서 TV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5. 화면 크기/해상도/색감 27인치 vs 23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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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30인치를 메인으로 쓰고 23인치를 서브로 쓰고 있었습니다.

 

30인치는 마이크로보드의 A4 패널을 사용한 제품으로 27인치보다 가로 해상도가 똑같지만 비율이 16:10이기 때문에 세로 해상도가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보다 160픽셀 더 큽니다.

 

23인치는 유플러스의 1920x1200 해상도 제품으로, 가로 해상도 1920의 모니터는 지금 많이 사용되는 해상도의 하나입니다. 이것도 16:9가 많이 나오면서 지금은 1920x1080이 많이 사용되긴 하지만요.

 

먼저 23인치와의 비교입니다. 모든 설정은 기본값에서 비교하였습니다. 모니터 화면의 노출을 맞추려 하다보니 주위 배경은 노출이 언더가 났는데, 화면을 보려고 한 것이니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플래시를 터트릴 수도 없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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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와 패널에 따라 워낙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이렇게 모니터 2대만 놓고 비교하는게 큰 의미는 없겠지만, 아래 사진에서 계속 언급될 부분이기 때문에 색감부터 시작해야 되겠습니다. 노출과 화이트벨런스는 중간의 그레이카드에 맞춰서 촬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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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인치는 붉은색이 강하게 보입니다.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의 색 표현은 꽤 정확한 편으로 보이는군요. 16:9에서 3:2 비율의 사진을 전체화면으로 표시하니 양쪽에 여백이 좀 남는게 아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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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도 비교를 위해 인터넷 창을 띄워봤습니다. 1920 해상도에서는 1024 해상도에 맞춰진 기글하드웨어 2개를 제대로 띄우지 못합니다. 하지만 2560 해상도에서는 2개를 겹치지 않게 띄우고 나서도 공간이 꽤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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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서핑이 아니라 다른 작업과 조합하면 이렇습니다. 23인치에 작업 표시줄을 세워두긴 했는데, 인터넷 창을 작업표시줄에 붙인게 아니라 창 끝부분에 붙였기 때문에 크기를 표시하는데는 상관이 없으리라 봅니다.

 

1920도 해상도가 작은건 아니지만 웹사이트드들이 기본 1024부터 시작하여 1280 해상도로 제작된 곳도 많다는 것을 가정하면, 1920에서 웹서핑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동영상을 보려면 크기가 너무 작아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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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에서 세로 방향으로 셀을 칠해봤습니다. 2560의 해상도는 모니터에 표시하는 정보의 양이 절대적으로 차이가 납니다. ...물론 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는건 아니겠지만, 더 많은 가능성을 제공해 주는건 사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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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도 차이를 더 알아보기 위해서 사진을 리사이즈하지 않고 전체화면으로 표시해 봤습니다. 두 모니터가 화면에 다 나오게 사진을 찍으면서 글자 위주의 컨텐츠를 표시하자니 글자가 너무 작아져서 눈에 잘 보이질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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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사진이지만 표시되는 내용이 달라지게 만드는 해상도의 차이입니다. 해상도가 얼마나 더 커졌는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요? 1920으로도 충분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2560이 너무 넓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1920에서 단 한번이라도 더 많은 공간에 아쉬워했던 사람이라면 250이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6. 화면 크기/해상도/색감 27인치 vs 30인치

 

그럼 이번에는 30인치와 비교해 보지요. 16:9의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는 2560x1440의 해상도를 표시하지만, 기존에 사용중인 마이크로보드의 30인치는 16:10 비율로 2560x1600의 해상도를 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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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가로로 표시되는 해상도는 같으며, 모니터 자체의 가로 크기도 거의 똑같습니다. 다만 위/아래 크기에서 차이가 날 뿐입니다. 기글 하드웨어의 메인 페이지를 예로 들어보면 30인치에서는 사진게시판까지 보이지만 27인치에서는 거기까지 보이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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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크기는 같으니까 세로로 셀의 색상을 다르게 표시해봤습니다만. 표시되는 칸의 수는 9칸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 사진으로 구분하긴 쉽지 않겠지요. 모니터 화면의 아래쪽 높이가 비슷하니까 그냥 높이 비교나 가능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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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23인치와의 비교에서 사용했던 사진인데, 이번에는 맞춰놓은 위치를 좀 다르게 해봤습니다. 30인치가 아래쪽에 표시되는 사진 영역이 더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23인치와 27인치의 비교에서처럼 큰 차이가 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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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도 비교 한장 더 갑니다. 사진 위쪽은 똑같이 거울로 맞춰놨는데 30인치에서는 횡단보도의 하얀 줄이 하나 더 보이는 정도의 차이입니다. 가로 넓이는 둘 다 똑같지요.

 

해상도에서는 27인치가 30인치를 이길 수 없습니다. 그 차이가 세로 해상도의 일부니까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되지만, 30인치가 더 큰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세로 160픽셀의 해상도 때문에 지금 30인치를 선택하기에는 가격 차이가 너무 많이 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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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 비교용입니다. 아까 23인치만큼은 아닌데 30인치도 색이 좀 붉은 편입니다. 그에 비해서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은 살짝 녹색을 띄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어느 색이 더 좋은지는 표시하는 내용과 개인 취향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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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도 붉은색이 더 진하게 나온 쪽이 맛있어보인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하얀 종이의 색이 더 정확하게 나온 쪽이 보기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7. 픽셀 비교

 

사람의 눈으로 픽셀 하나하나를 본다는건 말도 안되기 때문에 이 부분은 그냥 재미로만 봐주세요. 1:1 배율의 매크로 렌즈를 사용하여 등배 촬영을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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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이미지는 이걸 사용했는데, 왼쪽 눈썹 위의 머리카락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설명해도 어떻게 저 그림에서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믿지 못하실 분들이 많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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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플러스 23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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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보드 30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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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

 

이 사진에서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픽셀 피치보다도 다른 IPS 패널 모니터와 상당히 다른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의 발색입니다. LED 백라이트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8. 시야각

 

기존에 사용중이던 모니터들이 전부 IPS 패널인데다가, 모니터를 누워서 본다던가 하는 일은 없어서 딱히 시야각에 불편이 있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사실 IPS는 시야각보다도 TN처럼 보는 위치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현상이 없다는게 더 마음에 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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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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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에서.

 

모니터를 정면이 아니라 옆에서 볼 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IPS 패널답게 시야각은 충분합니다.

 

 

9. 글레어 패널

 

저는 글레어 패널이나 강화유리를 싫어했었습니다. 컴퓨터에서 출력해주는 내용을 보기 위해 모니터를 보는 것인데, 글레어 패널이나 강화 유리에서는 원래 보려고 의도하지 않았던 것들이 거울처럼 비춰보이는 데다가,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 비춰지는 것이 모니터를 보고 있는 저 자신(...)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싫어했었다'라고 과거형을 쓰는 이유는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번 직접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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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레어 패널의 반사가 얼마나 심한지를 알기 위해 찍은 사진입니다. 정면이 아니라 살짝 옆에서 찍은 이유는 정면에서 찍었을때 제가 그대로 비치기 때문에(...) 피했습니다. 기본 설정값의 화면에서 그림판을 하나 열어 검은색으로 칠해버린 화면으로, 어두운 색이 반사가 더 잘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검은색을 고른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둡지 않은 색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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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입니다. 여기서도 정도는 다르지만-저는 검은색보다 이쪽이 눈에 더 잘 띈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서도 분명 패널 반사는 존재합니다. 이쯤 되면 글레어 패널은 역시 반사가 있으니까 불편해서 못 쓰겠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이런 가정에는 한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모니터에 저런게 특정 색만 표시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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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바탕화면에 평범한 인터넷 창을 2개 열었습니다. 여기서 글레어 패널의 반사를 보실 수 있으신가요?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에서 사용한 글레어 패널의 화면 반사는 단일 색상이나 비슷한 색으로 모니터가 채워져 있을때, 혹은 모니터의 밝기가 어두울 때에나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지 일반 사용 환경에서는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닙니다.

 

그 외에 글레어 패널은 화면을 닦을때 상처가 쉽게 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썼던 노트북들이 전부 글레어 패널인데 패널에 상처내본 적은 없지만 그건 개인적인 이야기고 -_-a 글레어가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논 글레어에 비교하여 화면이 보다 선명하게 보이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표시한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글레어 패널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10. POP 기능

 

박스에는 PBP라 써져있고 OSD에는 POP라고 써져 있는데 Picture out picture와 Picture By Picture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에서는 화면을 좌우로 똑같은 크기의 2개로 분할하여 각각 다른 소스에서 받은 신호를 표시해 주는 기능을 가리킵니다.

 

OSD 부분을 설명했을때 보셨겠지만 DVI나 d-sub 입력을 주화면으로, 컴포넌트나 HDMI를 부화면으로 설정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27인치 모니터의 큰 크기를 활용하여 한번에 2개의 신호를 받을 수 있으니, 여러 소스를 한꺼번에 운용하는 경우에는 상당히 유용한 기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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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기능을 켜면 이렇게 됩니다. 지금은 DVI 포트 1개만 연결했기 때문에 왼쪽의 주화면만 표시되며 오른쪽의 부화면은 표시되지 않습니다. HDMI나 컴포넌트를 연결했다면 오른쪽에 부화면이 표시되겠지요.

 

POP 기능은 상당히 유용한 기능이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POP 기능을 쓰면서 실제 표시되는 화면 해상도와 비율이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인식되는 해상도와 비율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보시는 것처럼 화면이 옆으로 찌그러져 보인다는 것입니다.

 

보기에는 안좋지만 저 상태에서도 컨텐츠를 보는데 별 지장은 없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잘 활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 보입니다.

 

 

11. 소비 전력

 

해상도 다음으로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 모니터의 제일 큰 장점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소비 전력을 고르겠습니다. LED 백라이트가 그 진가를 발휘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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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밝기를 조절했을때 유플러스 23인치는 최저 66.6W에서 최고 67.7W로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것은 유플러스의 23인치 모니터가 백라이트의 밝기 자체를 조절하는게 아니라 패널을 조절하여 밝기를 조절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크로보드 30인치는 OSD가 없고 백라이트의 밝기만 조절할 수 있는 간단한 버튼이 있습니다. 30인치는 대기 상태에서 12.6W, 최저 밝기에서 58.42W, 최고 밝기에서 무려 153W를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밝기를 제일 낮게 해놓고 쓰기 때문에 23인치보다 소비 전력이 더 낮긴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저처럼 사용하진 않겠지요?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을 봅시다. 기본 상태에서 밝기만 조절하면 53~56W로, 유플러스 23인치처럼 소비 전력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습니다. 이것만 가지고도 30인치보다 전기를 덜 먹는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이건 모니터 크기도 더 작습니다.

 

위에서 OSD 부분을 설명했을때 '밝기'가 아니라 'ECO 모드'를 사용하여 밝기를 조절하는것이 좋다고 말했었지요? ECO 모드를 사용하면 백라이트의 밝기를 직접 조절하게 되는데 밝기는 기본값으로 설정하고 ECO 0에서 39.7W, ECO 25가 45.9W, ECO 50이 54W, ECO 75가 71W, ECO 100이 83W가 나옵니다.

 

저는 지금 기본값에서는 너무 밝아(...) ECO 0으로 놓고 사용중입니다. 기존의 23인치 모니터보다 화면 크기와 해상도는 훨씬 더 커졌지만 소비 전력은 줄어들었지요. 모니터를 큰걸로 바꾸면서 전기세 많이 나온다고 부모님한테 한소리 들었는데, 이게 크기는 더 커도 전기는 덜 먹는다고 말해봤지만 전혀 믿어주시질 않습니다. 이건 어쩔 수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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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이 제품은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의한 대기전력저감기준에 미달합니다"라고 써진 노란색 스티커를 다시 봐야 되겠습니다. 이것은 컴퓨터 모니터의 슬립모드 소비전력이 2.0W보다 작아야 하고 오프모드 소비전력은 1.0W보다 작아야 한다는 대기전력 저감 프로그램 운용규정에 의해 부착된 스티커입니다.

 

문서 링크: http://www.mke.go.kr/info/law/gosiView.jsp?seq=58525&pCtx=1

 

따라서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은 그 기준을 미달하기 때문에 저 스티커가 부착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이 대기 상태에서 소비 전력이 얼마였을까요? 모니터 전원을 켰지만 화면에 아무것도 표시하지 않았을때 소비 전력이 2.4W였습니다.

 

이것은 분명 대기전력저감기준미달 스티커를 붙여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소비 전력이 충분히 줄어들었다고 생각되지만, 어쨌건 지금 법규에 따르면 어쩔 수 없지요.

 

 

12. 켈리브레이션

 

전문적인 모니터 계측장비는 그 가격이 너무 비싼데다가 쉽게 빌릴 수 있는 물건도 아닌데다가 있어도 쓰기 힘든 물건이기 때문에. 저렴하게 빌릴 수 있는 만만한 스파이더 3 엘리트를 선택했습니다. 계측이라기보다는 켈리브레이션을 해주는 물건이지만, 기본 설정값이 어느 정도로 정확한지는 알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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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측 시작. 계측 전에는 1시간 정도 워밍업을 해야 제대로 된 색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계측에는 몇분 정도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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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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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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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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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하여 적용한 결과.

 

어려워 보이는 숫자는 저도 관심없으니, 결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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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플러스 23인치와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의 초기 설정 상태입니다. 유플러스가 좀 불그스름한 편이고,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은 약간 녹색끼를 띄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정 후에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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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켈리브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두 모니터 모두 색이 조정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켈리브레이션을 진행하여 모니터의 색상값을 교정한다 하더라도, 모니터의 기본 특징은 변하지 않습니다. 똑같은 장비를 사용하여 교정을 하였지만 두 모니터가 완벽하게 똑같은 색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바로 그 이유에서입니다. 그냥 이 모니터에서 켈리브레이션 장비가 인식하는 최대한 정확한 색을 내 주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이지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셋팅이 되어 출시된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지만, 그런 모니터는 값비싼 전문가용 모니터밖에 없는게 사실이지요. 또한 모니터의 색상은 조명 환경이나 설정값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합니다.

 

 

13.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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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이런 식으로 사용했습니다. 마이크로보드 30인치가 메인 모니터, 유플러스 23인치가 서브 모니터입니다. 30인치 모니터에서 주요 작업을 하고, 가로 크기 1024짜리 창 2개를 띄워놓고 남는 공간에 한줄게시판을 띄워놨는데, 이렇게 하면 한줄게시판을 새로고침할 때마다 다른 창이 가려지게 되지요.

 

그보다 더 불편했던건 23인치. 작업표시줄을 세워놓고 HDTV를 1440x810으로 띄우면(이보다 작으면 화면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더라구요) 다른 창을 열어둘만한 공간이 별로 없습니다. 기글에 글을 쓰면서 그림 첨부를 할려면 내그림 폴더를 하나 열어둬야 하는데, 미리보기 상태로 해두면 그림이 4개 정도가 표시되는게 고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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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딱 이런 식으로 모니터를 사용중입니다. 기존에 메인으로 사용중이던 마이크로보드 30인치는 계속하여 메인으로 사용하고,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은 유플러스 23인치를 대신하여 서브로 가있지요. 이렇게 보면 30인치가 색이 좀 푸르스름하고 27인치가 따뜻해 보이는데, 이건 켈리브레이션을 해서 저렇게 된거지 원래 기본색은 정 반대(...)입니다.

 

원래 2560 해상도 모니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진 않았지만, 서브 모니터에 기글하드웨어 한줄게시판을 띄워놓고, HDTV를 1440x810으로 해두고, 글을 작성할때 업로드하는 파일들을 저장하고 관리하는 창들에다가, 위젯에 필요한 아이콘들이 겹치지 않게 되면서 상당히 편해진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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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은 27인치의 큰 화면과 2560x1440의 높은 해상도가 장점이며, LED 백라이트를 사용한 압도적으로 낮은 소비 전력이 매우 돋보이는 제품입니다. 또한 IPS 패널의 기본기인 넓은 시야각 등도 빼놓을 수 없지요. 아치바 심미안 QH270 시리즈의 다양한 제품 중에서 IPSMDP는 다양한 입력 포트와 스테레오 스피커가 특징입니다. 글레어 패널은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특징이고.

 

아치바 심미안 QH270-IPSMDP이 동급 최고의 모니터는 아닙니다. 아쉬운점이 전혀 없은 완벽무결한 제품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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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저 스펙에 이 가격이 나오는 제품은 결코 흔한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