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게시판 사진 날라간 거 복구해야 하지만 지금 2천개가 넘는 파일을 복사중인지라 딴짓을 잘못 했다간 그것도 꼬일 것 같으니 잠깐 미뤄두고.

 

저는 두개의 DSLR 카메라가 있습니다. DSLR이 하나면 됐지 뭐하러 두개나 필요하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렌즈 구성이 완전히 달라요.

 

펜탁스 K-5는 크기가 작습니다. 렌즈는 10-17, 18-135, 35mm f2.8. 엄청나게 특이한 사진을 찍거나, 엄청나게 평범한 사진을 찍을 수 있지요.

 

니콘 D700은 크고 무겁습니다. 대신 풀프레임 센서에 35mm f2, 50mm f1.8, 85mm f1.8의 렌즈로 아웃포커싱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되요.

 

MSI MOA에 가면서 카메라를 들고 가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둘 다 가져갈 요량이었지만 짐을 싸다 보니 그건 정신나간 짓이라는 걸 깨달았고, 둘 중 하나만 가지고 가기로 했어요.

 

당연히 K-5를 골랐습니다. 작고 가볍다는 것도 있지만 18-135mm 같은 줌렌즈가 있음 편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직접 가서 보니 펜탁스는 저 혼자밖에 없고(...) 니콘도 한개인가 두개밖에 없고, 미러리스나 똑딱이가 너다섯개 되고, 나머지는 전부 캐논. 그리고 엘렌즈

 

가뜩이나 오디 사서 사람 사진이나 찍을까 이러던 차에 저런 광경을 보니 역시 이런데 나오려면 뽀대나는 캐논 풀프레임에 엘렌즈가 있어야 하는 거였어! 생각이 들었는데.

 

시상식 사진을 찍을 때 정 가운데에 버티고 서서 오삼막에 신계륵 물려서 찍은 키 작은 아저씨가 자꾸 시야를 가리는지라 캬아아아악 하고 짜증이 났지만 뭐 그건 넘어가고.

 

...라 생각하고 한국에 와서 보니. 공식 보도자료에 올라온 사진이 바로 그양반이 찍은 거였군요. 근데 사진을 보니까 이건 뭐 수평도 안맞고 애매하게 짜르고 광각 왜곡에....

 

역시 좋은 카메라 나쁜 카메라가 있는 게 아니라, 용도에 맞춰 잘 쓰는 게 중요한 거에요. 솔직히 공식 보도자료에 쓴 사진보단 제 사진이 낫다구요(...)

 

궁시렁궁시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