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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0x1600 해상도를 지닌 30인치 모니터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대명사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보다 해상도가 더 높은 모니터가 아예 없던 건 아니었지만, 쓰기가 까다롭고 구하기 어려웠으며 가격도 엄청나게 비쌌지요. 나중에 2560x1440 해상도를 사용하는 27인치 모니터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워 보급되긴 했지만, 조금이라도 더 높은 해상도를 쓰려면 30인치 모니터를 써야 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의 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나오면서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5인치 크기의 화면에 2880x1800 해상도를 구현했으니까요. 이것 때문에 30인치 모니터는 일반 소비자를 위한 최고 해상도 디스플레이라는 위치를 한낱 노트북(?)에게 뺐겨버린 겁니다. 이후 11인치 급의 노트북과 태블릿, 심지어 일부 7인치 태블릿이 풀 HD 해상도를 구현하면서 더 이상 PC 모니터는 높은 해상도로 주목받지 못하게 됩니다.

 

높은 해상도를 내세우기 시작한 건 TV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TV 제조사들은 3D TV에 이어 전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스마트 TV 열풍 다음으로, 꿈의 화질이라는 이름까지 붙여가며 UHD TV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습니다. UHD TV의 4096x2160이나 3840x2160의 4K 해상도는 기존의 풀 HD의 네배에 달하는 것이니 확실히 꿈의 화질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요.

 

그리고 마침내, 휴대용 기기와 TV에 이어 PC 모니터로도 기존의 2560x1600 해상도를 뛰어넘는 더 높은 해상도, 바로 4K 해상도를 표시하는 모니터가 2013년 말을 즈음하여 하나 둘씩 나오게 됐습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쓰기엔 부담이 되는 물건이었지요. 높은 해상도와 IPS 패널의 뛰어난 화질을 갖췄지만 가격이 너무 비쌌으니까요. 그래서 여전히, 2560을 넘는 고해상도의 보급은 먼 이야기처럼 보였습니다만.

 

삼성이 2014년에 들어서면서 3840x2160의 4K 해상도를 갖춘 28인치 모니터, U28D590를 59만 9천원에 내놓으면서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예전에 2560x1600 해상도의 30인치 모니터를 사던 돈으로 4K 해상도의 모니터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이로서 데스크탑 PC에서 비로소 진정한 4K 고해상도의 보급이 이루어지게 됐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이처럼 엄청난 가격대 성능비를 지닌 삼성의 4K 해상도 모니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그건 같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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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구한 삼성 U28D590의 샘플입니다. 이걸 받았을 당시 국내에 들어온 초기 물량이 다 떨어졌었거든요. 그래서 박스 상태가 조금 험한 건 양해해 주세요. 검은색 박스 정 가운데에 이 모니터의 가장 큰 특징인 UHD라고 써져 있고, 아래쪽에는 주요 스펙이 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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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를 열면 스티로폼이 막고 있습니다. 박스 위아래에 스티로폼이 있고, 가운데에 모니터와 부속품이 있는 식입니다. 양쪽 가장자리 끝부분은 비어 있어 충격을 받아도 그 충격이 모니터까지 가지 않지요. 보시다시피 모니터의 크기에 비해 박스는 상당히 얇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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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품입니다. 모니터 본체는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한번 더 포장이 되어 있고, 스탠드, 설명서, 드라이버 CD, 어댑터, 전원 케이블이 들어 있습니다. 다만 HDMI나 디스플레이포트 케이블이 동봉되지 않은 건 아쉽군요. 모니터 구입 전에 미리 준비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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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모니터와 중소기업의 모니터는 똑같은 패널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패널 이외에 다른 부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지요. 친절한 모니터 설명서와 삼성 로고가 찍혀 있는 어댑터가 바로 그런 '다른 부분'에 속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어댑터의 출력은 14V 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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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를 조립해 봅시다. 스탠드는 포장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2개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조립 과정에 따로 공구가 필요하진 않습니다. 왜냐면 저 나사에 손잡이가 달려 있거든요. 저것만 잡고 돌려도 충분한 고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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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이 끝난 스탠드 위에 모니터를 끼우면 그걸로 끝입니다. 뺄 때도 마찬가지. 모니터를 내려두고 스탠드를 빼면 됩니다. 따로 고정 장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니터를 운반할 때 스탠드가 분리되는 일은 없으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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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U28D590 모니터의 앞모습입니다. 삼성 로고와 에너지스타 스티커를 빼면 눈에 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간단한 디자인입니다. 베젤의 폭도 일반 LCD 모니터에 비해 상당히 얇은 편이기도 하구요. 이런 디자인은 화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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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입니다. 손자국을 좀 닦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마음이 급해서 그대로 나왔네요. 삼성 시리즈 9 노트북에 썼던 그런 재질이라고 보시면 이해하시기 쉬울 듯 합니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지만 모니터 뒤쪽까지 볼 일은 많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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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 포트입니다. HDMI 포트가 2개, 디스플레이포트가 1개 있고, HDMI나 디스플레이포트를 통해 입력받은 사운도 신호를 헤드폰이나 스피커 등으로 출력하는 3.5mm 단자도 있습니다. 가장 오른쪽에는 전원 어댑터를 연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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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아래에는 전원 버튼이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저게 단순한 전원 버튼인줄 알고 무슨 전원 버튼이 저렇게 요란한가 하고 넘어갔는데, 나중에 입력 소스를 바꾸는 버튼을 한참 찾다가 설명서를 보고서 저게 4방향 조그 버튼임을 알게 됐습니다.

 

모니터 앞부분에 버튼을 두면 조작하긴 편하겠지만 디자인은 떨어지게 됩니다. 모니터 뒤에 버튼을 두면 디자인은 살릴 수 있으나 아무래도 조작이 불편하겠지요. 그런데 저 4방향 조그 버튼은 직관적이고 조작하기 편하며 디자인에 영향을 주지 않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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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를 보면 이렇습니다. LCD 모니터 자체가 화면의 두께가 얇은 편이긴 하지만,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면서 모니터의 두께가 더욱 얇아졌지요. 화면의 크기는 28인치로 상당한 편이나 모니터의 두께는 그리 두껍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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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U28D590의 스탠드는 모니터 본체와 잘 어울리는 디자인을 지녔으며, -1~15도까지 각도 조절 기능을 갖춰 모니터의 위치나 앉은 자세에 따라서 각도를 조절하며 쓸 수 있습니다. 회전 기능은 없지만 그건 모니터를 돌리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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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제 모니터를 연결해 봐야 겠는데... 전에 쓴 글도 있지만(http://gigglehd.com/zbxe/11166673) 현재 4K 모니터에서 4K 해상도를 쓰려면 그래픽카드를 잘 골라야 합니다. 듀얼링크 DVI는 4K 출력이 안되니까 HDMI나 디스플레이포트를 써야 하지만, 그것도 버전별로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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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포스 GTX 580의 미니 HDMI 포트를 이용해서 U28D590의 HDMI 포트에 연결한 것입니다. 풀 HD까지밖에 지원하지 않습니다. 지포스는 6 시리즈부터 HDMI로 4K 출력을 지원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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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온 HD 7990의 미니 디스플레이포트와 U28D590의 디스플레이포트를 연결했습니다. 2560x1400까지만 나오네요. 모니터 드라이버를 설치해 보고 4개의 포트를 다 시험해 봤지만 표시 가능한 해상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라데온은 최신형인 R 시리즈가 필요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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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포스 GTX 780 TI의 풀 사이즈 HDMI 포트와 U28D590의 HDMI 포트를 연결해서 3840x2160의 4K 해상도를 볼 수 있게 됐습니다만. 현재 HDMI 포트는 최신인 1.4 규격을 쓴다고 해도 리프레시율이 30Hz까지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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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점에서 4K 해상도를 60Hz로 표시하려면 디스플레이포트 1.2를 제대로 지원하는 그래픽카드와 케이블이 필요합니다. 위의 라데온 HD 7990은 디스플레이포트 1.2를 완벽 지원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HDMI로 4K를 쓰려면 2.0 스펙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이것은 비단 삼성 U28D590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다른 모든 4K 디스플레이가 해결해야 할 숙제와도 같은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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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해상도를 인식했으니 이제 OSD를 볼까요. 먼저 밝기, 명암, 선명도 등을 조절할 수 있는 간단한 메뉴가 있습니다. 조그버튼을 아무 방향으로나 누르면 이게 나오지요. 그냥 누르면 전원이 꺼지고. 이 상태에서 조그 버튼을 상하좌우로 조작해 설정을 바꾸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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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메뉴에서 조그버튼의 가운데를 한번 누르면 이런 메뉴가 나옵니다. 여기서 세부 메뉴로 들어가면 더 자세한 설정을 할 수가 있지요. 아래쪽의 전원은 설명할 필요가 없겠고, 왼쪽의 아이콘은 입력 신호, 오른쪽은 동시 화면, 위는 OSD 세부 설정을 고르는 메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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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신호를 바꾸면 모니터 왼쪽 상단에 지금 고른 신호가 무엇인지가 표시됩니다. 입력 포트 그대로 HDMI 1, HDMI 2, 디스플레이포트의 3가지 순서대로 바꾸게 됩니다. 지금은 HDMI 1에서 HDMI 2로 바꾼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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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OSD의 세부 메뉴를 들어가 볼까요. 메인메뉴는 화면, 화면 조정, 설정, 그리고 설정이 하나 더 있고, 마지막에 정보가 있습니다. 첫번째 화면 메뉴에서 나오는 밝기, 명암, 선명도는 아까 봤던 것이니 여기서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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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모드는 PC 게임이나 플레이스테이션, XBox 등의 게임기를 연결했을 때 쓰는 모드라고 합니다. 게임할 때 알맞는 밝기로 자동 조절되는 모드로 보입니다. '동작'으로 바꿔도 전원을 끄거나 입력 소스를 바꾸면 자동으로 해제되며 꺼지길 원하지 않으면 '항상 동작'으로 바꾸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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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브라이트는 사용 환경에 따라서 밝기를 조절하는 모드입니다. 위의 게임 모드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으며, 게임 모드가 활성화되어 있으면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 아래의 설정 메뉴에서 PC/AC 모드를 AV로 바꾸면 선명한 화면이나 부드러운 화면 등의 옵션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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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앵글 역시 밝기를 조절하는 기능입니다. 매직 브라이트의 일부 모드나 게임 모드/동시 화면 입력 모드에선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 화면에서 배경의 파란색을 보세요. 밝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되시죠? 이걸 누워 보기로 바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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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상당히 밝아집니다. 하지만 이건 앉아서 볼 때 밝게 보이는 것이지요. 실제로 누워서 보면 화면이 어떻게 보이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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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매직 앵글을 꺼 놓았을 때와 비슷한 밝기를 보여주게 됩니다. TN 패널은 시야각이나 색반전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삼성이 제공하는 이런 기능을 쓰면 화면을 어느 정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매번 OSD에서 바꾸는 게 번거롭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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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래로 페이지를 넘어가면 색상 조절이 있습니다. 적/녹/청의 3원색을 조정할 수 있고, 바탕색은 모니터의 화이트밸런스를 조정하는 부분입니다. 고급 모니터인데 색온도 대신 '따뜻하게'나 '차갑게'라고 써둔 건 살짝 아쉬운 부분이지만요. 또 감마도 3가지 모드로 조절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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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메뉴의 응답 시간은 응답 속도를 조절합니다. 동영상을 볼 때 유용하며 평상시에는 표준이나 빠르게로 해 두는 걸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 위의 블랙 레벨은 영상 기기를 연결했을 때 화면 명암비의 열화가 발생하면 검은색을 줄이고 하얀색을 높여 화면을 보정하는 기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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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번에는 두번째 메인 메뉴인 화면 조정입니다. 화면 크기는 자동과 와이드의 2개, 위치 조정이야 디지털로 입력을 받을 때는 별로 쓸 일이 없지요. 이것도 PC가 아닌 AV 모드로 작동할 때만 조작 가능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따로 메뉴로도 빠져 있는 동시 화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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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U28D590 모니터는 화면 속에 화면을 표시하는 PIP와, 화면을 두개로 나눠 동시에 두 화면을 표시하는 PBP 기능을 모두 지원합니다. 여기서는 동시 화면 모드의 종류, 서브 화면의 크기와 위치, 입력 소스 등의 다양한 설정을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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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4K 모니터 입력 하나도 상당히 애를 먹었던지라 동시 화면을 구현할만한 소스를 찾지 못했지만, PIP로 왼쪽 상단에 HDMI 2 신호를 받으면 저렇게 됩니다. 큰 크기의 화면과 넓은 해상도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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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정은 모니터의 설정이 아니라 OSD의 설정입니다. OSD의 언어, 표시되는 시간, 투명도를 고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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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세이빙은 화면 밝기를 조절해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기능입니다. 위에서 봤던 매직 브라이트나 게임 모드와는 같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PC/AV 모드에서 AV를 고르면 모니터에서 인위적으로 화면의 크기를 조절하거나 추가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입력 소스의 인식 여부, 키 반복, 모니터 전원 예약 설정, 모니터 전면 하단에 있는 전원 LED의 사용 여부, 그리고 모니터의 전체 설정을 초기화할 수 있는 메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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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의 정보에선 현재 입력 소스와 표시 해상도, 리프레시율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성 U28D590의 OSD를 살펴본 소감은, 역시 대기업 제품은 다르긴 다르구나 이거였습니다. 기본적인 화면 설정이나 PIP나 PBP 등의 부가 기능까지야 중소기업 제품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지만, 매직 브라이트라던가 매직 앵글, AV 모드 같은 편의 기능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니까요.

 

자, 그럼 이제 3840x2160의 4K 해상도가 어떤지 볼 차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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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 보이는 모니터는 2560x1440의 27인치입니다. 삼성 U28D590가 28인치니까 두 모니터의 화면 크기는 거의 차이나지 않는 셈이지요. 하지만 해상도의 차이는 어마어마합니다. 27인치가 순식간에 오징어로 보일 정도로 말이죠.

 

왼쪽과 오른쪽 모니터에 표시한 창의 크기와 내용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그 창을 표시할 수 있는 수에선 압도적인 차이가 나네요. 4K 모니터가 한번에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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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인치 4K 모니터에 대한 반응을 보면, 그 작은 크기에 그렇게 높은 해상도를 집어 넣으면 글자가 보이기는 하겠냐?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글자 크기야 개인 취향이겠지만, 제가 볼때는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예전에 다운스케일링을 써서 27인치 모니터에서 4K 해상도를 표시할 수 있도록 했던 모니터도 접해본 적이 있었지만, 네이티브로 4K 해상도를 표시하는 것과 비교하면 그 선명함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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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모니터에 똑같은 사진을 표시했습니다. 둘 다 화면 크기에 맞춰서 리사이즈가 되도록 했지요. 이렇게 하면 두 모니터는 색감 차이 외에는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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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리사이즈를 하지 않고 100% 크기로 표시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삼성 U28D590의 4K 해상도는 다리의 양 끝이 다 눈에 들어오지만, 27인치의 2560x1440 해상도에선 무슨 사진인지 알아볼 수가 없네요. 물밖에 안 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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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진 한장 더 보고 가시죠. 삼성 모니터니까 삼성 깃발 사진을 갖고와 봤습니다. 이것도 우선 화면 크기에 맞춰 리사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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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크기로 표시하면 어떤가요. 화면에 표시되는 깃발의 수가 다릅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가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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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양 옆에 검은색으로 사진이 표시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처음에는 프로그램이 이상해진 건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사진 크기보다 모니터 해상도가 더 커서 표시되지 않는 것이었던 겁니다.

 

구형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긴 하지만 그래도 저게 명색이 천만화소에 원본 파일인데. 이제는 모니터의 해상도가 남아돌게 되었군요. 기술이 이 정도로 발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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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삼성 U28D590는 3840x2160의 높은 해상도를 6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은 모니터입니다. 그럼 어떻게 가격을 낮출 수 있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TN 패널을 썼거든요.

 

TN 패널은 가격이 저렴하고 응답 속도가 빠르다는 등의 장점이 있지만, 요새는 다들 응답 속도가 괜찮게 나오다보니 장점은 오직 가격 한가지가 남았습니다. 단점은 시야각이 상대적으로 좁다는 것과 시야에 따라 색상 반전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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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매직 앵글을 설명하면서 보신 거지만, 모니터를 보는 각도를 다르게 하니 밝기가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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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위로 올라가니 차이가 더 심해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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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해야겠지요. 저 각도에서 이 모니터를 볼 일이 과연 있겠느냐는 논외로 치고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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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상하 시야각 뿐만 아니라 좌우 시야각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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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옆으로 가니 사진을 알아보기가 힘들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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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모니터를 사는 분들은 동영상 시청이나 게임을 위해서 이 모니터를 고르진 않을 것입니다. 항상 모니터 앞에 앉아 정면을 바라보며 쓰고 있는 시간이 절대 대부분을 차지하겠지요. 그래서 멀티미디어 용도의 모니터보다 시야각이 덜 중요하긴 하겠지만, 어쨌건 TN 특유의 좁은 시야각은 단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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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인적으로 TN 패널의 모니터에서 시야각은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컴퓨터를 누워서 쓸 일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요. 다만 그거보다 더 큰 단점은 색 반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시로 기글의 댓글 창을 띄워 봤습니다. 그냥 눈에 띄는 게 이거라서 이걸 표시한거지 절대 다른 의미는 없어요(...).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그냥 리플은 하얀색이고 리리플은 회색이 배경으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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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의자에서 일어서면 색이 달라집니다. 리리플과 원 리플의 색상 차이가 거의 사라졌고, 리리플의 아래에 있는 리플들 배경색이 바뀌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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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도를 더 크게 벌리면 색이 더 변하게 되지요. 이쯤 되면 화면의 색에 그라디에이션이 생겼다고 해야 할 정도로 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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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도를 더 크게 하면 이렇게.

 

모니터 정면에 앉아서 혼자서 보는 거라면 시야각이나 색상 반전, 그라디에이션은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만, 두 사람 이상이 모니터를 보게다면 아무래도 눈에 거슬리는 경우가 있겠지요. 앞서 OSD에서 소개한 매직 앵글로 어느 정도 완화는 가능하겠지만요.

 

그러나 이런 점이 있다고 해서 삼성 U28D590의 '화질'이 나쁜 건 아닙니다. 앞서 본대로 해상도가 높으니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색 표현에 있어서도 결코 부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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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인 장비는 아니지만, 간단하게 스파이더를 써서 색 표현이 어떤지 보도록 하지요. 이것은 모니터의 컬러 캘리브레이션 작업을 하지 않았을 때의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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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정을 하면 이렇습니다. 색이 변하긴 변했지만 그리 많이 변한 건 아니에요. 이건 그래프를 보면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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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교정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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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교정 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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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하기 전과 교정한 후의 편차가 이 정도면 그리 큰 편이 아니지 싶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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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기존에 사용중이던 27인치. 오른쪽에 붙어있는 굵은 선이 교정 후, 왼쪽에 치우쳐져 있는데다 따로 분리된 3개의 선이 교정 전입니다. 그나마 이 모니터는 제가 가지고 있는 2대의 27인치 모니터 중 색 표현이 정확한 편이라 메인 모니터로 쓰고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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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U28D590이 교정을 하지 않아도 색 표현이 괜찮은 편으로 보인다고 말하는 건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물론 교정을 하면 더 정확한 색에 가까운 화면을 볼 수 있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모니터를 교정해서 쓰긴 어려우니 처음부터 정확한 색을 표시하는 걸 사는 편이 더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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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전력 사용량을 봅시다. 이건 밝기를 100%로 했을 때인데요. 공식 소비전력인 32W보다는 조금 높게 나왔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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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밝기를 절반 정도로 줄이니 27.5W 정도로 떨어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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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사용은 불가능하겠지만, 밝기를 가장 어둡게 하자 15.5W가 됐습니다.

 

화면 크기가 28인치고 해상도는 3840x2160로 모니터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지만, LED 백라이트 덕분에 전기를 많이 쓰는 건 아닙니다. 발열 역시 말할 것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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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정리해 볼까요.

 

4K 모니터 중에 IPS 패널을 쓴 모니터가 없는 건 아닙니다. 근데 그 중에서 가장 저렴한 ASUS 제품이 430만원 정도 하네요. 다른 모니터들은 2천만원대로 가격이 껑충 뛰어버리고. 그러니 TN의 단점이 불편하다고 말하는 분들이 이해는 되지만, 이걸 살 바에는 IPS 패널을 쓰는 4K를 사겠다라는 말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가격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나니까요.

 

또 TN이라고 해도 '모니터를 혼자 쓰며 정면에서 바라보는' 용도라면 결코 꿀리지 않을 정도까지 발전했습니다. 위 사진에서 비교용으로 같이 찍은 모니터가 IPS 패널을 쓰지만, 그 모니터에 비해 색감이나 화질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으셨나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비록 사진으로 보시는 거라서 확실히 구분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최소한 제가 쓰면서 그런 느낌을 받진 못했습니다.

 

따라서 28인치 크기의 4K 해상도 TN 패널로 한정짓는다면 삼성 외에도 델과 레노버가 있는데요. 레노버는 한국에 들여올지 정해지지 않은데다 해외 출시 가격을 볼 때 한국보다 결코 쌀 것으로 보이지 않으니 넘어 갑시다. 델의 P2815Q는 피벗 스탠드와 USB 허브 등의 부가 기능이 돋보이는 제품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 제품은 '무슨 신호를 연결하건' 30Hz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럼 결론은 하나입니다. 현 시점에서 4K 해상도를 60Hz 리프레시율로 가장 저렴하게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삼성의 U28D590밖에 없다. 이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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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는 아직 게임이나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용으로 쓰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4K 해상도에 맞춰 3D 연산을 하기 위한 그래픽카드의 성능 문제도 그렇고, 영상 쪽에서도 4K 소스가 활성화되지 않았지요. 그러나 한 화면에 표시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압도적이라는 걸 활용해, 멀티태스킹이나 사진/영상 편집 등의 작업에선 독보적인 존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삼성 U28D590는 그런 4K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춰, 4K 모니터의 대중화에 앞장선 제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