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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살펴본 쓰리알시스템의 X100(http://gigglehd.com/zbxe/12083914)이 정말 잘 나온 제품이라는 데 확신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글을 올린 후 쏟아지는 열렬한 반응에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잘 나온 제품이라 해도 결국은 미니 ITX 케이스라 사용도가 한정될 수밖에 없을진데, 저 케이스를 한번 써보겠다고 이번에 미니 ITX 시스템을 맞추겠다고 나서는 분들이 제법 있었으니 말이죠.

 

ATX 폼펙터가 크기나 가격 때문에 부담되는 건 어느 정도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니 ITX를 가는 건 아직까진 꽤나 극단적인 선택이라고 보거든요. 크기는 정말 작지만 그만큼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니까요. 그래픽카드 하나 꽂으면 더 이상 확장이 힘든 폼펙터는 나중에 곤란한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정말 목표가 확실하지 않으면 미니 ITX를 고르는 건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제가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X100이 끌리니까 미니 ITX를 맞추겠다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지만, 범용성이나 확장성 등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봐서 아직 미니 ITX가 무리라고 답이 나왔다면 아직까진 마이크로 ATX 폼펙터로 가는 게 무난하다는 겁니다. 그럼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분명 계시겠지요. "X100처럼 만든 마이크로 ATX 케이스는 그럼 뭐가 있냐?'고 말입니다.

 

답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X100의 형이라 부를 수 있는 마이크로 ATX 폼펙터 케이스인 쓰리알시스템 X400 USB3.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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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시리즈의 박스는 한결같네요. 무지 박스에 스티커를 3군데에 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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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에틸렌과 비닐로 포장한 것도 같습니다. X400 스티커 가운데를 자르고 싶지가 않아서 박스 바닥을 열었더니 케이스 뒷부분이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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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패널과 상단 버튼 부분은 비닐로 한겹 더 포장이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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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알시스템 X400입니다. 폼펙터는 마이크로 ATX, 크기는 220x408x290mm입니다. 겉보기엔 높이가 꽤 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앞뒤 길이가 짧은 편이라서 그렇게 보이는 것입니다. 케이스 앞부분에 들어간 드라이브 베이를 파워 옆으로 넣었거든요. 대신 케이스 폭이 약간 더 넓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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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이나 확장 포트는 전부 케이스 위로 가고 케이스 옆엔 투명 아크릴 창이 있습니다. 케이스 앞부분엔 드라이브 베이나 통풍구가 없으며 오직 3R의 로고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내세운 케이스라고 말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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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상단의 확장 포트와 버튼입니다. USB 2.0 포트가 2개, USB 3.0 포트가 한개, 마이크와 헤드폰 커넥터가 있습니다. 전원 버튼은 파란색 전원 LED를 겸하며 사운드 포트 위쪽엔 리셋 버튼도 있습니다. 모든 포트는 고무 마개가 달려 나오니 먼지가 들어가는 걸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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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알시스템의 로고가 자리잡은 케이스 앞부분입니다. 통풍구나 쿨링팬. 오픈 베이 등은 없으며 불필요한 치장은 전부 빼 버리고 오직 쓰리알시스템의 로고만 넣어 단순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추구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헤어라인 무늬를 넣어 심심하지 않게 디자인을 살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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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쪽에는 빨간색의 하드디스크 액세스 LED가 있습니다. 다른 확장 포트나 버튼과 다르게 이것만 아래쪽에 따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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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입니다. 케이스 위쪽에 자리잡은 120mm 쿨링팬이 가장 먼저 눈에 띄네요. 확장 슬롯은 여느 마이크로 ATX 폼펙터 답게 4개. 파워는 케이스 아래쪽에 장착합니다. 파워 옆쪽 공간이 좀 있는데 바로 이쪽에 하드디스크나 SSD 등을 넣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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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아크릴 창이 달린 쪽입니다. 아크릴의 색은 약간 어두운 편이지만 케이스 안쪽에 무엇이 있는지 보는 데 지장은 없으며 오히려 그 편이 검은 도색과 잘 어울리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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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봅시다. 4개의 스탠드가 케이스를 든든하게 지탱해 줍니다. 중간의 먼지 필터가 약간 어긋나게 장착된 걸 보고 제품 불량이 아닐까 생각하실 분이 계신다면 그건 오해입니다. 왜냐하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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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으로 고정하는 착탈식 먼지 필터라서 붙이고 떼는 게 자유롭거든요. 먼지 필터를 떼어내서 청소하기가 그만큼 쉽겠지요? 그리고 바닥의 구멍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바닥 쪽에도 3.5인치 하드디스크를 하나 장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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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안쪽을 보기 위해 옆판을 열어봤습니다. 그냥 철판에 구멍을 내고 아크릴 창을 붙인 게 아니라 곳곳을 접어두고 말아놔 강도를 더욱 높였습니다. 모서리 부분은 부드럽게 가공해 조립할 때 손을 다칠 일이 없습니다. 물론 이건 옆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케이스 본체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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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는 0.7mm가 나옵니다. 철판이 접혀지지 않은 부분을 골라서 재느라 고생 좀 했네요. 가장 얇은 곳의 두께는 0.7mm지만 케이스의 상당 부분이 접혀있거나 말려 있어 강도는 상당한 편. 1mm인 X100에 비하면 얇지만 동급의 마이크로 ATX 케이스와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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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왼쪽에 있는 건 120mm 쿨링팬의 전원 케이블입니다. 2가지로 나오니 상황에 맞춰 아무데나 연결하면 됩니다. 다음은 USB 포트와 전원/버튼 케이블. 케이스 아래쪽에 혼자 떨어진 하드디스크 LED 케이블만 따로 나와 있군요. 조립용 나사는 케이스 색상에 맞춰 모두 검은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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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구조입니다. 마이크로 ATX 폼펙터 메인보드가 뚫려있는 공간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 아래에는 파워가 들어갑니다. 하드디스크와 SSD는 각각 하나씩 파워 옆에 있는 철판에 장착하는데요. 덕분에 여느 마이크로 ATX 케이스보다 앞뒤 길이가 짧게 만드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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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뒷면에 기본 장착된 120mm 쿨링팬은 CPU의 열기를 밖으로 빼 주는 역할을 합니다. 케이스 상단 쪽에는 USB 포트나 버튼 등의 케이블이 부착돼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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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할 때는 가장 먼저 파워를 넣는 게 편합니다. 모듈러일 경우 필요한 케이블까지 모두 장착한 상태로 말이죠. 그리고 파워 케이블은 선정리 구멍을 통해 전부 뒤로 넘깁니다. 그 다음에 하드디스크나 SSD를 장착하고 가장 마지막에 메인보드를 넣는 순서로 하는 것이 편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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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을 봅시다. 케이블을 넘길 수 있는 구멍이 곳곳에 있고 공간도 넉넉해 이 부분을 선정리에 쓰는 데 아무 불편함이 없습니다. 다만 CPU 쿨러 장착용 구멍은 없으니 메인보드 뒷면에 CPU 쿨러 장착용 플레이트를 장착해야 하는 경우 미리 작업해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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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비스듬하게 보면 이 쪽의 공간이 어느 정도 있는지 확실하게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곳곳에 나 있는 구멍이나 철판의 단면은 모두 부드럽게 매끈하게 가공돼 있어 X100 시리즈의 높은 품질이 X400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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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판은 간단하게 열 수 있습니다. 아래쪽에 하드디스크 LED 케이블이 들어가니 분리 과정에서 선을 넉넉하게 잡아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X400은 오픈 베이가 없으니 여길 연다면 120mm 쿨링팬을 장착하기 위해서겠지요. 쿨링팬은 2개까지 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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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부품을 넣어 봤습니다. 메모리 슬롯이 2개 달린 메인보드를 넣으니 공간이 많이 남네요. 이 정도면 메모리 슬롯이 4개 있는 메인보드를 넣어도 공간은 충분하게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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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쿨러는 높이 180mm까지 쓸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CPU 쿨러의 장착에는 별다른 호환성을 타지 않는다고 봐도 될 것 같네요. 그래픽카드는 260mm까지 들어갑니다. 이쪽 역시 크게 간섭이 될 만한 요소는 없으니 부품 선택이 자유로운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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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인치 하드디스크와 2.5인치 SSD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파워 앞쪽에도 3.5인치 하드디스크를 하나 더 넣을 수 있습니다. SSD 옆에 있는 HDD라는 글자가 보이시죠? 다만 지금처럼 길이가 긴 대용량 파워를 넣으면 바닥에 3.5인치 하드디스크를 넣을 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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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입니다. 1000W 짜리 파워의 굵직한 케이블이 어지럽게 널려져 있네요. 기본 제공하는 케이블 타이로 잘 정리하는 방법도 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하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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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어느 정도 겹치지만 않게 하면 잘 닫히거든요. 넉넉한 선정리 공간 덕을 이럴 때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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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알시스템 X400 USB3.0은 마이크로 ATX 폼펙터  케이스입니다. 풀 사이즈 마이크로 ATX 메인보드를 넣을 수 있고 CPU 쿨러나 그래픽카드의 공간 역시 넉넉하며, 3.5인치 하드디스크를 2개 넣고 2.5인치 SSD도 하나 달 수 있으니 확장성도 뒤지지 않지만, 내부 구조를 잘 조정해 케이스 자체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얼핏 보면 오히려 높이가 제법 높아 보이지만 그보다는 앞뒤 길이가 짧은 게 더 큽니다.

 

X400의 또 다른 특징은 깔끔하고 단순한 디자인입니다. 눈에 크게 거슬리거나 튀는 점이 없으면서도 어느 곳에서 쓰기에도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요란한 디자인이 부담되시는 분들에게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되네요. 물론 쓰리알시스템 X 시리즈의 공통된 특징인 두꺼운 철판 두께, 잘 마무리한 만듬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마이크로 ATX에서 7mm 두께의 철판을 부드럽게 다듬은 케이스는 그리 흔한 물건이 아니지요.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을 다 넣었는데도 4만원 정도의 부담되지 않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쓰리알시스템이 X 시리즈를 내놓으며 시작한 야심찬 도전은 X400에서도 변함 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