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러마스터 CM690II 플러스(Coolermaster CM690II Plus)의 리뷰입니다.

 

일반적인 데스크탑 컴퓨터의 전력 사용량은 그리 많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파워를 선택할때 분명히 오버스펙이라 할 정도로 넉넉한 용량의 파워를 고르곤 합니다(혹은, 파워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아무거나 장착하거나. 하지만 그런 분들이 이 리뷰를 볼 일은 없겠지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앞으로의 업그레이드를 대비해서? 그보다는 용량이 큰 고급형 파워가 주는 신뢰성 때문일 것입니다.

 

케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케이스가 없다고 해서 컴퓨터가 켜지지 않는다거나 하진 않으니까요. 케이스를 좋은 걸로 쓴다고 해서 컴퓨터가 빨라지는 것도 아니니, 그냥 아무 싸구려 케이스나 사서 대충 쑤셔 넣고 잊어버려도 되긴 할겁니다. 어지간한 이상 쇼트가 난다던가 통풍이 감당되지 않는다던가 하는 일은 쉽게 생기지 않겠지요. 그렇다면 왜 케이스에 돈을 투자하는 것일까요? 흔히들 말하는 뽀대의 문제도 있겠지만, 궁극적인 이유는 이것 역시 신뢰성입니다.

 

그렇다면 결코 저렴하지 않은 케이스인 쿨러마스터 CM690II 플러스가 과연 얼마나 신뢰를 줄 수 있을까요. 한번 같이 봅시다.

 

IMGP5045.JPG

 

이것이 쿨러마스터 CM690II 플러스입니다.

 

솔직히 쿨러마스터 CM690II 플러스의 디자인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쿨러마스터 CM690이 나온지 이미 꽤 돼었으며, 얼마 전에 해외 시장에 출시된 쿨러마스터 CM690II 어드밴스드 모델과 거의 같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어드밴스드에서 상단의 하드디스크 핫스왑 베이가 빠진게 CM690II 플러스입니다.

 

IMGP5048.JPG

 

아래에서 다시 보겠지만. 이쪽 면에는 우측 상단에 팬을 장착할 수 있는 구멍이 나 있습니다. 그리고 저 위치는 대다수의 메인보드에서 CPU가 위치하는 곳, 정확히는 메인보드에서 CPU가 장착되는 곳입니다.

 

CM690II 플러스를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은 크다. 는 것이었습니다. 외부 크기가 214.5x511.8x528.8mm로 일반 미들 타워 케이스와 비교하면 차이가 제법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언제까지나 빅 타워가 아니라 미들 타워 케이스입니다. 무조건 크다고 빅타워는 아니니까요 -_-a

 

IMGP5041.JPG

 

반대편입니다.

 

철판은 두껍고 케이스의 무게는 제법 묵직합니다. 쉽게 흔들리거나 공진음을 낼만한 구조가 아닙니다. 반면, 필요한 곳에는 확실하게 공기 구멍을 내서 쿨링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CM690 시리즈의 전체적인 컨셉이라 할 수 있습니다.

 

IMGP5042.JPG

 

이쪽은 2개의 대형 120mm 팬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위쪽 팬은 CPU, 아래쪽 팬은 그래픽카드가 위치하는 부분이 되겠습니다. 둘 다 본체의 주요 발열체지요.

 

나사 장착 구멍이 특이한 배열로 되어 있는데, 단일 크기의 팬이 아니라 다양한 크기의 팬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IMGP5062.JPG

 

전면입니다. 원활한 공기 유입을 위해 타공판으로 덮여져 있습니다. 아래쪽의 쿨러마스터 로고가 위치한 곳에는 쿨링과 튜닝 효과를 모두 볼 수 있도록 120mm 블루 LED 팬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전면 디자인이 밋밋해 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일까요. 팬이 위치한 곳 옆으로는 음각으로 파서 살짝 액센트를 주었습니다.

 

IMGP5038.JPG

 

위쪽과 뒤쪽 입니다. 뒤쪽을 제외한 테두리는 직선이 아니라 둥그스름한 모양입니다. 이렇게 묵직한 케이스의 모서리가 직각에 가깝다면 그건 거의 흉기 수준이 되겠지요. 그런 실용적인 용도 외에도 깔끔하면서도 밋밋하지 않는 디자인을 구성하는 요소입니다.

 

IMGP5064.JPG

 

윈쪽은 크게 2부분으로 나눠집니다. 뒤쪽은 전면과 똑같은 타공판. 앞쪽에는 각종 포트와 스위치가 있습니다.

 

포트/스위치 뒤쪽에는 어드밴스드 버전에서 하드디스크를 마운트했던 자리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전면 USB 포트에 장착하는 USB 메모리나 케이블 등을 올려놔도 될법 합니다.

 

IMGP5054.JPG

 

제일 왼쪽에는 전면 팬의 LED 조절 스위치가 있습니다. 팬의 LED를 켜고 끌 수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케이스의 전면부에는 보통 잘 장착되지 않는 eSATA 포트가 있습니다. 하지만 eSATA 하드디스크를 장착하기 위해 컴퓨터 뒤쪽에 일일이 케이블을 연결하는게 불편한 일이니, 오히려 이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USB 포트 2개, 헤드폰/마이크, 파워/하드 LED, 리셋과 전원 스위치는 다른 케이스에도 있는 당연한 구성들입니다.

 

케이스의 높이가 좀 되는 편이니 바닥에 내려놓고 쓰는 경우가 대부분일텐데, 케이스 상단에 포트와 버튼이 있으니 편리하게 쓸 수 있을 것입니다.

 

IMGP5051.JPG

 

뒤쪽입니다. 이렇게 보면 CM690II 플러스가 일반 미들 타워 케이스보다 어느 정도 더 높은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상단 타공망이 있는 크기 정도는 더 높은 편이지요.

 

평소에는 보이지 않을 뒤쪽도 검은색으로 깔끔하게 도색되어 전체적인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IMGP5066.JPG

 

뒷면의 타공망은 직선으로 꺾이는 것이 아니라 곡선 형태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바로 아래에는 2개의 수냉을 위한 홀이 있습니다. 이 홀은 평소에는 막혀 있으니까 공냉을 쓴다고 해서 딱히 미관에 거슬리는 구멍이 나진 않습니다.

 

수냉 홀 아래에는 팬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팬 아래쪽의 확장 슬롯 부분 너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반적인 80mm 팬이 아니라 120mm 팬입니다.

 

IMGP5060.JPG

 

확장 슬롯 옆에는 세로 방향으로 슬롯이 하나 더 나 있습니다. 일반적인 메인보드에서 저런 방향으로 슬롯을 쓸 일은 절대로 없겠지만, 메인보드에서 제공하는 슬롯 장착형 확장 포트-USB라던가-를 저 곳에 장착할 수가 있습니다. 메인보드의 슬롯을 아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인상적인건, 측면 패널에 손나사를 쓴건 당연한 것이지만(?) 이런 슬롯 부분에까지 손나사를 썼다는 것입니다.

 

IMGP5059.JPG

 

CM690II 플러스는 하단 파워 방식입니다. ATX 폼펙터가 처음 나왔을 때에는 본체에서 쿨링 팬을 사용하는 부품이 파워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파워의 팬으로 CPU의 열기를 식힌다는 발상으로 상단 파워 구조를 사용했었는데, 지금 현실을 보면 이젠 농담이 되버린 이야기입니다.

 

파워를 케이스 하단으로 빼면서, 대형 CPU 쿨러를 장착하기 쉬워지고 통풍이 개선될 수 있었습니다.

 

IMGP5053.JPG

 

외관은 다 보았으니 안쪽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IMGP5068.JPG

 

 

먼저 오른쪽입니다. 이쪽에는 CM690II 플러스의 너비가 넓은 이유와, 그것을 잘 활용하는 예제가 바로 나와 있습니다. 바로 케이블을 뒤쪽으로 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쪽도 전부 검은색이라 눈에 전혀 거슬리지 않습니다.

 

IMGP5069.JPG

 

이렇게 보면 오른쪽의 덮개와 메인보드 장착 부분 사이에 어느 정도의 공간이 있는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요새 아파트 광고 중에 주차장의 간격을 10cm 더 늘렸다고 하는 것이 있지요. 10cm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주차 후 타고 내릴때 훨씬 편하다고. CM690II 플러스가 바로 그런 주차장을 보는 듯 합니다.

 

저 구멍 사이로 걸리적거리는 각종 케이블을 넣어 보이지 않도록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최근 고급형 케이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IMGP5070.JPG

 

각도를 살짝 다르게 하면 전면부에 장착된 팬이 보입니다. 팬 바로 옆에 하드디스크 베이가 있기 때문에 전면 쿨링팬의 용도는 하드디스크 쿨링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흡기는 어디서 하나? 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있을텐데, 그건 뒤에서 볼 수 있습니다.

 

IMGP5071.JPG

 

오른쪽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CPU 장착 부분에 구멍이 훤히 나있다는 것입니다.

 

CPU 쿨러를 바꿀 때, 케이블을 전부 뽑고 메인보드를 들어내는 대공사를 하신 경험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래서 CPU 쿨러 교환 자체를 꺼리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제가 그렇습니다), 이런 방식에서는 절대로 그럴 일이 없습니다. 그냥 옆판 열고 바꾸면 되니까요.

 

또한 왼쪽 옆판의 쿨링 구멍, 쿨러, CPU, 메인보드, 메인보드 장착판의 구멍, 오른쪽 옆판의 구멍까지 일직선으로 뻥 뚫려있기에 쿨링에도 도움이 됩니다.

 

IMGP5076.JPG

 

반대인 왼쪽입니다. 제일 많이 보게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나사 박스가 묶여 있어서 내부 공간이 별로 안 나와 보이는데, 대형 그래픽카드를 장착해도 충분한 공간입니다. 또한 하드디스크가 옆으로 장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래픽카드와 간섭할 수가 없습니다.

 

이쪽에서는 CM690II 플러스의 특징들을 여럿 볼 수 있습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IMGP5085.JPG

 

이쪽에 글씨를 써놓을 필요가 없는데. 하고 봤더니 메인보드 타입에 따라 육각 나사를 어디에 장착해야 하는지를 파 놓은 것이었습니다.

 

조립할 때마다 메인보드를 일일이 대보고 육각 나사를 장착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배려입니다.

 

IMGP5077.JPG

 

파워가 장착되는 곳에는 아래쪽에 벌집 모양으로 구멍이 나 있습니다. 파워의 쿨링을 돕기 위한 배려입니다.

 

IMGP5087.JPG

 

뒤집어보면 케이스 다리가 있습니다. 케이스 아래 4부분에 장착되어 있어 케이스의 무게를 지탱합니다.

 

재질은 플라스틱인데 다리 사이에 구멍이 있어 무게에 따라 적당히 힘이 분산됩니다.

 

IMGP5081.JPG

 

5.25인치 베이입니다. 확장 베이는 드라이버 없이 장착하도록 가는 것이 최근 고급형 케이스의 대세이긴 하지만, CM690II 플러스의 5.25인치 베이는 별도의 가이드를 설치할 필요 없이 그냥 OPEN으로 돌려놓고 끼운 다음 LOCK으로 돌리면 됩니다.

 

IMGP5082.JPG

 

3.5인치 베이입니다. 저 가이드에 하드디스크를 설치한 다음 가이드를 밀어 넣는 방식입니다. 베이 사이 사이에 이미 적당한 간격이 있기 때문에 하드디스크의 쿨링이 크게 염려되진 않습니다.

 

가이드를 플라스틱이 아니라 금속 재질로 했으면 좀 더 멋졌을텐데, 이건 약간 아쉽습니다.

 

IMGP5084.JPG

 

3.5인치 베이의 제일 위에는 2.5인치 하드디스크를 장착할 수 있는 베이가 하나 있습니다. 몇년 전이었다면 이런 쓸데없는걸 왜 달아 원가 상승을 초래했겠냐고 썼겠지만, 2.5인치 SSD가 많이 보급된 지금은 매우 반가운 구성입니다. 케이스에 이 정도의 가격을 투자할만한 사람이라면 SSD 한개 정도는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니까요.

 

IMGP5086.JPG

 

CPU 장착 부분에는 상단 1개, 후면 1개의 120mm 팬이 포위를 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이미 양 옆으로 뚫려있는데다, 케이스의 기본 장착 팬까지 사용한다면, CPU에 대형 히트싱크 하나만 장착하고 별도의 팬을 장착하지 않아도 사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IMGP5091.JPG

 

확장 슬롯은 전부 손나사입니다. 덕분에 확장 카드의 탈/부착이 간단하고, 메인보드를 장착할때 이외에는 모든 조립 과정을 도구 없이 설치할 수 있습니다.

 

IMGP5094.JPG

 

동봉된 부품 박스에는 일단 제일 큰 망이 있고, 5.25인치 베이에 3.5인치 베이를 장착할 수 있는 가이드와 전면 패널이 종이에 싸져 있었습니다.

 

나사가 들어있는 비닐 지퍼백에는 검은색 케이블 타이까지 같이 넣어줬는데, 가격은 얼마 안하는 물건이지만 선정리를 케이스 색에 맞춰 깔끔하게 하라는 센스가 보입니다.

 

IMGP5088.JPG

 

쿨러마스터 CM690II 플러스는 쿨러마스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쿨링에 여러 모로 신경을 쓴 고급형 미들 타워 케이스입니다. 케이스를 만져보면 쿨러마스터의 이름에서 오는 신뢰를 느끼기에 충분한 제품입니다.

 

쿨러마스터 CM690II 플러스라는 제품을 보면, 단점이 없습니다. 정말 이 물건 자체에서는 아무리 봐도 큰 단점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기껏해봤자 베이가 플라스틱이 아니라 금속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렇게 하면 베이를 간편하게 탈/부착 할 수 없었겠지만) 아니면 어드밴스드에서 플러스로 오면서 빠져버린 하드디스크 마운트?(이건 플러스와 어드밴스드의 차이지만)

 

그런데 물건 이외의 부분에 제일 큰 아쉬움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가격입니다. CM690II 플러스가 돈값을 못하는 물건은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지만, 10만원 중반대의 가격은 일반 사용자들이 접근하기에 약간 어려움이 있는 수준입니다. 시작하면서 말한 대로, 케이스에 돈을 투자한다고 해서 컴퓨터 성능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더군다나 해외에서 CM690II 플러스의 상위 모델인 어드밴스드가 100$ 선에 판매된다는 것을 고려해 본다면, CM690II 플러스가 고급형 케이스 시장에서 가격대 성능비 최강의 제품으로 군림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것 같아 더더욱 아쉽습니다.

 

하지만 통일된 내/외부 도색, 도구가 필요하지 않은 쉬운 조립 편의성, 효과적인 쿨링을 위한 구조, 견고한 만듬새를 최고의 가치로 치는 분이라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를 제공하는 케이스가 바로 쿨러마스터 CM690II 플러스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