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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이 안 되는 미니 ITX 케이스를 쓰리알시스템에서 출시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미니 ITX 케이스가 이 정도 가격이라니 정말 싸죠? 쓰리알시스템 답게 가성비 좋네요. 뭐 이런 식으로 리뷰를 쓰면 되겠군." 그런데 그렇게 리뷰를 쓰는 게 아니라 그렇게 생각했었다고 말하는 이유는 X100을 직접 만져보니 생각이 달라져서 그렇습니다.

 

쓰리알시스템에서 X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한번에 케이스를 5개를 보내는 바람에 저것들을 어느 세월에 끝내나 하며 고민하다가 제일 작은 것부터 하자는 생각으로 X100을 가장 먼저 골랐지만, 만지면 만져불수록 X100은 그저 작고 저렴한 케이스가 아니라 미니 ITX 케이스 시장의 전체 판도를 뒤집어 엎을 정도로 묵직한 녀석이라는 확신이 강하게 들게 되더라구요.

 

X100이 이 정도인데 아직 차마 포장을 열어보지 못한 다른 X 시리즈 케이스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벌써부터 기대가 되지만, 그 전에 X100의 어떤 점이 저를 이렇게 사로잡았는지부터 먼저 소개를 마치는 게 순서일 것 같군요. 쓰리알시스템의 새로운 케이스 라인업인 X 시리즈의 막내, X100 미니 ITX 케이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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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시리즈는 박스 디자인부터 기존 쓰리알시스템 케이스와는 다릅니다. 아무런 인쇄가 되어 있지 않은 무지 박스에 X100 제품 스티커를 붙여 놓아 깔끔한 인상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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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로 케이스를 감싸고 양쪽에 완충재를 채워 넣어 단단하게 고정 및 지탱한다는 점은 여느 케이스 포장과 같으나, 흔한 스티로폼이 아니라 폴리에틸렌을 쓰네요. 스티로폼이 부서져 가루가 날리지 않으니 개인적으론 매우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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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앞부분은 비닐을 한겹 더 붙여놨네요. 끈적끈적한 접착제가 남지 않는 종이 테이프로 비닐을 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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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ITX 폼펙터는 크기가 워낙 작다 보니 케이스의 모양도 다양합니다. X100은 그 중에서도 큐브형 디자인을 사용했네요. 크기는 166x243x233mm. 가로 너비는 여느 미들타워 ATX 케이스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앞뒤 길이나 위아래 높이는 짧은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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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전면은 헤어라인 무늬가 들어간 패널이 달려 있고 정 중앙에 3R 시스템의 로고가 붙어 있습니다. 확장 베이나 통풍구 같은 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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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상단 앞쪽엔 확장 포트와 전원/리셋 버튼 등이 있습니다. 왼쪽에서부터 USB 2.0 포트 2, 헤드폰/마이크, 리셋, 하드디스크 LED, 전원 LED 겸 전원 버튼입니다. USB 2.0 포트 옆에 빈 자리가 하나 있는데 앞으로 이 부분까지 곽 채운 USB 3.0 포트 버전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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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을 봅시다. 미니 ITX 폼펙터 메인보드, 2개의 확장 카드, ATX 파워를 넣을 수 있네요. 케이스 전면에 달린 120mm 쿨링팬도 보입니다. 확장 슬롯의 고정 장치가 따로 있는 건 마음에 들지만 슬롯 커버가 나사 고정식이 아니라 철판을 떼어내는 방식인 건 좀 아쉽네요. 떼기 아깝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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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입니다. 4개의 고무 다리가 모서리 쪽에 달려 있고 곳곳에 통풍구가 나 있습니다. 특히 전면 커버 아래쪽엔 큰 구멍이 있어 전면 쿨링팬의 공기 흐름을 도와주지요. 바닥의 나사 모양이나 배치를 보면 3.5인치 하드디스크나 2.5인치 SSD를 바닥에 고정하는 구조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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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참 묵직하다. 꺼내서 직접 들어보고 만져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습니다. 크기가 작으니 무게 자체가 많이 나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무게 밀도가 꽤 높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아무것도 넣지 않은 케이스가 묵직하게 느껴진다면 철판이 두겁다는 소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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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판은 손나사가 아니기에 조립할 땐 드라이버가 꼭 필요합니다. 디자인의 일체감을 살리기 위해서 나사도 납작한 걸로 쓴 듯 합니다. 이렇게 분리한 옆판은 마치 맨홀 뚜껑을 여는 것 같은 느낌을 주더라구요. 만졌을 때 느낌도 그렇고 두드렸을 때 나는 소리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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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100이 묵직하고 꽉 찬 느낌을 주는 이유는 바로 이것. 두께가 1mm라서 그렇습니다. 요새 나오는 보급형 케이스에서 0.4mm짜리 철판을 쓰는 것도 흔하고 0.6mm만 되도 두껍다는 소리를 듣는데 1mm니 묵직하다고 느껴지는 게 당연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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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판만 1mm인 건 아닙니다. 케이스의 주요 부분이 다들 1mm 이상의 두께를 자랑합니다. 덕분에 옆판만 두껍고 무거운게 아니라 케이스의 무게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전체적으로 든든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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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철판이 전부였다면 그냥 무겁기만 한 케이스였겠지요. X100은 두터운 철판에 훌륭한 마감을 더했습니다. 케이스의 안과 밖 어느 부분을 만져봐도 거슬리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부드럽고 매끈하게 마감 처리가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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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패널을 열어 봤습니다. 120mm 쿨링팬은 전면 패널이 아니라 케이스 샤시 안쪽에 달려 있네요. 전면 베이가 없기에 굳이 이걸 뜯을 필요는 없습니다. 120mm 쿨링팬을 분리하려고 한다면 여길 열어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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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큐브형 케이스라 했는데, 그 말을 뒤집어 보면 장착할 수 있는 부품의 크기에 상당한 제한이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작게 나왔으니 이것이 큰 단점이 되진 않겠지요. 그래픽카드는 170mm까지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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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역시 최대 길이가 170mm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1000W짜리 대용량 파워를 집어 넣으려는 게 아닌 이상 어지간한 ATX 파워는 다 들어가겠지요. 다만 메인보드 위에 파워가 올라가는 식이기에 CPU의 쿨러 높이는 50mm를 넘어선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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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를 제외한 주요 부품을 장착한 모습입니다. 미니 ITX 메인보드, 듀얼 슬롯 방열판을 지닌 그래픽카드, 3.5인치 하드디스크를 넣었습니다. 메인보드 주변에는 케이블을 돌릴 정도의 공간은 나오지만 파워 케이블이 CPU 쿨러에 걸리지 않도록 신경을 써서 조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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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는 3.5인치나 2.5인치 한개만 장착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지를 여럿 넣은 소형 홈서버를 구축하시려는 분들에겐 단점이 되겠으나, 딱 필요한 최소한의 부품만 장착해서 공간 절약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X100만한 제품을 찾기 힘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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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입니다. 가운데에 크게 뚫려있는 부분이 있고 위아래에도 공간이 있어 케이블을 넘거 선정리를 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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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A 케이블 한개를 세울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은 나옵니다. 포트 부분이 얇은 SATA 파워 케이블도 이쪽 공간으로 넘겨서 넣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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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알시스템 X100은 큐브 형테의 미니 ITX 폼펙터 케이스입니다. 크기를 줄이고 공간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으로서 미니 ITX 메인보드, ATX 파워, 듀얼 슬롯 확장 카드, 2.5인치나 3.5인치 드라이브 1개 등의 시스템 구성에서 가장 기본적인 부품을 장착할 수 있는 케이스입니다. 케이스에서 확장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X100은 컨셉 자체가 작은 공간을 우선시한 것으로 부품이 적게 들어가는 게 당연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X100에서 놀랄만한 점은 3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두께 1mm의 철판과 샤시로 견고하고 믿음이 가는 몸체를 갖췄고, 단순히 두께와 무게만 늘린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마감에 신경 써 제품의 품질을 끌어 올렸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채 3만원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케이스의 품질만 놓고 봤을 때 출시 가격보다 어느 정도 더 비싸게 나왔다고 해도 크게 이상하진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정도면 단순히 가격 대 성능비가 좋은 수준이라고 말하는 것으론 칭찬이 부족한 제품 아닐까요? 글 앞부분에서 미니 ITX 케이스 시장의 전체 판도를 뒤집어 엎을 물건이라 이야기한 것도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물론 언젠가는 다른 회사들도 X100을 따라올 만한 제품을 내놓겠지만, 그 전까지 X100은 미니 ITX 케이스 분야 시장에서 여유 있게 독보적인 위치를 다질 수 있을 것입니다.


개봉해서 조립하고 사진 찍느라 사용감이 남았지만, 이 글에 리플을 다신 분들 중 한분께 리뷰 작성에 사용한 쓰리알시스템 X100을 드립니다. [쓰리알시스템 X100 주세요]라고 리플을 달아 주시면 제가 리플을 읽어보고 뽑도록 하겠습니다. 기간은 11월 5일까지 받겠습니다. 발표 후 3일 안에 배송 정보를 보내 주시고 수령 후 5일 안에 케이스 받았다고 간단하게 사진 찍어서 인증샷만 올려 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