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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클럭. 컴퓨터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의 끊이지 않을 주제입니다. 비록 최근 몇 년 사이엔 그 열기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여러 부분에서 오버클럭을 제한하는 요소가 생기면서 예전만큼 오버를 하긴 힘들어졌지요. 하지만 역시를 돌이켜 보면, 오버클럭 하나만으로 그 시대에 이름을 남긴 CPU가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중에서 과연 몇 개나 써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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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i486 DX2

 

폭넓게 설정할 수 있는 버스와, 최초로 '배수'라는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에 감사합시다. 오버클럭이 데뷔는 정말 쉬웠지요. 1992년에는 이 CPU의 3가지 버전이 나왔는데, 40MHz(20MHz×2), 50MHz(25MHz×2), 66MHz(33MHz×2)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버클럭커들은 제일 싼 i486DX-40만 샀죠. 왜냐. 메인보드에서 버스 스피드를 20Mhz에서 33Mhz로 올리면 최고급형인 i486DX-66으로 변신하니까.

 

더욱 중요한 건, i486DX-66의 도배 가가 당시 천 달러에 이르렀다는 것(1992년의 천 달러입니다. 지금의 천 달러가 아니라). 하지만 나머지 두 개는 몇 백 달러면 살 수 있었지요. 조금만 공을 들이면 60%의 성능 향상을 볼 수 있었으니,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도 당연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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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펜티엄 MMX 166

 

1997년에 탄생한 이 CPU는, 강화된 멀티미디어 명령어 셋트인 MMX와, 용량이 두배로 늘어난 32KB L1 캐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속도가 더욱 빨랐을 뿐만 아니라, 오버클럭을 하기도 더욱 좋았지요.

 

최고급형 펜티엄 MMX 233은 가격이 600달러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166MHz 버전은 200달러나 싸면서, 아주 간단하게 233Mhz로 오버할 수 있었지요. 심지어 버스 스피드를 83MHz로 올려 클럭을 250MHz로 만드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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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셀러론 300A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오버클럭 역사상 가장 유명한 녀석입니다. 오버클럭을 보급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운 물건이기도 하지요.

 

1998년에 탄생해, 멘도시노 코어를 쓴 이 제품은 원래 성능이 매우 낮았습니다. L2 캐시를 펜티엄 2처럼 CPU 안에 넣은 게 아니라 원가 절감을 위해 밖으로 뺐고, 용량은 3/4로 줄여 128KB만 남겼습니다. 그리고 원문에는 안 써졌는데 아마 이게 풀 스피드 캐시도 아니었을거라.

 

하지만 가격이 180달러 '밖에' 안 됐습니다. 지금 보면 셀러론 주제에 무슨 코어 i5급이여 싶지만 당시엔 싼 거였어요. 그러나 버스 스피드를 66Mhz에서 100Mhz로 높이면, 클럭을 450Mhz로 찍을 수 있었습니다. 500달러짜리 펜티엄 2 450 급의 클럭이 나오는 거에요. 심지어, 거의 모든 셀러론 300A가 이런 오버클럭이 가능했습니다. 이 때부터 200달러 미만의 프로세서가 가격대 성능비의 제왕으로 군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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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티엄 3 500E

 

2000년에 발표됐고, 180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조됐으며, 256KB L2 캐시를 내장한 이 제품은, 처음에는 슬롯 1으로 나왔다가 나중에 소켓 370으로 바꾸게 됩니다.

 

일부 기능을 잘라낸 셀러론, 그리고 이 단락의 주인공인 펜티엄 3 500E는, 상위 모델인 펜티엄 3 750과 아키텍처가 완전히 같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240달러, 상위 버전은 800달러죠. 그저 FSB를 150Mhz로 올리가만 하면 펜티엄 3 500E는 750MHz로 작동합니다. 천 달러에 육박하는 펜티엄 3 1GHz에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게 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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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애슬론/듀론 600

 

AMD의 첫번째 애슬론은 슬롯 A로 나왔습니다. 브릿지를 억지로 끊으면 오버클럭을 할 수 있었는데, 이 방식은 이미 오버클럭커들에게 널리 보급된 것이었습니다. 2000년에 썬더버트/스핏파이어 코어가 나오고, AMD는 소켓 A로 바꿨는데 이게 오버클럭이 더 쉬웠습니다.

 

그냥 평범한 연필-컨덕티브 펜이면 더 좋지만-으로 4개의 작은 브릿지를 이어주면 배수 고정이 풀립니다. 80달러짜리 듀론 600이 1GHz로 둔갑하면서 360달러에 팔리는 애슬론 950과 비슷한 성능을 내게 된 것이지요. 애슬론의 경우 1GHz 이상으로 오버클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절에 클럭이 1GHz가 넘는 CPU는 결코 흔하지 않았어요.

 

나중에 팔로미노 코어부터는 이 연필 신공이 막히게 됐지만, AMD는 오버클럭커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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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애슬론 XP-M 2500+

 

그 유명한 바톤 코어를 쓴 CPU입니다. 데스크탑 버전보다 모바일 버전이 오버클럭이 훨씬 더 잘 됐지요. 데스크탑 버전 XP 2500+보다 24달러가 비쌌지만 코어 전압은 1.45V밖에 안 됐습니다. 그리고 배수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구요. ㅓㄱ분에 가볍게 1.83GHz를 넘어 2.5GHz를 찍기도 했고, 심지어 2.7GHz를 만든 사람도 있었습니다.

 

한국에선 모톤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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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펜티엄 4 1.6A

 

최초의 펜티엄 4는 윌라멧 코어를 썼습니다. 2001년에 후속작인 노스우드가 큰 인기를 모았는데, L2 캐시는 512KB로 늘어나고 제조 공정은 130나노로 발전했지요. 펜티엄 4 1.6A는 300달러에 팔렸는데, 기본 쿨러에서 간단하게 2.4Ghz로 오버클럭할 수 있었습니다. 560달러에 팔리는 최상위 모델 펜티엄 4 1.8GHz를 간단하게 뛰어 넘은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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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옵테론 144

 

애슬론 64는 성능이 뛰어났지만 오버클럭은 펜티엄 4만큼 되진 않았습니다. 2005년에 AMD는 서버용 프로세서인 옵테론 144 1.8GHz를 출시했는데, 가격은 150달러도 안 됐고 소켓 939 메인보드에 언버퍼드 DDR 메모리를 쓸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서버 프로세서지만 일반 데스크탑 플랫폼에서 사용이 가능했다는 소리.

 

제일 중요한 건, 이 프로세서가 오버클럭이 매우 잘 됐다는 소리입니다. 3Ghz를 찍을 수 있었으니까요. 당시 일반 데스크탑 프로세서 중 최고봉인 애슬론 FX-57조차도 2.8GHz밖에 안 됐고 가격은 무려 천달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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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펜티엄 D 820/805

 

2005년에 펜티엄은 애슬론에게 뒤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낮은 가격을 내세워 경쟁을 했지요. 펜티엄 D 820은 240달러밖에 안 했는데, 애슬론 64 X2 4200+은 그보다 백달러는 더 줘야 했으니까요.

 

펜티엄 D 820의 기본 성능은 그저 그랬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프로세서를 3.8GHz로 오버클럭할 수 있었고, 일부 제품은 4Ghz를 넘길 수도 있었습니다.

 

다음해에 나온 펜티엄 D 805는 130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4.1Ghz로 오버클럭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뭐, 이때까지만 해도 AMD가 잘 나가고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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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펜티엄 E2000, 코어 2 듀오 E6000/E8000

 

2006년에 콘로가 탄생하면서 인텔이 그 동안의 설움에서 벗어났습니다. 또 오버클럭이 다시 흥했던 시절이 이 때이기도 합니다.

 

먼저 펜티엄 듀얼코어를 봅시다. 코어 2 듀오에서 L2 캐시를 1MB로 줄여 만든 제품이지요. E2140은 1.6GHz, E2160은 1.8GHz로 각각 80달러와 90달러면 살 수 있었는데, 오버클럭을 3Ghz 이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E6300 1.86GHz는 200달러도 안 했지만 4GHz 이상으로 올릴 수 있었지요. 580달러에 판매되는 고급형 모델인 E6700 2.67GHz가 부러울 게 없습니다.

 

울프데일로 코어를 바꾼 E8000 시리즈는 45나노 공정을 사용했습니다. E8400 3Ghz는 매우 간단하게 4GHz로 만들 수 있었지요. 그냥 한줄 요약하면, 코어 2 듀오 시리즈 프로세서 중에 오버가 잘 안 되는 놈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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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코어 2 쿼드 Q6600

 

2007년에 나온 이 프로세서는 긴 신화를 쓰게 됩니다. AMD가 여기에 맞설 만한 제품이 없던 상황에서, Q6600은 너무나도 유명한 제품이 됐지요.

 

사실 그게 이상한 것도 아닙니다. 65나노 공정, 코어 2 아키텍처, 기본 클럭 2.4GHz, 오버하면 3.5GHz는 간단. 당시에 구할 수 있었던 데스크탑 쿼드코어 중 가장 뛰어나다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Q6600은 발매 초기 가격이 850달러였지만 3년 후에는 200달러 정도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면서 더욱 인기가 높아졌지요. 2011년에 Q9550이 나와서 대체됐는데, 후속작 역시 오버가 괜찮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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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코어 i7-920

 

2008년의 네할렘 아키텍처를 쓴 코어 i7 프로세서가 나왔습니다. 사라졌던 하이퍼스레딩 기술을 다시 도입했고, 트리플채널 메모리 컨트롤러와 새로운 LGA 1136 소켓을 쓴 것이 특징입니다.

 

플래그쉽인 코어 i7-965X 3.2GHz는 천 달러가 넘는 비싼 가격에 배수락이 해제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285달러면 살 수 있는 코어 i7-920 2.67GHz는 비록 배수락은 걸려 있어도, 시스템 버스를 조절해 간단하게 4GHz 이상으로 오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매우 안정적으로 작동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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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페넘 II X2 550//X3 720 블랙 에디션

 

페넘은 애슬론만큼 인기가 좋진 않았지만, AMD의 블랙 에디션은 많은 인기를 모았습니다. 블랙 에디션 이외에 다른 제품들은 배수락이 걸려 있었으니까요. X2 550, X3 720은 모두 쿼드코어에서 몇 개 코어를 막아 내놓은 제품이지만, 나중에 막았던 코어를 살리는 방법이 알려지면서 '코어 부활'이 큰 유행을 끌게 됩니다. 모든 코어를 다 살리고도 3GHz 이상의 클럭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니 인기가 좋을 수 밖에요.

 

AMD가 알면서 그랬을지 모르고 그랬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코어 부활의 존재를 묵인하는 분위기로 갔습니다. 심지어 이를 통해 판매량을 자극하기도 했지요. 코어 부활이 안된다 하더라도 이들 프로세서의 배수는 매우 낮아 오버클럭에는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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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코어 i5-2500K

 

인텔은 최근 X와 K가 붙는 프로세서만 배수 락을 해제했습니다. 32나노 샌디 브릿지는 최상위 코어 i7 프로세서서 쓸 수 잇는 하이퍼스레딩은 없었고, L2 캐시도 2MB로 줄였지만, 배수 락을 해제하면 공냉에서 클럭을 3.3GHz에서 4.5GHz로 오버클럭할 수 있었습니다. 225달러라는 가격도 괜찮았구요.

 

아이비브릿지와 하스웰 같은 후속작들이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오버클럭은 샌디브릿지만큼 된다는 평가가 나오진 않네요. 히트 스프레더 문제도 있겠지만.

 

소스: http://news.mydrivers.com/1/269/269781_all.ht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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