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DSLT를 처음 본 건 2011년이었습니다.  IFA 전시장의 소니 부스에서, 알파77이 있는 걸 들어 EVF를 들여다 봤지요.

 

오오오 신기하다. 오오오 좋다. 오오오 뭔가 많이 나온다. 그러고 알파77을 내려두고, 옆에 있는 다른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들여다 봤는데.

 

뭐가 이렇게 구려. 하고 무슨 카메라인가 하고 봤더니, (당시에) 뷰파인더와 해상도 두가지는 다른 풀프레임보다 절대 꿀리지 않았던 알파 900(...)

 

하지만 DSLT의 EVF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것과는 별개로(다른 카메라 EVF는 별로인 게 많아서), 정작 DSLT를 써 보진 않았는데요.

 

광학식 뷰파인더와 느낌이 다르다는 것도 있지만, 당장 그런 카메라가 손에 안 들어온다는 것도(...) 있어서.

 

그러다가 며칠 전에 고양이를 키우는 집에 갔는데, 그 집에 알파 65가 있어서 갖고 놀아봤거든요.

 

필름 시절부터 사진을 찍은 사람들이라면 노출계가 아닌 뇌출계가 있어서...는 환상이고. 뭐 그때도 브라켓팅을 하고 현상할 때 닷지도 하고 버닝도 하고 하겠지만.

 

디지털은 찍은 사진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잖아요. 요새는 LCD도 엄청 개선되서 정확도도 많이 높아졌고.

 

그런데 EVF는 보는 그대로 찍히니까. 어떤 의미에선 광학식 뷰파인더보다 더 정확한 이미지를 볼 수 있겠구나 싶더라구요.

 

하얀색 털을 가진 고양이를 찍을 때, 일부러 화이트벨런스를 틀어놓고 엄청난 하이키로 찍었는데, 광학식 뷰파인더 DSLR에선 찍어서 LCD로 보기 전까진 어떤 이미지가 나올지 확인할 방법이 없죠.

 

근데 DSLT의 EVF는 제가 설정해 둔 화이트벨런스와 노출에 맞춰서 그대로 이미지가 표시되니까, 사진을 찍기가 상당히 편하더라구요.

 

DSLT의 EVF, 라고 콕 찍어서 말하는 이유는. 옆에 있던 GF1은 그렇게 안 나와서(...) 뭐 이건 GF1이 구형이라서 라이브뷰에 설정값이 바로 적용되지 않는 것일수도 있지만요.

 

물론 EVF에 표시되는 이미지 품질이 조금 부족하다 싶었지만... 알파 99쯤 가면 신세경이 펼쳐지지 않을까 이런 기대도 되는데요.

 

요새 나오는 소문만 보면 소니는 DSLT를 접는 건 거의 확정적인듯요 -_-) 뭐 DSLT를 접는다는 거지 알파 마운트를 접는다는 건 아니고, 요샌 굳이 DSLT로 만들어야 할 필요도 없으니.

 

결론은 미러리스 하나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