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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서드 마운트 (올림푸스 E-300)

 

 

자유롭게 렌즈 마운트를 바꾼 마미야

 

렌즈 마운트의 변경은 심각한 유저 이탈을 일으키기 때문에 어떤 제조사도 신중하게 결정하지만, 아무 망설임도 없이 마운트 변경을 반복한 제조사도 있습니다. 바로 마미야입니다. (현재 미마야는 카메라 부분을 다른 회사에 양도)

 

마미야는 6×4.5판형이나 6×7판형 중형 카메라 제조사로 알려져 있지만, 이전에는 35mm 판형 SLR도 만들던 곳입니다. 오히려 그 분야에서는 개척자에 가깝습니다. 1949년에 동독 짜이스 이콘이 펜타프리즘을 내장한 35mm 판형 일안리플렉스를 출시한 이후, 일본 제조사도 빠짐없이 펜타프리즘을 탑재한 일안리플렉스 카메라의 개발에 착수했지만, 그 중에서도 마미야는 빠른 행보를 보여 1952년에는 시험 제작기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제품으로 내놓는데 10년 가까이 지나면서 다른 회사에 추월당한 것입니다.

 

그런 미미야는 놀랄만큼 자주 렌즈 마운트를 바꿨습니다. 이게 마미야의 특징일까요? 주변 상황이 달라지거나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 주저하지 않고 마운트를 바꿔 왔습니다. 그 발자취를 더듬어 봅시다.

 

 

시작은 엑사타 마운트

 

마미야 브랜드 최초로 발매된 마미야 프리즈매트 NP(1961년)는 엑사타 마운트를 습니다. 엑사타 마운트는 35mm 판형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의 원조라고도 해야 할, 동독 키네 엑사타에서 쓰는 마운트입니다. 이 마운트는 탑콘(도쿄 광학)도 쓴 것으로, M42 정도는 아니어도 세계적으로 보급된 마운트지만 그 구경이 작다는 게 단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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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야 브랜드로 첫 출시된 35mm 판형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 마미야 프리즈매트 NP

 

당시 엑제타 마운트는 완전 자동 조리개에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프리즈매트 NP도 렌즈에 설치된 개방 레버를 수동으로 조작해 개방하는 '반자동 조리개' 방식을 썼었습니다.

 

그 다음인 1962년에는 완전 자동 조리개인 마미야 프리즈매트 WP가 나왔지만, 여기서 갑작스럽게 전용 바요넷 마운트로 바꿔버립니다. 그것도 이것 한 기종에서 그치게 된 쓴 마운트로, 1964년의 외광식 노출계 내장기 마미야 프리즈매트 CP에서는 M42 마운트로 바꿔버립니다. 그 후TTL 측광의 마미야 세코르 TL, 1000DTL/500DTL에서 M42가 계속 됐지만, 1972년의 마미야 세코르 오트 XTL에선 또 전용 바요넷 마운트로 바뀝니다. 이 기종은 셔터 속도 우선의 자동 노출이 들어갔으니 바디 쪽에서 조리개 제어 기능이 필요하지만, 당연히 이전의 프리즈매트 WP의 마운트와는 다른 것이라 호환성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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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의 마미야 세코르 오트 XTL은 M42 마운트를 버리고 전용 바요넷 마운트를 채용했습니다.

 

 

다시 M42, 그리고 또 전용 바요넷

 

1974년이 되자 마미야 DSX1000/MSX500가 등장하면서 렌즈 마운트는 M42로 돌아옵니다. 다만 이것들은 개방 측광에 고정 장치가 있는 M42 마운트입니다. 앞서 이전 소개한 올림푸스 FTL이나 후지카 ST801등과 호환성은 없습니다. 이것들은 마미야 세코르 1000DTL/500DTL의 후속작으로서 성격이 강하고, 오히려 세코르 오트 XTL은 다른 계열이라 보는 편이 좋을 것입니다.

 

이처럼 M42 마운트는 비교적 오래 지속되었지만, 여기에도 한계가 있는 건 앞서 쓴 대로입니다. 각각의 회사가 빠짐없이 M42 마운트에서 벗어나는 걸 목표로 하면서, 마미야도 1978년에 셔터스피드 우선 AE기의 NC1000S을 내면서 전용 바요넷 마운트로 바꿨습니다. 그러나 이전의 세코르 오트 XTL과는 다른 마운트입니다.

 

그리고 1980년의 마미야 ZE 쿼츠에서는 또 마운트를 바꿨습니다. 크기는 NC1000S와 같은 것이지만 자동 조리개 부분이 달라서 호환성은 없습니다.

 

 

마미야 ZE-X의 선진적인 렌즈 마운트

 

이 ZE 시리즈는 그 후 3개 기종이 나왔는데, 그 중에서도 멀티 모드 자동 노출을 내장한 ZE-X(1981년)는 당시로선 최첨단 노출 제어 기술을 포함한 것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렌즈 마운트에서도 시대를 앞서간 제품입니다. 렌즈와 바디 사이에 전기 접점을 마련해 개방 조리개, 최소 조리개, 초점에 의한 피사체 거리 정보를 전달하는 것으로, 이른바 전자 마운트의 선구자적인 존재가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렌즈에 설치된 조리개 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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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에 나온 마미야 ZE-X. 선진적인 자동 노출계를 내장했지만 렌즈 마운트에서도 선진적이었습니다.

 

당시 일안 리플렌스 교환 렌즈에는 조리개 링이 들어가, 메뉴얼 노출이나 조리개 우선 자동 노출 때는 이것으로 조리개 값을 설정하게 됩니다. 셔터 스피드 우선 자동 노출이나 프로그램 자동 노출의 경우는 이 조리개 링을 정위치(대다수의 경우 최소 조리개를 지나친 위치)로 설정합니다. 조리개 링은 렌즈 내부에서 조리개 구동 기구와 연동해, 자동 조리개를 추출해내 설정해둔 값에서 멈추게 하는 스톱퍼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렌즈를 바디에서 빼고 조리개 링을 돌려도 조작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ZE 마운트의 렌즈에 설치된 조리개 링은 그 렌즈의 조리개에는 전혀 연동하지 않고, 돌려도 조리개를 조작할 수 없습니다. 이 링은 단지 바디 쪽에 설정된 조리개 값을 전달하기만 하며, 바디에서 이 정보에 따라 조리개를 제어하는 시스템입니다.

 

현재의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에서는 바디에서 조리개 값을 설정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이 시기에 실현된 것입니다.

 

이처럼 마미야는 상황의 변화나 신기술의 도입에 맞춰, 호환성이나 사용자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렌즈 마운트를 바꿔 왔습니다. 그 덕분에 최첨단의 스펙을 쉽게 도입할 수 있었는데, 이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을까요?

 

 

기술 혁신이 마운트 변경의 찬스

 

마미야같은 경우는 예외지만, 보통은 유저가 떨어져 나가는 걸 막기 위해 렌즈 마운트 변경의 타이밍은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비교적 쓸 만한 방법이 큰 기술 혁신을 가져오면서 마운트를 바꾸는 방법입니다. 최신 기술을 도입해 비약적으로 카메라의 기능이 상승한다면, 호환성이 조금 불편해도 사용자가 허용해 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 절호의 기회가 SLR의 AF 기능 도입이었습니다. 이 기회를 이용해 렌즈 마운트 변경에 성공한 것이 미놀타와 캐논입니다.

 

미놀타는 1958년에 최초의 일안리플렉스 SR-2에서 바요넷 마운트를 채용한 이후, TTL 개방 측광에 대응한 MC 마운트(1966년), 카메라 바디 쪽에서의 조리개 제어에 대응한 MD 마운트(1977년) 등, 그때그때마다 작은 개조를 통해 지원해 왔습니다. 마운트의 크기는 유지하면서요.

 

그 미놀타가 1985년에 α7000을 출시하면서 렌즈 마운트를 바꿨습니다. 이 α7000은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의 자동 초점을 정말 실용화 단계로 구현한 최초의 카메라입니다. 그 전까지 SLR의 AF화는 몇 번 시도됐고 제품도 나왔지만, 모두 렌즈에 AF 구동용 모터를 내장한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만큼 크기가 작으면서 성능이 좋은 모터를 얻을 수 없었기 때문에, 모터를 내장한 AF 렌즈는 개구리를 삼킨 뱀처럼 꼴사납고 크기도 컸지만, 미놀타는 AF 구동용 모터를 카메라에 내장해 렌즈 마운트에 설치된 커플러를 통해 렌즈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방법을 채택,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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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놀타 MC 마운트(좌)와 미놀타 α마운트(우). 3개의 고정 부분이 나온 바요넷 마운트지만, 구경이 커지면서 카메라에 달린 AF 모터의 회전력을 전달하는 커플링과 전기 접점이 추가됐습니다.

 

당연히 지금까지 미놀타의 교환 렌즈는 사용할 수 없게 되지만, 그 대신 제대로 실용적인 자동 초점 기능을 쓸 수 있게 되면서 사용자들도 납득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이 α7000의 렌즈 마운트는 지금도 소니의 A마운트로 살아 남았습니다.

 

이처럼 캐논도 자동 초점에 맞춰 렌즈 마운트를 바꾸는 데 성공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캐논은 스피곳 마운트에서 벗어날 기회를 살피고 있었는데, 정말 천재일우의 기회였던 것입니다.

 

캐논의 경우는 미놀타와 다르게 AF의 구동용 모터를 렌즈에 넣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DC모터가 아니고 완전히 새로운 초음파 모터를 개발해 내장했던 것입니다. 거기에 따라 렌즈의 극단적인 대형화를 막았고 AF 성능의 향상까지 성공했습니다. 또 조리개 구동도 전동으로 만들어 전혀 기계적인 연동이 없는 전자 마운트를 실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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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FD 마운트(좌)와 캐논 EF 마운트(우). 스피곳 마운트가 바요넷 마운트가 되면서 구경도 커졌고 기계적인 연동이 전혀 없는 전자 마운트가 됐습니다.

 

이 만큼의 신기술을 포함시킨 것이라면 렌즈 마운트의 변경도 설득력 있는 것이 됩니다.

 

 

DSLR 카메라의 마운트

 

기술 혁신이라는 의미에서는 필름 SLR부터 DSLR로 넘어오면서 생긴 변화가 AF보다 한층 더 큰 기술 혁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것도 렌즈 마운트 변경의 큰 기회였지만, 이 기회를 이용해 렌즈 마운트를 변경한 예는 적습니다.

 

자동 초점과 다르게 DSLR 카메라의 보급은 완만하게 진행됐습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언제 어느 정도 보급하는지 시장의 모습을 보면서 개발을 진행시켜 갈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에는 렌즈 마운트의 변경이라하는 모험은 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시스템을 최대한 이용하면서 DSLR 카메라로 바꿔 나가는 것이 유리한 방법이며, 그 때문에 대부분의 제조사가 필름 SLR의 렌즈 마운트를 유용해 지금까지의 교환 렌즈 자산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중 예외가 올림푸스입니다. 포서즈라는 새로운 디지털 카메라 전용 포맷을 제창해, 렌즈 마운트도 디지털 방식에 맞춰 완전히 새로운 마운트로 바꿨습니다. 그 배경에는 올림푸스가 AF SLR에 늦어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미러리스

 

미러리스 카메라(넌 리플렉스 카메라)의 등장은 렌즈 교환 카메라의 또 다른 큰 혁신이었습니다. 이 기회를 맞이해 대부분의 회사가 새로운 렌즈 마운트를 만들었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특징을 살리려면 플랜지백이 짧은 새 마운트를 쓰는 것이 유리한 방법이며, 이것은 마운트의 변경이 아니라 마운트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니 사용자가 쉽게 받아들인다는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그리고 많은 제조사가 순정 마운트 아답터를 출시해 기존의 SLR용 렌즈를 쓸 수도 있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렌즈 마운트에 대해서는 조만간 다른 글에서 따로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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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서드 마운트(왼쪽)과 마이크로 포서드 마운트(오른쪽). 포서드는 DSLR 카메라용 규격으로 올림푸스 등의 회사가 제창했습니다. 이것을 미러리스 카메라용으로 만든 것이 마이크로 포서드입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에 대해선 나중에.

 

출처: http://dc.watch.impress.co.jp/docs/review/lensmount/20121204_57708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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