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이 오늘 신제품을 대거 발표했습니다. 하드웨어에는 심드렁해도 카메라에 관심이 매우 많은 이 불량 운영자는 궁시렁거릴만한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1.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 별로 관심 없고요(...). 이면조사 CMOS 센서가 그저 대세입니다.

2. 플래시: 270EX II야 무선 슬레이브만 들어간거 빼면 별거 없고.

320EX는 나름 도리도리 끄덕끄덕 다 집어넣고 LED 라이트 넣었고 무선 기능 있으니 슬레이브용이라던가 보급용으로 나쁘진 않아 보이는데, M/오토 설정이 가능하면서 가이드 넘버 조절이 A/B/C 3단계밖에 조절이 안된다면 좀 글쎄올시다.

3. 렌즈: 모양만 바꾸고 가격은 겁내 올린 번들렌즈는 관심 없고, 장망원 단렌즈도 관심 없는데, 200-400 F4 L은 관심이 매우 땡기는군요.

백사 대체품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200mm부터 시작하니 백사 대체는 좀 아닌것 같지만, 1.4x 익스텐더 내장으로 560mm F5.6이 된다는건 정말 혹할만한 요소네요. 하지만 가격이 겁내 비싸겠지.

EF 마운트 렌즈 6천만개 생산은 뭐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갈 수 있는 기반'을 꾸준히 마련해주는듯 합니다.

4. EOS 1100D: 300D는 은색으로 만들고 예전에는 렌즈도 은색으로 만들었던 캐논이지만, 요새는 색깔 장난의 대명사가 펜탁스로 넘어가버렸군요. 빨간색 하나를 내놓긴 했는데 모를 일. 검은색 렌즈하고 의외로 잘 안 어울리는것 같아서. ...그러고보니 시그마나 탐론 같은 서드파티에서 은색 렌즈 안만드나?

얘는 스펙으로 승부하는 애가 아니잖아요. 1세대 지난 제품을 대충 짬뽕해서 저가 시장 공략하는 거지. 그런 의미에서 일단 출시 초기가가 니콘 D3100보다 싸다는건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겠지만. 좀 더 싸야 될것 같은데요. 뭐 가격은 내리겠지요.

5. EOS 600D: 저는 원래 60D에 매우 호의적인 사람이었는데, 600D가 나오고 나니까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600D가 60D 팀킬하는거 아닌가 하고 -_-)

600D와 60D를 비교하면 뷰파인더, 바디 크기/무게, 연사/셔터스피드, 그리고 각종 자동 기능과 외장 플래시 무선 제어를 위한 송신 기능 추가일까요? 제일 뒤쪽의 2개는 600D의 압승이고, 뷰파인더와 연사/셔터스피드는 60D의 승리. 그리고 바디 크기/무게는 사용자 층마다 호불호가 갈리겠네요.

문제는 60D가 나은게 그거밖에 없다는 겁니다. 연사/셔터스피드와 뷰파인더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7D 가지 왜 60D 쓰나요 -_-) 그게 빼고는 600D가 뷰파인더 빼고 꿀릴게 하나도 없는데.

7D/60D/600D가 센서가 똑같은데, 지금까지 60D의 유일한 특징(?) 이었던 회전 LCD가 600D에 그대로 똑같이 들어갔으니 60D의 매리트가 확 줄었지요. 거기에 자동 기능은 둘째 치고서라도 플래시의 무선 송신 기능은 7D에서나 지원하던거 아닌가요.

가격대가 7D>60D>600D>550D>1100D 이렇게 형성될텐데, 60D가 아무리 처음보다 가격을 낮췄다고는 해도 600D가 더 싼건 자명한 사실이니, 60D는 어째 앞날이 좀 암울해 보입니다.

지금으로선 60D를 살만한 사람이라면, 회전 LCD가 때려죽여도 필요한데 600D를 쓰기에는 너무 손이 큰 사람? 7D 쓰고 싶은데 돈없는 사람? 이정도밖에 생각나는게 없네요.

요새 니콘은 뭔가 나올 때마다 빵빵 터트려주는데 비해, 캐논은 있던거 재탕에 뭔가 덧붙이는 수준에 그치는것 같네요. 위에서 "EF 마운트 렌즈 6천만개 생산은 뭐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갈 수 있는 기반'을 꾸준히 마련해주는듯 합니다." 라고 쓴것도 캐논의 미래가 그리 밝아 보이질 않아서 그렇게 쓴거고 말입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니콘이 딱히 대세 같아보이진 않고요 -_-a 니콘이 아무리 N 렌즈를 만들고 하극상 바디를 계속 터트려줘도, 지금의 구도를 바꿀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거에요. 일단 바닥에 깔린 렌즈 수 자체가 다르니까. ...그리고 전 사람 사진을 별로 안찍지만서도, 니콘의 사람 피부 색은 정말 적응 못하겠습니다.

...사실 사진게시판에 북한산 글을 쓰면서 예전에 펜탁스로 찍은 사진을 뒤적거리고 나서, 다시 펜탁스로 돌아갈까(...) 이런 생각도 했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