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8733281VDz5BOlGrAHFgwZDVOBvc4uXanrasDaP.jpg


흔한 게이머의 소비생활.jpg


오늘도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과 지름신 때문에 라이브러리는 늘어만 갑니다. 


특히 진흙 속 진주를 캐내는 재미가 쏠쏠한 2~3만원 정도의 작품들이 지름의 주요 타겟인데요.


허나 재미의 역치가 매우 올라 까탈스러운 제 취향과, 얇은 지갑 때문에 스팀 환불 제한 시간 2시간을 넘기는 정예들은 안타깝게도 소수네요.


그 중 주목할 만한 몇 가지를 모아 봤습니다. 


2864499-trailer_helldivers_turninguptheheat_20150511.jpg

 

1. Helldivers


처음 알게 됐을 때는 콘솔로만 나왔어서 관심을 접었는데, 작년 말에 PC판이 나왔던 걸 몰라서 지금에서야 구매했네요.


DLC가 엄청 많고, 모조리 해서 3만원이고 없으면 정말 힘든 아이템(특히 전천후 부츠)이 좀 껴 있어서 거의 구입이 강제됩니다.


이 점은 약간 아쉬운데, 지금 생각해 보면 DLC가 아예 하나도 없어도 대체할 것을 다 주기는 줍니다. 


뭐 예를 들면 전천후 부츠가 없으면 차량을 요청해서 미션 대부분을 차량에 타고 플레이할 수 있구요. 그래서 무작정 까기는 좀 그러네요.


매지카를 만든 애로우헤드에서 낸 트윈스틱 탑다운 슈터. 아니나 다를까 하드코어합니다.


버그, 일루미닛, 사이보그 세 외계종족에게 민주주의와 자유를 설파하는(...) 슈퍼지구 정예 헬다이버들의 사투를 그리고 있는데요.


일단 매지카처럼 팀킬이 아주 자유롭기 때문에, 절제된 사격군기를 요합니다. 우정파괴 지수 매우 높음.


최대 4인 코옵을 통해 외계 행성에서 정해진 미션을 완수하고 수송선을 불러 무사히 탈출하는 것이 게임의 목적입니다.


행성을 토벌하고, 진급을 하면서 새 장비를 얻고, 미션 중에 연구에 필요한 외계종족 샘플을 모아 연구 점수를 얻어서, 


연구 점수로 장비를 업그레이드한 후, 업그레이드된 장비로 다시 외계인 고문을 하는 식의 성장요소를 꽤 잘 구성했습니다.


미션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자칫하면 금방 지루해지기 쉬운데, 


레벨업의 보상이 복장, 장비 등으로 그럭저럭 적절하게 주어져 목표의식을 갖도록 나름대로 노력한 티가 보입니다.


제 총평은 8.5/10. 자기 함선에서 할 수 있는 게 쪼금만 더 있었으면 9.5를 줬을지도 모릅니다.


코옵, 솔플 모두 재미있었네요. 한국 방은 별로 없어서, 스팀 다운로드 서버를 바꿔 양형들과 오손도손 플레이하니 아주 꿀맛이었습니다. 


디비전 매우 어려움을 간신히 깼을 때와 비슷한 코옵의 즐거움을 다시 느낄 수 있었네요.


인원에 따른 스케일링은 없는데, 장비도 꽤 업글하고 조금 숙련이 되어서 기도비닉을 잘 유지하면 코옵 뿐 아니라, 


솔플로도 최고 난이도인 헬다이브 행성 미션을 코옵과 비슷한 클리어 타임으로 깰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코옵게임인데도 솔플이 꽤 쾌적하게 가능하도록 해둔 점은 아주 괜찮았네요. 


물론 보스전은 사이보그를 제외하면 혼자 하기는 많이 힘듭니다.


파티매칭에 버그가 있어서 게임 세션이 1~2개밖에 보이지 않는 치명적인 버그가 간혹 나타납니다. 현재 고치는 중이라고.



web_banner.jpg

 

2. Hyper Light Drifter


기존에 꽤 성공한 인디 흥행작인 Bastion을 도트로 바꾼 후, 사이버펑크를 끼얹고 나레이터를 없애면 이 게임과 흡사해집니다.


일단 개발사에 도트 깎는 장인분이 계신지, 아트웍 퀄리티 하나는 정말 대단합니다.


주인공의 행동 하나하나, 환경과의 상호작용 애니메이션 등에 엄청난 공이 들어갔다는 걸


게임 시작하고 칼만 몇 번 휘둘러 봐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2015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Excellence in Visual Art award를 수상했고, 2년 정도 킥스타터 펀딩을 받았다고 하네요.


잊혀진 고대 기술을 가진 주인공이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파괴된 문명의 폐허를 유랑하는 내용입니다.


주인공의 성장 요소가 있고, 액션성과 타격감도 보통 이상입니다.


너무나 아쉬운 점은 30프레임 고정입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SF, 아트웍 모두 다 제 취향에 맞았는데...


도트 게임이 30프레임이니 눈이 너무 아파서 1시간도 못 했네요. 


눈물을 머금고 환불. 그래도 게임 자체는 8/10 정도는 되었네요. 30프레임을 극복 가능하시면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maxresdefault.jpg

 

screenshot1.png

 

3. Enter the Gungeon


제목을 참 찰지게 잘 뽑았습니다. 의외로 한글이 지원되었는데, Gungeon을 "총굴"로 번역했더군요. 


번역 퀄은 별로 기대 안 했는데 그럭저럭 맘에 들었습니다. 이번엔 60프레임 지원했구요.


로그라이크 + 탄막슈팅 + 슛뎀업을 어느 하나 부족한 것 없이 잘 버무렸습니다. 


과거를 쏴죽일 수 있는 전설의 총을 얻기 위해, 각자 지우고 싶은 과거가 있는 주인공들이 전설의 총굴에 모여들어 벌이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한 가지 간과했던 것이 저는 당연히 다키스트 던전 같이 로그라이크 요소만 있는, 진행도가 저장되는 게임으로 생각했는데, 


정통파 로그라이크에 더 가까운 게임이었어요. 이런 젠장. 가뜩이나 탄막슈팅 잘 못 하는 제겐 너무나도 어렵더군요.


그런고로 진입장벽이 꽤 있습니다. 주인공들이 체력은 그럭저럭 되지만 채우기 상당히 힘들고,


탄막슈팅에 기존에 익숙했던 사람이 아니라면 피격되기 너무 쉬운 느낌이었네요.


맵의 구덩이에 빠지거나(아차하면 빠지기 정말 쉽습니다), 체력이 다 되거나 하면 얄짤없이 처음으로...


구르기 무적판정은 그럭저럭 넉넉하지만, 몬스터들이 발사하는 투사체가 기본적으로 굉장히 크므로, 구르기가 잘 통하는 편은 아닙니다.


첫 보스 이름이 "갈매기관총"이어서 뿜었네요. 미니건을 든 갈매기가 식스팩을 자랑하며 마구 날뜁니다...


물론 로그라이크이니 첫 보스는 할 때마다 다르지요. 꽤 신선하고 좋았지만, 아무래도 제겐 너무 어려웠습니다. 아쉽게 환불.


제게는 7.5/10 정도였습니다. 스피디한 진행, 적절한 음악, 코믹 요소가 맘에 들었고, 탁자를 뒤엎어 엄폐물로 사용하는 것도 아주 좋았네요.


다만 탄막슈팅 초보자에겐 정말 많이 어려워서, 난이도 조절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네요.



ss_80d95c21fc96e778017de4f28aa5912a5b06a17d.600x338.jpg

 

4. Huniecam Studio


인트로 화면에 선정성이 좀 있어서 철퇴를 피하기 위해(...) 플레이 화면으로 대체합니다.


매치-3 게임도 하고 야짤도 보는 Huniepop의 후속작인데요. 


아트 스타일을 대폭 바꿔서 이번에는 매치-3이 아닌 클리커로 돌아왔습니다.


시청자들의 페티ㅅ....취향에 맞게 캠녀들을 꾸며서, 핫한 캠방을 찍거나 스트립바 등에 보내 Filthy business...를 성장시키는 게임입니다.


다만 이런 류의 게임이 보통 벗어날 수 없는 문제가 있지요. 할 것이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전작 Huniepop은 전 히로인 완벽 공략이나, 복장 언락이라도 있었지만 이건 그냥 처음 조금을 제외하고는 죄 반복입니다.


스트레스 풀어주러 스파 보냈다가 영업 뛰게 했다가 클릭도 좀 두드려 주고... 그러다 보면 거진 다 즐기게 되지요.


뭐 볼거리가 있나(...)궁금하신 분들은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Huniepop의 그림이 훨씬 낫네요.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너무 싫은 소리는 말아야죠. 6/10. 클리커로서의 재미는 나름대로 갖추고 있는 정도.


여담으로 스팀 상점 페이지의 소개 영상 멘트가 나름 웃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