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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마 150-600mm F5-6.3 DG OS HSM 렌즈. 위가 Sports, 아래가 Contemporary.

 

시그마는 초점 거리와 조리개 값이 같은 초망원 렌즈 두개를 개발하는 독특한 전략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들 렌즈의 컨셉과 광학 설계, 화질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고자 Sports와 Contemporary가 출시된 지금 개발자와 인터뷰했습니다.

 

이들 렌즈는 APO 150-500mm F5-6.3 DG OS HSM의 후속 모델로 기획된 모델로, 이 정도 클래스의 초망원 줌렌즈에 필요한 모든 것을 넣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견고함과 신뢰성 위주의 Sports 라인과 휴대성과 기동력을 중시한 Contemporary의 두가지 제품으로 나눴습니다. 그래서 초점 거리와 개방 조리개 값이 같은 초망원 줌렌즈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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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사와라 스케유키. 주식회사 시그마 개발부 개발 제2유닛 제2과 계장
" 제1군 전면 렌즈에 SLD 렌즈를 두장, 제2군에 볼록 렌즈군을 넣어 1군의 색수차 보정을 보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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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타 켄타. 주식회사 시그마 개발부 개발 제2유닛 제1과 계장 이학 박사
"OS 매커니즘의 소형화를 위해 Contemporary는 Sports의 2군 구성을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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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 요시아키. 주식회사 시그마 개발부 개발 제2유닛 제5과 계장
"Contemporary는 광학 성능의 희생화를 최소화하면서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를 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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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하시 타케시. 주식 회사 시그마 개발부 개발 제2유닛 제6과 공학 박사
"망원에서 편리한 조작을 위해 Contemporary에서도 커스텀 모드 스위치를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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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에 마사토. 주식회사 시그마 개발부 개발 제2유닛 주사
"OS 모드 2는 곡선의 움직임에서도 패닝을 방해하지 않고, 카메라가 움직이는 방향 이외의 흔들림을 억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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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와야마 테루아키. 주식회사 시그마 마케팅부 마케팅 제2과
"2개의 라인에서 타협 없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같은 스펙의 렌즈를 2개 개발했습니다"
 
 
렌즈 구성과 조리개 배치가 전혀 다르다
 
― ― 2014년 포토키나에서 초점 거리와 개방 조리개가 똑같은 줌 렌즈를 동시에 발표한 점에 놀랐습니다. 구경도, 크기도, 무게도 다른 렌즈인데 왜 개방 조리개 값까지 같은 것인지, 혹시 보도자료에 오타가 난건 아닌가 의심하기도 했습니다(웃음).
 

쿠와야마: 발표 직후엔 정말로 오타 아니냐는 문의가 많이 있었습니다(웃음). APO 150-500mm F5-6.3 DG OS HSM이라는 초망원 줌을 출시했고 그 후속작에서 필요한 스펙을 검토했습니다.

 

망원단의 초점 거리를 600mm로 늘린다는 걸 전제로 두고 기존보다 뛰어난 성능, 견고함, 기동성, 신뢰성, 경량화 등 다양한 요소를 담으려고 했는데 이걸 하나의 제품에 넣기가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시그마는 Art, Sports, Contemporary라는 3개의 제품 라인이 있는데, 신뢰성이나 견고함 등 작은 것까지 놓치지 않은 Sports 라인과 휴대성과 기동성을 중시하며 다양한 요소와 균형을 이룬 Contemporary 라인의 2가지 컨셉으로 나눠, 각각의 요소에서 타협 없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같은 스펙을 지닌 초망원 줌렌즈를 2개 병행 개발하게 됐습니다.

 

― ― Sports와 Contemporary의 개발, 설계에서 제각각 어떤 접근을 시도했나요?

 

사카: APO 150-500mm F5-6.3 DG OS HSM의 구성을 바탕으로 망원단의 초점 거리를 600mm까지 늘리면 당연히 기존보다 크고 무거워지게 됩니다. 다만 지금까지 쌓아온 기술이 있으니 신뢰성은 높겠지요.

 

그래서 신뢰성이나 견고함을 중시한 Sports 라인은 기존의 광학계를 바탕으로 렌즈 성능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메탈 피스를 여럿 사용해 강성이 뛰어난 경통을 채용하고 방진 방적을 도입, 모래가 휘날리는 필드에서 사용도 가능한 신뢰성과 견고함을 확보했습니다.

 

한편으로 Contemporary는 기동성과 휴대성을 중시한 것이기에 가급적이면 소형, 경량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는데 기존 APO 150-500mm F5-6.3 DG OS HSM의 광학계를 바탕으로 경통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바꾼 것만으론 크기를 줄일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금속보다 강성이 낮아 경통을 더 두껍게 만들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사용해 경량화를 실현하기 위해선 광학계에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Contemporary가 나오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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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손떨림 보정 효과를 확보하기 위해 OS 유닛에 강력한 오목 렌즈군을 배치했습니다. AF 유닛 내부에 조리개가 배치돼 OS 렌즈군이 작용하면서 퍼진 빛을 다시 볼록 렌즈로 모여, 조리개를 지나는 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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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mporary OS 유닛에 빛을 모으는 보조 광학계 2a군을 배치해 여러 수차를 줄였습니다. 매커니즘을 바꿔 조리개를 앞으로 뺀 광학계통을 사용한 것도 소형화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광학 계통의 차이
 

― ― Sports와 Contemporary의 광학계는 어떻게 다릅니까?

 

오가사와라: Sports 라인은 APO 150-500mm F5-6.3 DG OS HSM의 광학계와 같은 제2군에 OS 유닛을 배치하고 있어 OS 유닛의 외부 구경에 따라 캠 통의 외경도 결정됩니다. 이게 곧 줌 링의 두께지요. 광학계통의 가장 뒤쪽에 AF 유닛이 배치돼 여기에도 어느 정도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또 조리개는 레버를 통해 구동되기에 마운트 부분에서 먼 곳에 배치하면 굴곡이 커지고 조리개 제어 정밀도가 떨어집니다. 따라서 조리개를 전방에 배치할수 없다는 제약으로 인해 AF 유닛 내부에 조리개를 배치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OS 유닛에 굴절률이 강한 오목 렌즈 군을 넣어 빛을 일단 펼치고 다시 볼록 렌즈로 빛을 조여 조리개로 이끌어내는 구성을 쓰게 됐습니다.

 

― ― OS 유닛의 오목 렌즈를 빛을 퍼트라고 닷시 볼록 렌즈로 모아, AF 유닛 내부에 조리개를 넣어도 문제가 없다는 거군요.

 

사카: 전자 조리개를 사용할 수 있다면 설계의 자유도도 높아지지만...

 

― ― 조리개 레버로 조리개를 기계적으로 연동시키지 않고, 조리개 레버의 움직임을 인코더로 읽어 전자 조리개를 구동하면 안되나요? 응답 속도 때문에 힘들까요? 

 

사카: 지금까지 사용한 적이 없는 구성이나 기술을 쓰기 위해선 새로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그만큼 테스트에 시간이 걸립니다. Sports 라인은 채용 실적이 있는 기술을 채택해 신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 ― 그럼 Contemporary 라인은 어떤 광학계를 채택했나요?

 

오가사와라: Contemporary 라인의 광학계에서 가장 큰 특징은 조리개가 Sports 라인보다 앞에 배치됐다는 점입니다. 또 AF 유닛의 길이도 Sports 라인보다 짧아집니다. 조리개를 AF유닛의 안쪽에 배치할 필요가 없어지니 빛을 무리하게 조절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덕분에 성능을 유지한 채 길이를 단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 조리개를 앞에 배치하면 제어 정확도가 떨어지진 않나요?

 

사카: 조리개의 연동 방법이 Sports 라인과 다릅니다. 조리개 레버로 직접 조리개를 구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시소같은 기구를 넣어 연동시켰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예전부터 도입한 것이긴 하지만 AF 유닛 내부를 관통하는 형태인지라 최근의 렌즈에선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매커니즘 설계의 노력으로 내부 공간을 확보하면서 이러한 조리개를 넣을 수 있었습니다.

 

― ― 왜 Sports 라인은 이런 구조를 쓰지 않았나요? 신뢰성의 문제인가요? 

 

사자카: 신뢰성 보다는 Sports의 광학계에 이런 시스템을 넣을만한 공간을 확보하지 못 했습니다. Contemporary에선 부품을 줄여 이걸 넣을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Sports는 가장 뒷부분이 포커스 렌즈인데 Contemporary는 뒤에서 두번째(4군)이 포커스 렌즈입니다. 이것도 이런 구성으로 만들면 부품을 줄일 수 있기에 광학 설계 쪽에 부탁해서 설계를 받은 것입니다. 

 

― ― 포커스 렌즈의 위치를 바꾸면서 Sports 렌즈보다 뒤떨어지는 부분이 있나요?

 

오가사와라: 최종적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포커스 렌즈를 광학계의 내부로 끌어오면서 줌 전역에서 AF 유닛이 움직이는 공간을 항상 확보하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Sports처럼 가장 뒤의 렌즈를 움직이는 리어 포커스라면 포커스 렌즈가 망원단 끝부분에 부딛히지만 않으면 움직임이 자유롭습니다. 반면 마Contemporary의 경우 무한대에서 최단 거리가 되면서 초점 렌즈가 앞으로 나옵니다. 망원단에서 근거리로 초점을 맞출 때 이동량도 늘어납니다. 그런 상황이 될 때 제3군 렌즈에 부딪히지 않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계의 제약이 있습니다.

 

사카: 아까 말씀하신대로 렌즈를 경량화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채용하면 금속 부품과 같은 강성을 유지하기 위해 부품이 두꺼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경량화해도 크기가 커지죠. 그래서 Contemporary는 광학과 기계 설계를 모두 처음부터 재검토해, 광학 성능을 희생하지 않고 작고 가볍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추구했습니다. 

 

 

금속과 플라스틱의 사용

 

― ― 두께를 늘리지 않아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지탱할 수 있도록 가급적 구성 렌즈를 가볍게 했단 말인가요?

 

자카: 렌즈를 깎아 경통의 두께를 잡은 것이 아니라, 렌즈의 수나 부품을 줄여 소형, 경량화를 도모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짙은 회색 부분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곁은 회색이 금속을 쓴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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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방진 방적 스펙을 지키며, 열 수축율이 다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케이스와 경통을 모두 금속으로 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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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mporary 외부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사용했습니다. 전면 렌즈를 지탱하는 부분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사용했으며 강성의 문제는 없습니다.
 

Sports는 모두 메탈 피스로 구성했고 경통도 7층이 겹쳐지지만 Contemporary는 렌즈를 지탱하는 부분은 금속을 쓰고 바깥 부분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썼으며, Sports보다 2층 적은 5층의 경통으로 구성했습니다. 

 

― ― 렌즈 자체가 크다보니 2층이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무게가 꽤 줄어드는거군요.

 

사카: 그렇습니다. 렌즈의 구성도 Sports가 16군 24장인데 Contemporary는 14군 20장으로 그 수가 적으며, 전면 렌즈의 지름도 작아 전체적인 광학계와 내부 부품도 작고 가볍습니다. 

 

― ― Sports는 FLD 렌즈를 2장 사용하는데 Contemporary는 FLD 렌즈가 1장으로 줄었군요.

 

오가사와라: Contemporary는 경량화와 더불어 가격도 낮춰 더 많은 고객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기에, Sports는 전면 렌즈에 대구경 FLD 렌즈를 2장 사용한데 비해 Contemporary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 SLD 렌즈 2장을 사용하고 FLD 렌즈는 광학계의 뒤에 넣기로 했습니다.

 

― ― 특수 재료를 줄이고 렌즈 구성도 줄였는데 화질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믿기 어려운데.. 화질 성능 차이가 있나요? 그게 없다면 비싸고 무거운 Sports를 필요가 없잖아요(웃음).

 

오가사와라: Contemporary에서는 제1군 전면 렌즈에 SLD 렌즈를 두장 배치했는데, 그 뒤의 제2군(2a군) 렌즈에 볼록 렌즈를 넣고 분산 특성이 다른 재료를 조합해 1군의 색수차 보정 능력을 보조할 수 있음을 개발 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이 2a군 렌즈는 FLD와 SLD처럼 이름을 붙일 정도의 특수 재료는 아니지만, 분산 특성이 다른 재료를 잘 조합해 망원 측의 배율 색 수차를 개선할 수 있어, Contemporary의 개발을 시작했을 때 예상한 것보다 망원 측의 배율 색수차를 더욱 줄일 수 있었고, 기존의 APO 150-500mm F5-6.3 DG OS HSM보다 색수차가 적은 건 물론이고 전면 렌즈에 FLD를 용한 Sports와 비교해도 거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수준까지 배율 색수차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Sports가 망원 측의 배율 색수차가 적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차이는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작습니다. MTF의 15mm에서 30개/mm선을 보면 Sports는 60%를 넘는데 Contemporary는 60%가 조금 안되는 수준입니다. 이것이 Sports와 Contemporary의 화질 성능 차이죠.

  

MTF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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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mm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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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mm Contempo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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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mm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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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mm Contemporary

 

망원에서 15mm 부근의 해상력은 Sports가 높지만 그 차이는 극히 적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망원단 주변부 화질에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과적으로는 새로운 설계 기법 덕분에 Contemporary의 화질이 Sports를 따라잡은 듯 합니다(빨강: 10개/mm, 녹색: 30개/mm, 실선: 서지털, 곡선: 메리지오널)

 

― ― 화면 중심(광축)에서 15mm 떨어진 부분이라면 APS-C에서 사용할 경우 Sports와 Contemporary의 화질 성능 차이는 사실상 거의 없는거군요.

 

오가사와라: APS-C의 촬영 범위 내에서도 전혀 차이가 없는 건 아니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수준까지 Contemporary의 화질 성능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사카: 솔직히 Contemporary의 화질 성능은 잘못 예상한 것이지만 높은 성능이 나와 기쁩니다.

 

 

Contemporary는 2a 군의 배치로 Sports 수준의 수차 보정

 

― ― 그 외에 Sports와 Contemporary의 설계에서 특징 차이가 있나요?

 

후지타: OS 매커니즘의 소형화를 위해 Contemporary는 Sports의 2군 구성을 바꿨습니다. 손떨림 보정 효과를 감안하면 OS 유닛은 제2군에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제1군 이외에 빛을 모아줄 광학계가 없으니 기본적으로는 제1군의 힘을 최대한 강화하고 제2군의 OS 유닛을 최대한 뒤로 배치해 OS 유닛의 지름을 억제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Sports는 그런 고전적인 방법으로 설계했습니다. 반면 Contemporary의 OS 유닛은 소형화를 위해 설계 초기부터 더욱 조리개에 가까운 위치에 배치하는 걸 검토했습니다. 그게 빛을 모아주고 OS 유닛의 구경도 줄일 수 있으나 OS 유닛을 조리개 근처에 배치하면 손떨림 보정 효과가 떨어집니다. 

 

이 렌즈의 용도를 생각하면 손떨림 보정 기능이 나빠선 안될 것입니다. 손떨림 보정 효과를 충분히 발휘하려면 역시 OS 유닛을 제2군에 배치하는 게 유리하겠지요. 다만 그렇게만 하면 OS 유닛의 구경이 커지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볼록 렌즈를 포함한 2a군을 더해 빛을 좁혀 OS 유닛의 구경을 줄였습니다. 게다가 이 2a군을 더한 덕분에 망원측 배율 색수차를 억제할 수도 있었습니다. 

 

다카하시: 추적 성능이나 빠른 반응속도를 내려면 OS 유닛에서 움직이는 보정 렌즈나 부품을 최대한 가볍게 하는 게 유리합니다. 또 OS 유닛의 액추에이터에도 충분한 힘이 요구됩니다. 보정 렌즈를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면 그걸 움직이는 힘도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으니 액추에이터를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자카: OS 그룹의 구성도 Sports와 Contemporary가 서로 다릅니다. Sports의 OS 유닛은 보정 렌즈 부분에서 자석 바깥쪽에 전자 코일을 배치하는, 지금까지 시그마 OS 유닛에서 썼던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한편 Contemporary는 조금이라도 OS 유닛의 소형화를 위해 보정 렌즈에는 구동 코일, 바깥쪽에 자석을 배치했습니다. 무거운 자석을 고정된 바깥 부분에 배치해, 구동되는 보정 렌즈의 무게를 줄이고 기존보다 작은 힘으로도 구동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액추에이터가 작아졌으니 OS 유닛도 기존보다 작고 가벼워졌습니다.

 

― ― 원래 기존의 보정 렌즈 쪽에 자석을 배치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카: 손떨림 보정 유닛에서 자력을 발생시키기 위해 전류가 통할 필요가 있는데, 움직이는 보정 렌즈에 구동 코일을 배치할 경우 보정 렌즈에 플렉시블 케이블을 연결해야 합니다. 이 케이르이 움직이는데 방해를 줄 수 있지요.

 

특히 고배율 줌 렌즈에서 보정 렌즈를 작고 가볍게 만들기 위해 케이블로 연결하면 보정 렌즈의 움직임에 악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보정 렌즈에 자석을 배치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기존의 OS 유닛을 개발했습니다.

 

다만 이번의 150-600mm F5-6.3 DG OS HSM 같은 초망원 줌렌즈는 고배율 줌렌즈에 비해 보정 렌즈가 무겁다보니 케이블에 의한 요인이 상대적으로 극히 적어집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소형화를 추구하는 Contemporary에선 보정 렌즈에 구동 코일을 배치하는 방식의 OS 유닛을 개발하고 탑재하기로 했습니다. 기존의 OS 유닛도 크게 크기가 늘어나진 않았지만 Contemporary에선 조금이라도 작고 가볍게 만들기 위해 새 방식을 도입하고, Sports에는 사용 실적이 있는 기존 방식의 OS 유닛을 사용했습니다.

 

다카하시: Sport의 개발이 끝난 단계에선 아직 Contemporary의 OS 유닛 배치와 새로운 유닛의 동작 검증도 끝나지 않았었습니다. 제어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도 처음으로 채용하는 방식이다보니, 이론적으로는 제어가 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실제 제품이 완성되기 전까진 알 수 없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사카: Contemporary의 설계 이념은 최신 기술을 투입하고 광학 성능과 유용한 기능을 보유하며, 소형, 경량화를 실현한다는 것이기에, 광학계와 OS 유닛에 새로운 기법을 의욕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오가사와라: Sports의 광학계는 설계 완료 시점에 이대로 제품 출시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Contemporary는 광학 설계가 끝난 단계에서 정말 이걸로 괜찮겠느냐며 끝까지 안심할 수 없었어요(웃음).

 

다카하시: 기술적으로도 욕심을 부렸기에 매우 도전적인 제품이었습니다.

 

― ― 발표는 동시에 이루어졌지만 Contemporary의 출시가 늦어진 건 다양한 새로운 시도를 채용하고, 그걸 개발하고 검증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로군요. 결과적으로는 Sports와 성능 차이가 매우 적어진 것이고...

 

가장 신기한 것이 전면 대물 렌즈의 지름입니다.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같은데 Sports의 구경은 105mm, Contemporary의 구경은 95mm로 상당히 크기가 다른데 이건 왜인가요?

 

오가사와라: 이 정도의 큰 차이를 낳은 요인은 조리개의 위치입니다. 방금 말씀 드린대로 Sports는 조리개의 위치가 Contemporary보다 뒤에 있습니다. 조리개가 뒤에 있는 만큼 주위 광선을 끌어오기 위해 대물 렌즈를 크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 ― Sports는 먼지가 많거나 비가 내릴때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방진 방적 성능을 갖췄다는 점이 매력적인데요. 후드를 플라스틱으로 하거나 삼각대 고정링을 빼는 등 무게를 좀 더 줄이는 방법을 도입했네요. 그런데 Contemporary의 후드는 끝부분에 슬릿이 있던데 이건 어떤 의도인가요? 

 

사카: 디자인적인 의미도 있지만 곧은 원통을 만들면 부분적으로 두께가 크게 달라지고 플라스틱 성형에서 깨끗하게 마무리가 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홈을 넣었지만 거기에 먼지가 쌓인다는 의견이 나와서 슬롯으로 바꿨습니다. 또 정면에서 바람을 맞았을 때 거기로 바람이 빠지도록 해 렌즈가 덜컹거리거나 흔들리지 않도록 만드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 ― 렌즈 끝을 잡고 직진 줌 렌즈처럼 쓸 수 있다는 걸 강조하는데, 그렇게 사용하면 경통의 흔들림이 커지진 않을까요? 

 

사카: Sports는 렌즈 앞부분을 잡고 직진 줌처럼 사용한다는 걸 전제로 두고 충분한 내구성을 확보했으나, Contemporary는 줌 연동 부품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사용했기에 직진 줌렌즈처럼 사용하는 건 권장하지 않습니다.

 

쿠와야마: 발표나 카탈로그를 봐도 Contemporary에는 그런 설명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앞부분을 잡고 직진 줌처럼 사용할 수 있는 건 Sports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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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텀 모드 스위치를 Contemporary에도 도입


― ― 그렇습니까!? 몰랐어요. 둘 다 똑같이 직진식 줌렌즈처럼 쓸 수 있는 줄 알았네요. 

 

그런데 Contemporary에도 AF속도 조절, 초점 리미터 조정, OS의 조정이 가능한 커스텀 모드 스위치가 들어갔는데 이건 원래 Sports 라인만의 특징이었지요?

 

사용자 입장에선 저렴한 Contemporary에 이런 기능이 들어가는 건 기쁜 일이나, Sports 라인의 정의를 무너뜨리면서까지 이러한 특수 기능을 Contemporary에 탑재한다는 결정을 처음부터 내렸던 것인가요?

 

쿠와야마: Contemporary 라인이긴 하지만 넓은 초점 구간을 커버하는 초망원 줌렌즈다보니 이런 기능을 빼면 쓰기가 힘듭니다.

 

회사 내부에 비행기나 모터 스포츠를 촬영하는 직원이 많아서, 직원의 의견이나 고객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본 결과 Sports 라인에 탑재된 기능을 모두 Contemporary 라인에도 탑재하기로 했습니다.

 

다카하시: 커스텀 모드 스위치에 대응한 펌웨어의 구현과 검증 평가 등 개발해야 할 것이 늘어나다보니, 개발하는 입장에선 기능이 적을수록 설계하기 쉽겠지만(웃음), 제가 비행기를 촬영하는 것을 좋아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조금이라도 쓰기 쉬운 렌즈를 만드는 것이 시그마를 선택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개발에 힘썼습니다. 

 

― ― 시그마의 매력 중 하나가 USB DOCK를 사용해서 사용자가 직접 최신 펌웨어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Sports을 내놓은 후 대각선 방향의 패닝 촬영을 지원하는 펌웨어가 발표됐는데, Contemporary도 대각선 방향의 패닝 촬영을 지원하나요?

 

다카하시: 물론 지원합니다. 기존 APO 150-500mm F5-6.3 DG OS HSM의 OS 모드 2는 직선 방향으로 효과가 높은 OS 컨트롤을 채용해, 카메라 위치가 가로라면 가로, 세로 위치라면 세로 방향의 패닝 촬영을 지원했지만, 여기에선 쓰기 어려워 Sports의 발매 초기에는 카메라의 가로/세로 위치를 불문하고 수평 패닝을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이후 더욱 다양한 피사체에서 패닝 촬영을 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계속해, 대각선 방향의 패닝 촬영도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 ― 비행기의 이착륙을 패닝 촬영하려면 J자 모양으로 카메라를 움직일 필요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OS 모드 2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나가에: 비행기의 이착륙이나 코너링 중인 레이싱 카의 패닝 촬영도 대응합니다. 곡선 움직임에서도 카메라 이동 촬영을 막지 않고, 가능하면 카메라가 흔들리는 방향 외에 정확성을 높이려고 개발한 것이 이번 새로운 OS 모드 2입니다. 대각선 방향의 패닝 촬영을 지원하면서 회사 내부에서도 검증을 했는데 실제 환경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 ― 어떻게 평가했습니까?

 

나가에: 카메라를 사선 방향으로 휘둘러 보면서 다양한 피사체를 직접 찍어 테스트 했습니다.

 

― ― 초망원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찍을 땐 모노포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OS의 효과에 영향을 주나요? 

 

다카하시: 삼각대와 모노포드를 사용한 경우에는 흔들림의 주파수 특성이 달라지기에 손에 들고 찍었을 경우보다 손떨림 보정이 오히려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 생각합니다. 

 

― ― 시그마 OS는 기본적으로 뷰파인더 상이 딱 멈추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대각선 촬영에선 정말 OS가 작동하는지 효과를 알기가 어렵네요.

 

다카하시: 그것은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반셔터에선 어느 정도 프레임하기 쉬운 수준으로 흔들림을 보정하며, 셔터를 눌렀을 때는 제대로 흔들림 보정이 되도록 제어합니다. 

 

다만 150-600mm F5-6.3 DG OS HSM은 Sports와 Contemporary가 모두 커스텀 모드 스위치를 넣었기에 USB DOCK를 사용해 액티브/스탠다드/모더레이트 뷰의 3단계로 OS 동작을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습니다.

 

 

손떨림 보정 기능은 비슷함

 

― ― Sports와 Contemporary가 OS의 성능에 차이가 있나요?

 

나가에: 손떨림 보정 기능은 Sports와 Contemporary가 모두 손색없는 수준의 성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두 제품이 전혀 차이가 없는 건 아니지만 Contemporary가 OS 유닛을 경량화한 관계로 OS를 제어하기 쉬워진 부분은 있습니다. 다만 이건 개발자 입장에서 그렇다는 거고 실제 제품에서 큰 성능 차이가 있다는 건 아닙니다. 

 

― ― 매뉴얼 오버라이드는 어떤 기능입니까?

 

나가에: C-AF로 촬영하는 경우에도 포커스링을 돌려 MF 촬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 매뉴얼 오버라이드 기능입니다. 50mm F1.4 DG HSM| Art부터 도입한 기능인데 USB DOCK에서 커스터마이즈 설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150-600mm F5-6.3 DG OS HSM은 렌즈의 포커스 모드 스위치에 AF/MO/MF라는 3가지 포지션을 넣었기에, 촬영하는 피사체에 따라 동작을 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 ― 시그마의 초망원 줌렌즈라면 APO 50-500mm F5-6.3 DG OS HSM이 비행기 촬영이나 야생 조류 촬영에서 매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이번에 새로 나온 2개의 150-600mm F5-6.3 DG OS HSM은 어디까지나 APO 150-500mm F5-6.3 DG OS HSM의 후속작이며 APO 50-500mm F5-6.3 DG OS HSM와는 별개의 제품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쿠와야마: 네. 이번에 나온 2개의 150-600mm F5-6.3 DG OS HSM은 APO 150-500mm F5-6.3 DG OS HSM의 후속작입니다.

 

― ― 비행기 촬영에서는 망원 뿐만 아니라 광각에서의 마감도 중요하기에 APO 50-500mm F5-6.3 DG OS HSM 라인도 후속작이 나오길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대단히 고마웠습니다.

 

 

개발자의 열정으로 공격적인 렌즈 설계에 성공한 Contemporary

 

2014년 포토키나에서 두 초망원 줌렌즈가 발표됐을 때, 2개의 초망원 줌이 발표되면서 왜 초점 거리와 개방 조리개 값이 모두 같은데 왜 대물 렌즈의 크기가 이렇게 다른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습니다.

FLD 렌즈의 경우 Sports는 대물 렌즈군에 2장을 넣었는데 Contemporary는 FLD 렌즈를 뒤쪽에 작은 구경으로 한장 넣었을 뿐입니다. 이것으로 주변부 광량과 화질 차이는 거의 없다면 쉽사리 믿기 어렵겠지요. 그래서 Contemporary의 출시 이후 인터뷰를 했는데 이렇게 나온 답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우선 대물 렌즈의 크기만 놓고 보면 조리개의 위치가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광학적으로는 조리개를 앞에 배치하는 게 효율이 높아지지만, 기계식 연동으로 구동해야 하는 걸 생각하면 마운트에서 거리를 너무 벌리기가 어렵습니다. 

실적이 있는 방법으로 설계된 Sports와 새로운 수법을 채용하고 설계된 Contemporary이고, 상대적인 드로잉의 위치가 크게 다르며, 그것이 사키타메의 지름도 크게 작용했던 모양이다.

다만 새로운 방법은 개발에 시간이 걸리고 제품이 완성되기 전까지 이 설계가 잘 작동할 것인지 반신반의했던 부분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엔 예전보다 묘사 성능이 좋아지고 Sports와 차이가 많이 줄어들어 Sports 렌즈의 입장은 약간 애매해졌지만, 조금이라도 가볍고 저렴한 초망원 줌렌즈를 기대하는 사용자 입장에선 좋은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 개발자들의 나이가 많지 않다는 점에도 놀랐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설계를 맡기는 시그마의 분위기와, 그 기대에 부응하고 도전적으로 설계에 도전하는 개발자의 의욕이 이런 멋진 렌즈를 만들어 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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