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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L 마운트 렌즈를 M 마운트에서 쓸 수 있게 해주는 어댑터. 파인더 프레임이 바뀌면서 총 3종류가 나왔습니다. 여기에 나온 건 50mm용(왼쪽)과 90mm용(오른쪽)

 

 

렌즈 마운트 호환성

 

일반적으로 렌즈 마운트는 거의 호환성이 없습니다. 제조사에 따라 렌즈 마운트의 겨격이 다르며, 경우에 따라서는 제조사가 같은데도 기종에 따라 마운트가 달라집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바디가 다르면 렌즈도 다른 걸 사야 하니까 불편합니다. 그럼 왜 호환성을 실현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 중 하나는 지금까지 썼던 대로 기업이 사용자를 관리하기 위해서입니다. 특정 회사의 카메라 바디에 같은 회사의 렌즈만 쓸 수 있다면 사용자는 그 회사의 교환식 렌즈를 살 수밖에 없습니다. 또 새 기능을 탑재한 바디가 등장했을 때도, 이미 가지고 있는 렌즈를 활용하기 위해 같은 제조사의 바디를 구입하게 됩니다.

 

다른 이유는 기술 혁신 때문입니다. 이것도 전에 말한 대로 어떤 기술 혁신이 생기면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 렌즈 마운트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와 동력 구동의 규격도 바꿔야 합니다. 자사 카메라 바디와 교환식 렌즈라면 이용자를 확보해야 하니까 최대한 호환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지만, 다른 회사의 제품까지 고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 세계적인 호환성을 가지고 있던 M42 마운트가 TTL개방 측광과 AE가 대세를 이루게 되면서, 독자적인 조리개 값 연동 방식이 등장하면서 결과적으로 호환성이 사라진 것이 이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또 마찬가지로 비교적 많은 제조사가 사용하던 K 마운트도 자동 노출과 자동 초점의 도입에 따라 수정이 되면서 유니버셜 마운트로서의 지위를 잃게 됐습니다.

 

이런 이유로 각 회사의 독자적인 렌즈 마운트를 쓰게 된 것이나, 두번째 이유의 경우 기술 혁신이 어느 정도 끝난 지금은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매우 한정된 범위이긴 하나 포서드나 마이크로 포서드처럼 업체 간의 호환성을 확보한 렌즈 마운트 규격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운트 어댑터(레인지 파인더 카메라의 경우)

 

그러나 사용자 입장에선 똑같은 회사의 바디와 렌즈 뿐만 아니라, 서로 호환되지 않는 다른 조합을 써보고 싶다는 요구도 나오게 됩니다. 이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 마운트 어댑터-렌즈 어댑터-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마운트 어댑터에 대한 요구는 렌지 파인더 카메라 시절에는 별로 대단할 것이 없었습니다. SLR만큼 렌즈 교환의 자유도도 없었고 무엇보다 다른 마운트의 렌즈를 쓰면 연동된 거리계를 쓰지 못하는 등의 불편함이 있어, 당시로선 큰 단점이 됐던 것입니다.

 

이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에서 마운트 어댑터의 존재가 크게 부각된 것은 1954년의 라이카 M3이 등장하면서부터입니다. 그 전까지 스크류 마운트(라이카 L 마운트)를 쓰다가 바요넷 마운트로 렌즈 마운트가 바뀌었는데, 여기에 맞춰 L 마운트의 렌즈를 M 마운트의 바디에서 쓸 수 있도록 하는 순정 마운트 어댑터가 출시됐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바요넷 마운트로 바꾸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그 전까지 라이카를 쓰던 사용자를 될 수 있으면 안가 가자는 의도에서 나온 것입니다.

 

M 마운트의 플렌지백은 L 마운트보다 1mm 짧은데 그 어댑터는 바로 이 차이를 이용했습니다. 거리계 연동을 위한 장치의 움직임은 L 마운트 그대로이며 구형 렌즈를 써도 그대로 거리계가 연동됩니다. M 마운트는 렌즈의 초점 거리 정보는 바요넷의 돌출부 길이로 바디에 전달해 프레임을 바꾸는 기능이 새로 생겼는데, 이 점은 초점 거리에 맞춰 3종류의 어댑터를 출시하는 것으로 대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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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마운트 어댑터를 M 마운트 바디에 장착. 플렌지백이 1mm 차이난다는 점을 이용합니다. 거리 연동은 L 마운트 렌즈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원래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의 경우에는 렌즈 마운트를 통해 전달하는 정보의 종류가 적어 이처럼 별 탈 없이 마운트 어댑터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M 마운트는 디지털 시대에 6비트 정보가 추가된 것이 고작이며 그나마 전달 정보도 많지 않습니다. 대신 자동 초점이나 손떨림 보정도 없습니다.

 

 

마운트 어댑터(펜탁스의 경우)

 

SLR도 초기에는 전달 정보가 매우 적어 마운트 어댑터를 만들기 쉬웠습니다. 실제로 야시카 펜타매틱과 미란다처럼 다양한 마운트 어댑터를 준비해 타사 렌즈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경우도 있었는데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았습니다.

 

SLR의 마운트 어댑터에서 가장 빠른 시도에 속하는 건 아사히 플렉스용 렌즈를 아사히 펜탁스에 장착하도록 한 것입니다. 현재 펜탁스 리코의 전신인 아사히 옵틱스에선 웨이스트 레벨 파인더 형식의 아사히 플렉스에서 SLR을 만들었다가, 나중에는 펜타프리즘을 쓴 아사히 펜탁스는 1957년에 출시하면서 렌즈 마운트를 M42로 바꿨습니다. 그때 라이카와 같은 이유로 마운트 어댑터를 내게 됩니다.

 

아사히 플렉스의 마운트는 지름 37mm의 스크류 마운트이며 플렌지백은 M42 마운트와 같은 45.5mm입니다. 라이카처럼 플렌지백의 차이를 이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바디 쪽 마운트의 기준면에 폭 1mm의 차이를 둬서 여기에 어댑터를 붙이는 형태로 장착합니다. 펜탁스의 M42 마운트에 이 부분이 있다는 걸 발견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 이유는 마운트 어댑터를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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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의 M42 마운트에 있는 1mm의 차이. 이것은 아사히 플렉스용 렌즈를 장착하는 마운트 어댑터 대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이런 시도는 펜탁스가 1975년에 K 마운트로 바꿀 때도 있었습니다. K마운트의 플렌지 백은 역시 45.5mm이며, 바디 쪽 마운트가 패여 있어 M42 마운트 어댑터가 그 안으로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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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는 K 마운트에 M42 마운트를 장착하기 위한 마운트 어댑터에서도 같은 방법을 썼습니다. 마운트 어댑터는 K 마운트의 기준면과 고정 장치 사이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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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42 마운트용 마운트 어댑터를 K 마운트 바디에 장착했을 때. 어댑터는 K 마운트의 기준면보다 살짝 들어간 곳에 위치합니다. 그래서 플렌지백은 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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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터가 안쪽으로 들어가면 잠금장치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바디 쪽 마운트에는 이 어댑터가 돌아가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가 있습니다.

 

 

마운트 어댑터의 조건

 

호환되지 않는 렌즈를 바디에 장착해 쓰도록 하는 것이 마운터 어댑터입니다. 정보 전달은 논외로 치더라도 마운트 어댑터를 만드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1. 바디 쪽의 마운트 구경이 렌즈 쪽의 마운트 구경보다 클 것

 

특히 플렌지백이 짧을 때는 이 조건이 절대적입니다. 라이카 M 마운트는 구경이 43.9mm로 L 마운트의 39mm보다 크며, K 마운트는 구경 45mm로 M42 마운트의 42mm보다 크니까 앞서 설명한 어댑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경이 38mm로 작은 편인 엑사타 마운트용 바디에 다른 35mm SLR 카메라용 렌즈를 장착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플렌지백이 충분히 차이난다면 구경이 맞지 않아도 어댑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촬상면이 큰 카메라용 렌즈를 촬상면이 작고 마운트 구경도 작은 카메라 바디에 장착하는 어댑터는 많습니다. 펜탁스 645용 렌즈를 K 마운트 바디에 장착하는 어댑터가 대표적입니다. 최근에는 플렌지백이 짧은 미러리스 카메라가 보급되고 센서 크기도 다양해지면서 이 방법이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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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쪽 마운트의 구경이 렌즈 쪽 마운트 구경보다 작아도 플렌지백에 충분한 차이가 있다면 마운트 어댑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은 마이크로 포서드 바디(왼쪽)에 포서드 렌즈를 장착하는 마운트 어댑터(오른쪽)입니다.

 

 

2. 바디 쪽 마운트의 플렌지백이 렌즈 쪽 마운트의 플렌지 백보다 짧아야 함

 

이건 까다로운 조건입니다. 마운트 어댑터는 렌즈와 바디 사이에 위치하니까 렌즈가 정상 위치보다 더 앞쪽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 때 실제 플렌지 백은 바디의 플렌지 백과 마운트 어댑터 두께를 더한 것이니, 렌즈 쪽 플렌지백이 이것과 맞지 않으면 초점 위치가 어긋나게 됩니다.

 

렌즈 쪽 플렌지백이 짧다면 원래 위치보다 렌즈가 앞으로 나오면서 보다 가까운 거리에 초점이 맞게 됩니다. 얼마나 앞으로 나오는지, 렌즈의 초점 거리는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무한대의 초점이 맞지 않아 접사 전용 렌즈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플렌지백 44mm의 캐논 EF 마운트 바디에 플렌지백 46.5mm의 니콘 F 마운트 렌즈를 장착한다면 2.5mm의 여유가 있으니까 이를 이용해 마운트 어댑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는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그런 어댑터를 만들었다고 해도 무한대에 초점을 맞출 수 없어 접사 전용이 됩니다. 심지어는 데이터 전달에서도 문제가 생기는데 이 부분은 다음번에 설명합니다.

 

일부 어댑터 중에는 광학 계통을 넣어 초점 위치를 보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하면 렌즈가 원래 가지고 있는 광학적 특성과 수차의 균형이 변해 그리 선호되는 방법은 아닙니다.

 

출처: http://dc.watch.impress.co.jp/docs/review/lensmount/20130417_5960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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