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펜탁스의 화이트 밸런스는 세계 제이이이이일!!!... 하지만 요샌 다들 잘 맞추지" 하면서 오토 화이트밸런스를 쓰고.

 

"펜탁스의 풀떼기 샷은 세계 제이이이이일!... 그러니까 사람도 좀 예쁘게 나오게 해주세요" 하면서 이것저것 색감 모드를 썼는데.

 

요새는 오토는 거의 잘 안쓰고 -_-) 때에 따라서 이것저것 바꿔가면서 쓰게 됐거든요. 왜냐. 오토에선 원하는 게 안 나오니까.

 

그런 의미에서 간단 정리. 펜탁스 K-5 기준이라서 다른 바디에선 안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합니다.

 

 

화이트 밸런스

 

자동: 그런대로 쓸만합니다. 어지간한 메이저 회사 바디보다는 잘 잡는 것 같은데... 문제는 평소 너무 차갑게 나올 때가 있고, 지푸라기나 사슴처럼 '따뜻한 색'이 가득 찬 피사체를 찍을 경우 색이 괴랄해집니다.

 

일광: 사실상 이게 '바깥에서의 자동모드'이지 싶어요. 좀 파란 색을 내고 싶을 때 씁니다만 제 취향이 요새 누리끼리인지라.

 

그늘: 너무 노란 색이 진해서 당장 비가 올 것 같은 날이 아니면 잘 안씁니다.

 

흐림: 요새 찍는 풀떼기나 잎파리 사진의 99%는 전부 이걸로 찍었습니다. 적당히 따뜻한 기운이 드는 게 아주 마음에 들더군요.

 

형광등 시리즈: 식당에서 괴상한 잡광이 섞였는데 음식 사진 인증샷은 남겨야 할 경우에나 씁니다.

 

백열등: 안써요. 정말 백열등 아래에서 쓰면 백열등의 느낌이 사라지고, 아닌 경우에는 너무 시푸렇게 나오니까.

 

플래시: 개인적으로는 플래시를 쓸 때 이것보다 자동 모드가 더 잘 맞는 것 같던데(...)

 

CTE: K-7부터 추가된 거라 아는 분이 많지 않을 것 같네요. Color Temperature Enhancement. 일반적인 오토 화이트밸런스가 편향된 특정 색을 죽여서 전체적인 화면의 색상 균형을 잡는다면 이건 오히려 편향된 쪽으로 치우친 색을 보여줍니다. 잘 써먹으면 괜찮을 것 같은데 아직은 귀찮...

 

매뉴얼/색온도: 집에서 쓰는 조명과 상황에 맞춰 저장해 뒀어요. 근데 이건 조명마다 다르니까.

 

 

색감 모드

 

브라이트: 노오란 빛이 대놓고 도는게 도대체 뭐가 브라이트하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제일 처음에 있으니 펜탁스의 나름 기본색감이라 주장하는 것 같은데. 절대로 안씁니다. 이거랑 요 아래 인물 모드의 차이도 모르겠어요.

 

내추럴: 제품 사진을 찍거나, 사람을 찍을 때 씁니다. 제일 무난한 색이지 싶어요. 반대로 말하면 너무 무난해서 평소엔 잘 안씁니다.

 

인물: 일본의 카메라 회사들이 주장하는 '인물 색감'은 동양인이 아니라 백인을 찍을 때 쓰는 겁니다. 백인을 만날 일이 없으니 봉인. 이걸로 한국 사람 찍어 보세요. 간경화 환자처럼 누렇게 뜹니다.

 

풍경: 노란색이 지독하게 끼기 때문에 정말 파랗기 그지없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만 찍을때 아니면 안씁니다. 그럼 풍경 사진은 뭘로 찍냐구요? 강렬색감과 리버설 필름이 있지요.

 

강렬색감: 음식, 풍경, 사람을 과장할 때. 제가 찍는 사진의 85%는 이걸로 찍습니다. 마젠타와 그린을 심하게 올리고 레드와 시안도 올리는지라 사람이나 물건의 정확한 색을 찍는 용도론 맞지 않지만 이 색감이 마음에 들어요.

 

희미함: 간혹 사람을 하이키로 찍을 때 씁니다. 내추럴에서 채도를 빼고 찍는 방법도 있지만 귀찮아서.

 

블리치 바이패스: 세기말적인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가끔 씁니다. 처음에는 엄청 좋아보였는데 정작 자주 쓰긴 힘들데요.

 

리버설필름: 이게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풍경 모드를 쓸 일이 있긴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란색을 적절히 올리고 대비도를 팍 높여버리는 리버설필름 모드는 아무리 심심한 사진도 과장된 발색을 내지요. 강렬색감으로 찍다가 아 사진이 임팩트가 없어 이러면 리버설로 돌리고 씁니다. 암부가 너무 까매지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모노크롬: ...안써요. 흑백 뿐만 아니라 다양한 톤으로 찍을 수 있는데 제가 흑백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데 영 젬병인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