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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가 개발중인 가상 현실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 프로젝트 모피어스

 

가상 현실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인 프로젝트 모피어스의 기술 데모로서 반다이 남코 게임의 철권 팀이 제작한 섬머 레슨은 발표와 함께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여기에선 이게 어떤 이유로 태어났는지, 기술적인 요소는 무엇이 있는지를 프로듀서인 하라다 가쓰히로, 기획을 담당한 타마키 아야와 인터뷰했습니다.

 

 

시선에 반응해 태도가 변화함. 캐릭터 모델은 렌즈의 왜곡을 계산해서 제작


질문: 오늘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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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이 남코 게임 제 1사업 분부 제너럴 매니저 치프 프로듀서 하라다 가쓰히로


하라다: 잘 부탁 드립니다. 우선 실제 플레이부터 시작할까 하는데요. 캐릭터가 여러가지 물어보면 화면에 Yes와 No가 뜹니다. 고개를 끄덕이면 Yes, 옆으로 흔들면 No가 되니 시험해 보세요.

 

질문: 알겠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나옴). 화면의 캐릭터가 저를 피하네요? 

하라다: 자세 제어에 꽤 신경을 써서 캐릭터가 어떤 자세에서든 이쪽과 충돌을 피하도록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 도중에 책을 찾는 부분이 있는데요. 찾아낸 책을 보고 있으면 캐릭터가 책을 집어줄 것입니다.

 

질문:  본다구요? 아, 손이 아니라 시선으로 조작하는 것이군요.

하라다: 시선입니다. 기본적으로 손에 들고 있는 컨트롤러 같은 인터페이스는 쓰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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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반에서 빨간 책을 찾으면 거기에 시선을 고정합시다. 그러면 책을 건네줍니다. 다만 이것은 초기 스크린샷이며 실제 게임은 이보다 화면 표시 내용이 더 늘었다고 하네요.


질문: 어? 이번에는 캐릭터가 왠지 화가 난 것 같은데요?

하라다: 기본적으로 캐릭터는 플레이어의 시선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캐릭터가 싫다고 판단하면 현실과 비슷하게 싫어하는 반응을 합니다. 예를 들어 계속해서 딴데를 보고 있으면 화를 낼 거에요. 인공 지능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 정보를 축척하게 됩니다.


타마키: 가상 현실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에서 봤을 때 화면 중심이 어디인지를, 캐릭터가 플레이어를 통해 보는 위치로 인식하고 있군요.


하라다: 그것이 눈의 표정에 나옵니다.

질문: 그렇군요. 그런데 저와 충돌을 피한다면 가상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잠수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나요?

 

하라다: 기본적으로 숨지는 않도록 설계했습니다. 다만 빠르게 돌진하거나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눈을 가렸을 때처럼 화면이 검게 됩니다.

 

질문: 그렇군요.

하라다: VR-가상 현실-이라면 화려한 게임을 상상할지도 모르겠지만, 놀이기구처럼 급격하게 움직이고 수평선과 지평선을 기울이는 건 사실 VR에 적합하게 만들기가 참 힘듭니다. 섬머 레슨은 큰 움직임 없이 시선만으로 플레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입니다.

질문: 옆에 앉으면 얼굴 앞의 귓가부터 뒤까지 잘 보이기에 정말 바로 옆에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건 3D와는 또 다른 감각이군요.

하라다: 여성 캐릭터를 쓰는 것도 오랬동안 생각한 끝에 내린 결단입니다. 고민한 이유 중 하나는 만들기 어렵다는 게 있지요. 여자를 그리면 평범한 정물화를 그리는 것보다 곡선을 그리기 대단히 어렵습니다. 남자는 그냥 찡그린 얼굴을 그리면 멋져 보이지만, 여자는 얼굴의 움직임에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하거든요. 귀여우면서도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며, 움직임에 부드러움을 더하고 전체적인 몸을 깔끔하게 그려내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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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일부러 어려운 것부터 시작하셨군요.

하라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곰이나 캥거루처럼 별로 본 적이 없는 것이라면 눈 앞에 있다고 해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결국 그렇게 되면 남자와 여자밖에 남는 게 없는데 일단 여자를 먼저 소재로 사용해 얼굴의 애니메이션이나 모델링 등에서 경험을 쌓으면 나중에 남자에서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질문: 얼굴 생김새에는 신경을 따로 쓴 게 있나요? 일본인의 취향에 맞는 귀여운 캐릭터라고 느껴지네요.

하라다: 사람의 얼굴은 참 신기합니다. 사진을 보고 이 아이는 이보다 더 귀여울텐데라고 생각하신 적이 있지 않나요? 귀여움은 모양이 아닌 표정입니다. 모양만 가지고선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얼굴 애니메이션을 넣어 전체적인 이미지가 굳어지게 됩니다. 스크린샷을 보면 의외로 귀엽지 않거나 정말 귀엽게 보이는 것도 있는데 이 부분은 진짜 사람과 같습니다.

질문: 이게 해외에 출시된다면 다른 모델을 사용할 건가요? 

 

하라다: 모델은 버전마다 바꾸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자막 시스템을 도입해 다른 나라 언어로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질문: VR이라면 보는 각도도 의식해서 만드나요? 


하라다: 거기에도 노하우가 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게임에서 사용하는 얼굴이나 몸매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사실 VR HMD의 영상은 특수한 렌즈를 통해서 보는 것이리 화상을 왜곡시켜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것까지도 계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모델이지요. 그래서 평면 스크린샷과는 인상이 꽤 다릅니다.

 

타마키: VR HMD(가상 현실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는 원래 다 그렇지만 보통 화면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렌즈를 거쳐서 보는 것이니, 하드웨어에서 시야각이 어떻게 되는지 기준을 정하게 되고 소프트웨어는 거기에 맞춰야 합니다. 대게 애니메이션 같은 캐릭터라면 시야각을 좁혀 깊이나 코가 튀지 않도록 하는데요 이 모델에선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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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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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툴로 동그란 왜곡이 생기도록 만들어서 본 이미지. 이렇게 HMD의 왜곡을 통해 봐도 크게 이상하지 않은 캐릭터가 나오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질문: 얼굴에도 꽤나 입체감이 있었네요. 스크린샷을 보면 만화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둥그런 느낌입니다. 그런데 캐릭터가 실제보다 작아 보이는데 이것은 스케일링으로 크기를 조절 가능한 것인가요? 

 

하라다: 예를 들어 아래에서 위로 돌려다보면 크기는 작아도 거인처럼 보이고, 시점을 위로 올릴수록 규모의 느낌이 원래대로 돌아오도록 했습니다. 그 정도의 크기로 만들지 않으면 나중에 체감에서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이 나질 않네요.

질문: 시야에 딱 맞출 수는 없겠죠?


하라다: 그렇게 하려면 현재의 렌즈에선 불가능합니다. 결국 안구와는 별도의 다른 광학 매체를 사용하기에 다른 방식을 도입해야 합니다. 앞으로 3세대 정도 발전해 망막에 직접 영상을 투영하는 표시 장치가 등장하면 몰라도 그렇게 만드는 건 힘들겠죠. 개인차도 고려해야 하고 시선부터 시작해 망막 투영까지 가져오지 않으면 위화감을 완전히 없애는 건 무리일듯 합니다. 결국 모니터를 본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네요.


질문: 3DTV에서는 게임의 심도 조정이 되잖아요. 그렇게 스케일-크기 변화의 조정 기능을 넣는 건 어떨까요? 아니면 이렇게 딱 결정되서 나오는 게 좋을까요?

 

하라다: 3DS의 3D 볼륨과 전혀 다르기에 그건 불가능합니다. 화각(시야각)을 바꾸면 렌더링 범위가 달라지니 처리 내용도 바귑니다. 그럼 원래 보여야 하던 곳이 보이지 않거나 보이지 않던 곳이 보이는 등의 일이 발생하게 되겠지요. 또 처리 부하도 변하기에 프레임 레이트를 보장할 수 없습니다. VR에서 프레임 레이트의 확보는 중요하기에 결국엔 어떤 게임에서든 평균적으로 가장 좋은 체험을 낼 수 있는 곳에 맞추지 않으면 안됩니다.

 

방의 크기도 회의실이나 교실부터 광장에 초원까지 여러가지를 시도했지만 크기의 느낌은 상당히 차이가 나더라구요. 비교 대상으로 삼을 물건이 근처에 없으면 크기를 느끼기도 어렵거든요. 넓은 곳은 현장감을 얻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체험했을 법한 일본인의 표준적인 방 크기'를 재현하면 우리의 결과대로 나오는 셈이죠. 책상이나 에어컨 역시 중요합니다. 저런 것이 있다는 현실의 체험과 함께하기에 현장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질문: :평소 보던 것이니 자기 집에 있는 느낌이 드네요. 책상에는 소품도 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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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는 여러 소품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더 많지요. 시계는 위에 자명종이 달렸지만 소리는 전자음이 나는 최신형입니다. 이 화면은 캐릭터의 질문을 받고 Yes나 No로 대답하는 장면인데 고개를 끄덕이거나 가로저어 의사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타마키: 방에 놓은 소품은 여성 디자이너가 만들었으며 봉제 인형이나 작은 물건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런 것도 중요하거든요. 가급적 정보의 양이 많은 공간이 보다 현실처럼 느끼게 해줍니다.

질문: 그런데 이 캐릭터는 상어를 참 좋아하는 것 같네요.

타마키: 그건 디자이너의 취향입니다. 침대 아래에도 상어 인형이 있지요. 시계도 초침이 제대로 움직입니다.

질문: 세세한 곳까지 잘 만들었네요. 왼쪽 아래에 반창고가 붙은 게 신경쓰입니다.

하라다: 남자 격투가는 흉터가 있거나 코가 부러진 흔적을 넣곤 합니다. 여자에게 상처를 넣는 건 힘들지만 적어도 반창고를 붙이는 것 정도는 하자고 철권 개발팀에서도 이야기가 나왔었는데요. 누구도 하지 않다가 이번에서야 실천에 옮겼습니다. 에전에는 텍스처를 좌우 대칭으로 만들다보니 왼쪽에만 붙이는 건 싫어했어요. 그것까진 어쩔 수 없다 해도 반창고 한장을 붙이는 데 20년이나 걸렸네요.

 

타마키: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았지요.

 

 

정말 어려운 VR. 3D 게임을 VR HDM에 대응하는 것만으론 안됨


질문: 섬머 레슨을 체험해 보면 눈 앞의 정보만으로도 머리가 가득 차 실제 몸은 잊게 됩니다.


하라다: 일단 자신의 무릎이 어디 있는지를 표시해 주는데 이것도 의외로 중요합니다. 만약 VR HMD로 플레이하는 레이싱 게임을 만들었다면 핸들을 쥔 손을 제대로 그려내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걸 연동시키는 구조 쪽이 보다 리얼하게 느껴지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내 손은 어딨지?라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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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몸이나 조종석이나 콕핏까지, 표시하는 컨텐츠는 타이틀마다 다르기에 여러가지를 생각해서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게임을 그대로 VR HMD로 만든다 해도 처음에 상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걸리는 게 많고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VR HMD는 우리도 처음에 여러가지 실수를 저질렀는데요. 여러가지를 상상하며 다양한 게 가능하다 생각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은 것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가상 현실이 만능이 아니며 무엇이 안되는지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컨텐츠가 전부 3D로 완성됐으니 이제 VR HMD를 지원하면 끝이다라고 할만한 건 아닙니다.


질문: 앞으로는 철권 7이나 에이스 컴뱃 같은 걸 가상 현실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하라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게 쉽지 않습니다. 3D 컨텐츠를 만든 후 그걸 살짝 손댄다고 해서 모피어스용 소프트웨어가 나오진 않습니다.


질문: 그렇지만 이번에 철권 7 팀이 참가했으니 그 노하우가 있지 않습니까? 철권 7이 가정용으로 나온다면 모피어스를 활용해서 게임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라다: 그것도 이미 시험해 봤지만 별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상상하는 것과는 체험이 꽤 달라집니다. 보통 사람들의 생각은 상상 속에서 잘 보완돼 있으며 그것까지 포함해 실현해야 합니다. 차라리 사각형 화면을 신경쓰지 않고 안에 들어간 형태로 캐릭터와 격투하는 쪽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질문: 에이스 컴뱃은 가능성이 높지 않나요?


하라다: 아뇨. 전혀 맞지 않습니다. 수평선이 자주 회전한다는 점에서 맞지 않습니다. 그걸 그대로 VR HMD에서 본다면 멀미에 시달리게 되겠지요. 체험자 전원이 토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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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3로 나온 에이스 컴뱃 인피니티. 이렇게 수평선이 기울어지는 게임 화면은 VR HMD에 맞지 않습니다.

 

질문: 전투기에 타는 체험을 할 수 있잖아요?


하라다: 뭐 그렇기도 하지만 HMD가 같이 360도 회전하게 만들어야 되겠지요. 또 몸을 고정할 수도 없습니다. 물론 VR HMD용으로 게임을 제대로 만들면 상당히 현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 이브: 발키리가 모피어스용으로 나왔는데요. 

하라다: 그건 우주 공간이니까 땅이 없습니다. 따라서 모피어스에 잘 맞지요.


이브: 발키리의 오큘러스 리프트 데모



 

질문: 그러고 보니 우주 치고는 별로 어지럽지 않았네요. 언리얼 엔진 4의 오큘러스 리프트 데모인 UE4 롤러코스터에선 사람이 넘어지기도 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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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큘러스 리프트의 UE4 롤러코스터. 수평선이 기울어져도 레일이 수평으로 계속 있기에 위화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타마키: 많은 분들이 놀라거나 웃곤 했는데 그런 일은 자주 일어납니다. 따라서 그런 것까지 의식하고 만들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그 데모의 롤러코스터도 실제로는 많은 부분에서 수평을 유지하고 있어요. 진짜 롤러코스터처럼 회전하지 않기에 실제 체험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질문: 그리고 릿지 레이서가 있잖아요. 릿지 레이서의 리플레이 모드를 VR HMD로 즐기는 것도 재밌다고 봅니다만.


타마키: 자동차라면 되지요. 수평으로 이동하니까요. 

질문: 그럼 현재 가장 잘 맞는 건 사람끼리의 소통과 차를 운전하는 것일까요?

하라다: 사용할 수 있는 분야는 의외로 넓지만 원칙적으로 쓰지 않는게 나은 경우가 몇가지 있다고 보시는 게 낫겠습니다. 수평선/지평선을 15도 이상 기울이는 경우라던가요.


그리고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이야기에서 이어지는데 VR HMD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공포 게임을 만드는 건 꽤 간단합니다. 무서운 것과 놀라게 하는 건 다르지요. 무서운 것은 연출과 세계관에서 비롯된 것이나 놀라는 것은 오감을 통한 것입니다. 순식간에 위험을 감지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건 아날로그 체험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디지털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요. 그래서 반응이 따라오지 못하는 상태가 됐을 때 체감 시트를 흔들거나 기울이면 놀랍니다. 그래도 이건 위험하지요.

질문: 그런 부분까지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도 작품을 만들 때 필요하지요.

하라다: 소니에선 처음부터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가급적 피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그걸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VR에선 캐릭터가 등 뒤에서 말하는 것만으로도 놀라는 사람이 있거든요.

질문: 그러네요. 전혀 기척이 없던 곳에서 느닷없이 말을 걸어오면 놀랄만도 하죠.

하라다: 의외로 단순한 거지만 3D 모델 뿐만 아니라 360도 카메라를 무선 조종 자동차에 붙이는 것만으로도 바퀴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이걸 헬리콥터에 붙이면 떠다니는 듯한 느낌을 주겠지요. 개인적으로는 그랜드 캐년 위에서 떨어지는 것도 만들고 싶습니다. 실제론 절대로 하기 싫지만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라면 재미있지요.

질문: 시각을 통해 보는 영상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은 많을 것 같은데 직접 전투에 뛰어들거나 치열한 전투를 체험하는 건 어려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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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할 수 있지만 게임성이 변하지요. 특히 fps의 경우 VR에 도입하는 시도가 많지만 기존 fps 그대로의 게임성을 지키진 못합니다.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조준을 하면 마우스를 쓰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쉬워지게 됩니다.

질문: 그건 그렇네요.

하라다: 그게 원래의 체험은 아니죠. VR HMD라면 서바이벌 게임이나 현실처럼 총이 어깨에 자리잡게 되잖아요. 이 때 자신의 시점은 보는 곳을 쏘는 게 아닙니다. 그럼 여기서 어려운 것이 과연 지금의 디바이스만으로 되냐는 것인데, 총구가 시선과 함께 움직이면 이상하니 총 모양의 디바이스를 따로 들어야 하고, 그러면 반동을 넣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질문: 눈에 들어오는 정보가 어설프게 현실적이다보니 다른 부분의 감각적인 기술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네요.


하라다: 결국엔 제대로 된 디바이스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가 만드는 게임은 되도록 전용 컨트롤러를 쓰지 않도록 하기에 무언가를 움직이도록 시키지도 않습니다. 체험을 줄이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하는 거지요.

질문: 플레이스테이션 무브에는 진동 총 액세서리도 있습니다. 그런걸 모피어스에 도입하면 유행하지 않을까요?

하라다: 그건 그렇죠. PS 무브는 보통 게임엔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모피어스엔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총의 각도를 정확히 맞추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질문: 파워 글러브 같은 것이 필요하겠네요.

하라다: 그렇습니다. 지금 리프 모션 같은 센서가 유행중인데요. 몸에 붙이는 것부터 카메라로 보는 것까지 여러가지가 있으며, 그런걸 쓰면 손가락마다의 움직임을 감지하기에 팔과 손가락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MMORPG의 마법사가 주문을 외우는 것도 그대로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이렇게 MMORPG를 하려는 사람은 많을 것 같은데 아직은 어렵죠?

하라다: 소프트웨어적으로 어려운 곳은 있지만 그보다 큰 것은 우리들의 경험에서 미뤄 봤을 때 현재 VR HMD의 착용 시간은 20분 정도가 한계라는 겁니다. 우리 게임은 멀미를 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화면을 표시하는 기술을 많이 넣었고 쾌적한 편인데도 소프트웨어적인 움직임과 하드웨어가 얼굴에 달라붙어 있다보니 한계는 꼭 오게 됩니다.


MMORPG 게임을 10분이나 20분 플레이한다고 생각하긴 어렵습니다. 실제로 가상 현실 디바이스를 장착하고 1시간 이상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까진 좀처럼 상상이 안되네요.

질문: 그렇게 생각하면 이 데모는 참 잘 만든것이군요.

하라다: 아까 이야기한 것이지만 모두 철저한 계산에 따라 만든 것이니까요.VR에서 해서 안 되는 일을 찾아 배제하다 보면 이런 느낌이 나는 셈입니다. 우리들이 마음대로 상상하는 이상적인 미래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디까지나 지금의 하드웨어에 맞춘 형태로 만들고 있습니다.


VR용 VR HMD는 핸드폰으로 치면 아직 1세대입니다. 3년이나 5년 후엔 하드웨어가 지금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가벼워지고, 케이블에서 해방돼 목이 아니라 눈의 시점을 따라가며, 망막에 직접 영상을 투영하게 되면 마침내 진짜 가상 현실의 세계가 시작된다고 봅니다. 그때라면 지금까지 말한 제한이 없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 반다이 남코에게 있어 소니는 중요한 고객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VR이라면 오큘러스 같은 다른 플랫폼도 있지요.

 

하라다: 저는 개인적으로 3년 전부터 VR에 관심을 보였으며 2년 정도 전부터는 실제로 여러 테스트를 해 봤습니다. 가장 처음에 한 것은 어큘러스로 오큘러스 리프트는 지금도 두드러지는 플랫폼이며 오큘러스의 창업자와는 칭분도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엑스포에 나온 소드 아트 온라인의 데모는 우리가 리프트 용으로 만든 것입니다. 섬머 레슨과 같은 팀이지요. 우리는 VR HMD가 내년이나 내후년의 일이 아니라 3년 이상을 보고 하는 작업이다보니 모피어스만 고집하는 건 아닙니다.


질문:  장기적으로 VR을 보급하기 위해 기초를 굳히는 느낌이네요. 

 

하라다: 그렇긴 한데 사실 VR에서 가장 어려운 건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에요. 우리가 왜 이번에 소니와 협업했는지부터 이야기를 해 봅시다.

 

오큘러스에도 여러 데모가 있었고 공개될 때마다 뉴스거리는 됐지만, 섬머 레슨은 아직 누구도 체험하지 못했는데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TV에 신문사까지 뉴스를 싣기 위해 왔지요. 큰 뉴스가 되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게 중요한 겁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냐고 묻는다면 일반화가 됐다 할 수 있거든요. 한 걸음 나아간 것이지만요. 소니가 VR을 다룬다는 건 그만큼의 의미가 있습니다. 소니가 참여하면서 일반화한다는 게 매우 중요한 거에요.

질문: 일반화요?

하라다: 예를 들면 이런 새로운 기술은 옛날에만 해도 아케이드 게임을 이끌던 것입니다. 소프트웨어서 이런 걸 하고 싶다면 하드웨어 역시 그러한 것이 있었습니다. 3D나 체감형 게임 모드 아케이드에서 모두 할 수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플레이스테이션을 비롯한 콘솔 안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디바이스가 별로 나오지 않게 되면서 고립됐다고 생각하네요. 이번에 새로운 VR을 정의하는 것처럼 모피어스가 나오면서 모두 대단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것은 게임 업계 전체를 바꾼 것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하라다: 지금은 하나의 산업이 됐습니다. 이쪽 분야에선 예전에만 해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기업들이 작았지요. 하는 일도 기상천외했고 다들 저마다 영역의 선구자로서 인디 밴드 같은 움직임을 모든 제조사가 보이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요. 모피어스가 나온다고 했을 때 하드웨어가 몇대인지가 같이 발표됐지요. 이제 닭과 계란의 관계가 됐습니다. 처음부터 갑자기 백만대 오백만대가 보급된다면 그 누구라도 소프트웨어를 만들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모피어스가 전말 대단하는 건 다들 알고 있지만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안되죠. 허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입장에선 하드웨어가 나오지 않으면 만들 수 없습니다. 백대 이백대 팔린 정도론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거에요.

질문: 그렇군요. 3DS처럼 표준 탑재되는 기능조차 처음에는 지원 소프트웨어가 없어서 고생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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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우리는 회사 내부에서 VR HMD의 가치를 이해시키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평범한 게임은 뛰어난 영상을 한꺼번에 2000명의 직원에게 5분 정도 보여주면 반응이 나옵니다. 허나 이건 그렇지 않아요. 실제 기기에서 각자 체험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그 데모를 만드는 데에도 돈이 들어갑니다. 그러다보니 이러저러한 미래가 있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보니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영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했지만 거기에 의미가 없다는 걸 개닫는데에도 시간이 걸렸거든요.

 

질문: VR은 체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많죠.

하라다: 네. 그래서 영상을 보여주는 건 그만 뒀습니다. 대신 VR을 체감한 사람의 평가를 공개했습니다. 예를 들어 모 영업부 무슨 부장이 정말 대단하다고 말하는 걸 보여주거나, 우리 사장님이 왜 이걸 더 신경쓰지 않느냐고 놀라는 것 말입니다. 평소 냉정한 사람이 이건 대단하다고 말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서 대단하다는 분위기가 퍼지도록 했습니다. 

질문: 그렇군요.


하라다: 그래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넓어졌는데. 하지만 그래도 양산화는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이걸 보급하기 위해서 하이마트 같은 곳에 체험 코너를 둔다는 건 말도 안됩니다. 어떻게 하면 일반화를 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모피어스가 발표됐습니다. 소니가 한다면 일반화가 진행된다고 본 거지요.


질문: 세계적인 회사인 소니니까요.

하라다: 3월의 Game Developers Conference가 열리기 전에 각 업체마다 무엇을 공개할 것인지를 발표하는 절차가 있는데, 그날 저는 소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가지 진행하고 싶은 게 있으니 내일 기획서를 가져오겠다고. 그렇게 진행한 겁니다. 일반화시켜 보다 큰 뉴스를 만들어 보겠다고. .

질문: 그것이 섬머 레슨의 시작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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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회사 내부에서도 처음에는 20대 사원 이외는 아무도 하려고 들지 않더라구요. 그리러면 업계에서도 힘들다고 여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와 소니가 생각한 것이 데모를 만들어 그걸 여러 회사에 적극적으로 배포하자는 겁니다. 그걸 전제로 만들었어요. 회사 내부의 분위기도 바꾸고 싶었구요.

질문: 이건 원래 그런 것이었군요?

하라다: 그렇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발표가 되면서 많은 회사들이 흥미를 가지면서 소니에 문의가 쇄도했습니다. 이 업계의 큰손들이 이걸 해보고 싶다고 야단법석이었지요. 일본의 여러 개발자들이 하길 원하는 흐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질문: 다른 게임 개발사에 제공하는 건 소스인가요 에셋인가요?

 

하라다: 기본적으로는 다 준다고 생각합니다. 노하우를 제공하려는 거지요. SDK의 설명서에 우리의 노하우를 포함시켰는데, 이렇게 하는 게 좋다는 노하우를 업계 전체에서 공유하고, 이 사이클을 점점 앞당기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결국엔 우리들에게도 이득이 됩니다.

질문: 그게 어떤 말인가요? 

하라다: 데모를 나눠주는 게 무슨 이득이 있냐고 물을 수 있지만 이득이 분명 있습니다. VR을 세상에 공개헤 모두가 굉장한 체험을 하도록 만들고 싶은데, 다른 업체가 뛰어들지 않으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실현되지 않으니까요.

질문: 아, 그렇군요.

하라다: 섬머 레슨은 여러 사람들을 끌어들여 화제를 불러 일으킨 첫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VR HMD에선 그렇지요. 이렇게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폴리곤 시절엔 폴리곤의 장점을 일반화하기 위해 게임 센터에서 열심히 노력했고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허나 진정한 보급은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이루어졌고 거기서 표현이 전부 바뀌었잖아요. 플레이스테이션이 일반화시켰어요. 그런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으면 기술은 진화하지 않지요.


질문: 그건 멋지게 성공했군요. 허나 게임 종사업계 쪽에선 일종의 이상적인 상황 아닌가요? 가상 현실은 처음에 게임 업계 내부에서조차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다는 게 의외입니다. 저였다면 그토록 그리던 것이니 곡 해보고 싶었을 텐데요. 왜 내부에서 찬성을 이끌어내지 못했는지 그 점은 신기하군요.

하라다: 이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아마추어가 아니니 상용화를 우선 생각하게 됩니다. 개발비만 해도 몇억이 들어갑니다. 허나 그걸 투자해서 돌아오지 않으면 다시 만들 수 없습니다. 그게 사업의 기본이지요.

질문: 그런 부분은 큰 회사라 해도 어렵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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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오히려 일반인이 그런 진입 장벽을 넘기는 더 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백만원을 들여서라도 오큘러스 리프트를 사서 체험하는 사람들은 그걸로 본전을 뽑겠다 이런 생각은 안 하잖아요? 하지만 회사 입장에선 간단히 진입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 아직 한대도 나오지 않은 물건에 투자한다는 건 상당한 용기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공감은 해도 구체적으로 다음 단계로 나가는 건 또 다른 것이지요.

질문: 그것이 섬머 레슨을 통해 움직이기 시작했군요. 

하라다: 의외였던 건 TGS에서 처음으로 체험한 사람이 퍼트려 주고 그게 점점 넓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발표와 동시에 분위기가 들끓었다는 것입니다. 누구도 해본 사람이 없지만 반응이 참 빨랐네요.


질문: 정말 엄청난 반응이었습니다. 올해 가장 큰 충격이었던것 같은데요. 

하라다: 그렇습니다. 철권 7에서 게임센터 간에 통신을 한다던가 다른 게임도 내놓았는데, 섬머 레슨을 내놓은 순간 다들 거기에만 관심이 몰려서 참 기뻤습니다. 주말 3일 동안 철권 7의 현장 테스트를 했을 때 역대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왔어요. 주목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철권을 한번 플레이하면 섬머 레슨을 한번 체험할 수 있도록 티켓을 주자. 그러면 줄이 길어지겠지. 이렇게 말하니 철권 팀에선 상황이 역전됐다고 이상해 했지요.


질문: 정말 그렇게 했습니까?


하라다: 아뇨. 정말 그렇게 했으면 상관 없는 사람들이 많이 오거든요. 그렇게 안해도 현장 테스트에선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대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질문: 섬머 레슨도 뭔가 하나요?

하라다: 소니 주최로 체험회를 11월 29~30일에 합니다(이미 지원은 마감됨).

 

 

애니메이션 캐릭터로도 나갈 수 있지만 다음번엔 고차원을 원한다


질문: 즐기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모피어스의 데모를 만들 때 기존의 캐릭터를 그대로 쓰는 것보다 처음부터 만드는 게 더 나은가요?

하라다: 완전히 처음부터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소드 아트 온라인은 게임에 꽤 가깝지요. 

타마키: 원래 게임에서 사용하던 것에 가깝네요.

하라다: 그것을 폴리곤 수나 모션을 늘리고 툰 쉐이더로 재현했어요. 아스나가 낮잠을 잤다가 일어나는 데모인데, 캐릭터를 사랑한다면 저게 정말 아스나 같은 느낌이 들겠지요. 그래서 그냥 감상하는 수준이라면 그 정도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질문: 미세 조정을 거친 것이군요. 아이돌 마스터의 공연을 VR에서 볼 수 있다고 기뻐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하라다: 뭐 아이돌 마스터는 아이돌 마스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지요. 문제는 아이돌 마스터를 모르는 경우입니다. 길가는 아저씨를 붙잡고 이게 어떠냐고 물어보면 그냥 귀엽구나 정도로 끝나겠죠.

질문: 그럼 일반화 되지 않겠군요.

하라다: IP는 가치입니다. 이미 완성된 아이돌 마스터는 산업적인 차원에서 보면 높은 차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요. 2D라고 해서 가치가 낮은 게 아닙니다. 오히려 많아요. 허나 그런 것을 일반화시키긴 어렵습니다. 아줌마들에게 아이돌 마스터를 보여주고 VR HMD의 체험으로 정당한 평가를 얻는 건 무리겠죠.

 

허나 섬머 레슨은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방이다. 여자 캐릭터가 있다. 나한테 말을 건다. 이 모든 것이 현실과 다를 바 없다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타마키: 많이 싸웠지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지 않으면 일에서 빠지겠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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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개발팀이 젊다 보니 여러 VR HMD 디스플레이에 대한 지식도 있었습니다. 또 이런 걸 하고 싶다는 소망이 강해 자신의 소망이 먼저 앞섰지요. 이 부분이 바로 젊음이라서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원하는 것을 실현하면 일반화가 되지 않습니다.


그들이 만족할만한 것을 만들면 애니메이션 팬과 아이돌 마스터 팬만 좋아했겠지요. 저도 개인적으로 즐겼겠지만요. 하지만 우선 일반 뉴스까지도 포함해서 시끌벅적한 화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노리는 건 그게 아니며 너희들의 꿈을 실현하려면 우선 VR을 일반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 사람이 흥미를 가질만한 것을 만들어 큰 뉴스를 불러 일으키고 세상의 가치에 맞아야 한다'고 설득했지요. 그런데 '반다이 남코라면 아이돌 마스터가 있으니까 그걸로 가치를 창출하면 되는 건 아닐런지 아직 알 수 없다.' 같은 말도 나오고 결과적으론 그 내용이 나오면서 화제가 들끓었거든요.


타마키: 이쪽은 울상을 짓고 그럼 하라다씨. 이걸 하면 나중에 애니메이션도 분명 만들 수 있죠? 그렇죠? 네? 하고...

하라다: 툰 쉐이더는 나중에 내놓으면 되니까 어려운 걸 먼저 하자고 했죠.

질문: 잘 알았습니다. 모든 것은 VR HMD의 일반화와 관련된 이야기군요.

하라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거쳐야 하는 단계를 제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타마키: 꽤 큰 소리로 논쟁이 오간지라 철권 팀에서 '하라다씨와 많이 싸운것 같은데 뭔일 있었냐?' 같은 말도 들었죠.

하라다: 다른 사람들은 '하라다씨는 지금 유행하는 애니메이션나 게임을 모른다'고 말하니 그게 아니라고도 했지요.

타마키: '왜 열성적인 팬들을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말하면 '그런 사람들은 VR HMD가 얼마나 대단한 체험을 가져올 것인지를 충분히 상상하고 있으니 우선 순위를 나중으로 돌려도 된다'라고 답했죠.

질문: 처음으로 오큘러스 리프트를 빌렸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하츠네 미쿠와 악수하고 싶은 사람이야 사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과연 어떨까.

하라다: 정말 힘들었어요.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일반화하는지, 얼마나 큰 화제를 만들 수 있는지를 두고 많은 고생을 했으니까요.

 

 

VR 열풍의 근원은 아웃런과 애프터 버너?


질문: 이번에 섬머 레슨이 태어난 데에는 하라다씨의 선견지명이 있는 것 같은데 VR-가상 현실에 대한 환상이나 언젠가 만들고 싶다는 욕구는 언제부터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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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의 회전과 체감 크기에서 획기적이었던 애프터 버너. 위 이미지는 닌텐도 3DS 버전의 3D 애프터 버너 II


하라다: 그것은 분명히 있습니다. 스즈키 유가 그 계기지요. 버추얼 파이터는 아니고 아웃런이나 애프터 버너라 할 수 있는데. 당시엔 초등학교나 중학교를 다닐 시절이었거든요. 일요일 오후 외에는 계속 학원을 다니고 게임은 전부 금지인 엄격한 환경을 지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 몰래 쇼핑센터 옥상에 가서 질리도록 했습니다.

질문: 애프터 버너의 게임기 안에 들어갔을 때 느끼는 행복은 정말 대단했어요.

하라다: 당시 우리들에겐 정말 자극이 강했습니다. 그때는 아직 가상 현실이라는 말이 없었는데요. 대신 머리 속에 그 현장감만은 남았지요. 현장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건 그게 계기였습니다.


그 다음 단계가 오기까진 시간이 걸렸습니다. 폴리곤 게임의 시대, 특히 fps 장르입니다. 메달 오브 아너가 나왔을 땐 충격이었죠. PC에서 처음으로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다룬 작품입니다. 그 전에도 fps는 좋아했지만 그때부터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많은 연출이 들어가 병사들이 상륙하려는 것 말이죠. 게임성, 조준하고 쏜다는 건 전혀 변하지 않았지만 갑자기 체감하는 게임이 되버렸습니다.

질문: 대체로 2000년 쯤의 이야기군요.

하라다: 다음에 콜 오브 듀티가 나오고 배틀 필드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한참 옛날에 애프터 버너로 시작했던 세계가 이 정도 렌더링이 가능하게 발전한 상황에서 모피어스나 오큘러스가 나왔잖아요. 마침내 전성기가 시작된다고 생각했지요.

질문: 어린 시절부터 각인됐던 것이 이제서야 싹이 텄다는 건가요.

하라다: 그러려나요. 잠시 잊고 있었지만요.

질문: 지금 말씀을 들어보니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잊어버리곤 했지만, 중학생이나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을 생각하면 조금 두렵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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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실은 저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도저히 그만들 수 없을 정도로 해보고 싶습니다. 그런 애들이 다음 세대에서 작품을 만들게 되지요. 다만 아까 일반적인 분야라고 말한 부분을 보면, 플레이 시간과 연령에 어느 정도 제한을 두는 것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질문: 지금은 VR의 최첨단을 나아가고 계시니 묻겠습니다. 모피어스가 일반 시장에 진출하고 전용 컨텐츠가 나오는 게 당연해지는 건 몇년 후라고 생각하십니까?


하라다: 저는 3년 이내에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3년 안에 따라잡긴 힘들것 같네요. 


질문: 앞으로 3년 동안은 죽을 수가 없겠군요.


하라다: 그렇습니다. 앞으로 3년은 꼭 살아 주세요. 


질문: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목표가 생겼으니 3년 후 체험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소스: http://www.4gamer.net/games/277/G027751/20141114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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