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서 베타테스트가 끝납니다만, 아마 내일이 평일이라 더 하진 못할 것 같아 지금 정리를 하겠습니다. 어차피 내일 해도 메르시 할 건데요 뭘.


장점

1. 재미있다
아군이 시원하게 수레를 미는 거 말고, 마지막 포인트에서 엎치락뒷치락하며 난장판을 피우다 그 중간에서 4인 부활이 터질 때의 그 쾌감.
팀포에서 우버 한번에 교착지점을 뚫어버리던 바로 그 느낌과 같습니다.
킬을 먹지 않아도 (팀에 도움이 되는 수준이 아니라) 전황을 뒤집는 게 가능하다는 것도 탱커나 서폿 픽을 박는 것을 주저하지 않게 합니다.

2. 팀 플레이
킬딸은 거의 모든 게임에서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이 게임도 킬딸을 치는게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팀포의 스씨, 배필의 똥싸개 등등을 잇는 겐트위한이란 용어가 생긴 걸 보면 알 수 있지만.
하지만 오버워치는 AOS에서 캐리 하나가 멱살 끌고 게임 뒤집는 게 거의 불가능하므로, 팀 플레이가 강제됩니다.
ELIMINATION의 의미도 매우 넓게 잡아서, 체력 1이라도 깎으면 본인의 킬로 잡히기 때문에 꼭 딜러를 할 필요가 없어요.
물론 이런 괴리감은 모 게임에서 넘어온 킬딸러들에게 일종의 진입장벽이 되기는 했습니다만, 저는 겐트위한 개체수 조절에 지대한 공을 세운 시스템이라 봅니다.
그리고 사소한 걸로 픽할때 어느 캐릭터가 필요한지 옆에 보여줘서 뉴비들이 팀 짜는 데에 도움이 되네요. 여러 영웅을 해 볼수 있게 만들기도 하고.

3. 그래픽
만화풍에 충실합니다.
캐릭터마다 개성이 확실하고, 맵마다 특색이 있어요.
그리고 맵에 구워버린건지 실시간인진 모르겠지만 전역 조명도 있어서, 주황색 바닥 옆의 흰 벽은 노란 색을 띄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옵은 저사양에서도 된다는 게 장점.

4. 블쟈식 캐릭터 디자인 탈피
자리야가 왜곡된 성욕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블리자드답지 않은 여캐들이 있습니다.
둥글둥글한 메이는 별명이 메오후...가 되긴 했습니다만.
엉덩이 장인도 건재하고, 스테레오타입이 없는 건 아닌데 적어도 예전의 블리자드답지 않다는 것은 칭찬할만한 점.

4. 매치메이킹
나중엔 고오급화될 수도 있지만 아직은 솔큐는 3초 안에 잡힌 적도 있을 정도로 빠릅니다.
6인큐는 대략 2분 정도면 잡히는 듯.
여러번 연달아 이기거나 지면 다른 상대를 잡아주는 것도 좋네요.

5. 파티플레이
친구와 플레이를 장려하는지 Social이란 메뉴를 따로 넣을 정도로 적극적입니다.
파티 끼기도 쉽고 만들기도 쉽고 좋네요. 단점은 이게 블리자드 게임이라는 거.
스팀이나 오리진 연동이었으면 완벽이라 평했겠어요.
어쨌든 옵갤팟에 껴서 6인 달리니 잡담도 하고 재밌었어요.


단점

1. 그래픽
엔비디아 최적화...
그게 아니더라도 솔직히 그래픽에 비해 사양이 높습니다.
캐릭터들 모서리가 다 보이고, 텍스쳐는 좀 2016년에 심합니다.
폴리카운트 지적이 해외에서도 있으나 아마 고쳐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트리플모니터를 지원을 안 합니다.
프로경기나 사용자의 유리함 때문에 그렇다는 말로는 안 되는게, 프로 경기가 있는 FPS인 콜옵, 배필, 카스, 팀포 모두 트리플모니터 지원이 됩니다.
화면 안의 적에게 락온하는 맥크리의 궁극기를 보아하니 아예 염두에 안 두고 개발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드네요.
시야각도 103도가 최대인 것도 별로에요. 하이퍼 FPS가 아닌 다른 게임들도 저거보다 넓게 할 수 있는데.

2. 대사
팀포야 말할 것도 없고 여러 게임들이 같은 대사를 말해도 억양이 다르다던가 하는 식으로 대사를 여러 가지를 넣습니다.
도타에서 Fresh Meat!의 같은 억양이 한 게임에서 듣기가 힘들 정도인데.
그런데 이건 대사 톤이 하나라서 영 질리네요.
이게 별거 아닌 거 같지만 게임에 몰입하게 해 주는 컨텐츠라고 여기기 때문에 단점이 맞습니다.
같은 억양으로 겐지의 마다마다마다마다마다마다 들으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실 듯.

3.UI
거의 커스텀이 불가능합니다. 거기다 UI가 매우 커서 많은 것들을 가리고, 정작 중요한 디바 자폭기가 하늘에서 떨어지는걸 보긴 힘드네요.

4. 밸런스
어지간한 맵에선 공팀이 압도적으로 유리.
제 6인팟은 새디스트팟인지 방어는 하이패스인데 공격은 거의 다 이겼어요.
대신 어느 맵에선 뚫는게 불가능한 수준이기도 합니다.
영웅 간 밸런스도 좋은 편이 아니라서 젠야타는 거의 보기가 힘들고, 나오더라도 딜러로 쓰입니다 ㅜ
디바도 레벨이 올라갈수록 픽이 줄어드는데, 그 이유가 궁이 너무 쉽게 막혀서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가로등에 막혀요.

5. 컨텐츠
현 오버워치에서 가장 심각하게 걱정되는 것.
이대로 출시한다면 창렬의 전당에 오버워치가 추가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4.5만원 게임에 싱글플레이어 없이 대전 뿐인건 문제조차 아닌게,
AOS처럼 영웅+빌드+아이템 같은 식으로 게임플레이를 다르게 할 수도 없고, 아예 밀리터리 슈터처럼 온갖 무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맵이 다양하냐 게임모드가 다양하냐.
어느 것도 아닙니다.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컨텐츠도 적은데, 캐릭터 당 컨텐츠도 적습니다.
대사는 위에서 언급했지만, 스킨이 아예 영웅 전체를 바꿉니다. 팀포나 도타처럼 모자는 이거쓰고 옷은 저거입고 그거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영웅을 만들 수 없다니.
양보해서 스킨이 개성이 있고 예쁘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서 반다이마냥 색놀이가 다수.

요약하자면 영웅 자체의 깊이를 더해줄 무기나 아이템은 없고, 맵은 많지 않으며, 픽은 항상 비슷비슷, 스킨 외에는 눈에 띄는 변화를 주는 것도 없고, 스프레이가 자기가 원하는 사진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이모트는 게임 시작 전에나 쓰고, PotG 못 나오면 인트로도 못 보다니. 승리 포즈요? 1초?


줄이자면 재밌었습니다. 베타로 치자면 디비전이나 스타워즈보다도요.
최근에 보기 힘든 하이퍼 FPS라는 것 만으로 눈에 띄는 게임이지만, 요즘 게임들의 고질적인 문제인 컨텐츠 부족이 문제입니다.
특히나 이게 유료(!) 게임이라 절대적인 플레이어가 히오스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다는게 큰 걱정거리.
유료라는 것은 질 낮은 플레이어의 유입을 막는 데에 특효약이라 찬성합니다만, 부분유료화된 게임들에 준하는 수준의 잦은 업데이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