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학창시절 꿈을 꾸다 알람소리에 일어나

비몽사몽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들른 과방..

 

 

어? 나 졸업했잖아?

하며 다시 터벅터벅 나오는데 이쁘장한 아이 하나가 열심히 학교를 찍고 있다.

체크셔츠에 NGC 신상 백팩을 매고 포니테일을 휘날리며 돌아다니더라

 

카메라를 보아하니 생긴게 니콘 같은데...하며 좀 유심히 봤는데 후지(S5Pro)였는데

너무 뚫어지게 봐서 그런지 눈이 마주쳤다;;

 

 

요 근래 새벽등산하던 버릇으로 인한 조건반사로 무심결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버린다;;

 

상대방도 '뭔가 미묘히 이상해!'라는 표정이지만 받아준다.

 

분위기가 뻘쭘해져서 5%에요? 라고 물어본다.

맞다고 한다.

다시 뻘쭘해진다.

 

사실 이때 그냥 갔어야 했는데 멈칫거린 내탓이다..ㄷㄷ

 

 

 

고대생이시냐고 물어보자 맞다고 한다.

과를 물어보니 경제학과라더라.

 

내 과를 물어본다.

대답해주고 졸업했다고 했는데 다행히도 졸업해서 이 새벽에 학교에 와 어슬렁대는 잉여생퀴로 보지는 않더라.

 

 

 

이왕 말 튼 김에 새벽부터 열심히 학교 찍는데 왜냐고 물어본다.

교환학생으로 해외 다녀온지라 오랜만이기도 하고 해외 체류 기간 동안 사진을 배워온지라 학교가 담고 싶었다더라.

 

편의점 커피 사주며 잠시 벤치에 앉아서 장비 구경을 해본다.

할배번들에 85.8, 그리고 50.4가 있다.

 

50.4는 14n을 통해 만져봤고 할배번들은 줌렌즈라 심드렁했는데 85mm는 마운트를 불문하고 처음보는 것 같아서

염치불구하고 한 번 찍어보자 했다.

 

흔쾌히 내어주며 사진 찍냐고 물어본다.(그럼 대체 내가 왜 쳐다본건 줄 아는건데 -_ㅡ)

가방에서 요즘 갖고다니는 악세사리용 야시카를 꺼내 보여준다.

 

5pro에 85.8 물려서 야시카 만지작대는 모습을 찍어본다.

 

raw인가보다 느리다.

 

 

역시 느리군 5pro..하며 리뷰를 본다.

 

 

 

 

마이

 

 

지쟈스

크라이스트

 

 

!!!!!!!!!!!!!!!!!!!!!! 사진 진짜 예쁘다!!!!!!!!!!!!!!!!!!!!!

 

진짜

엉엉, 님 날 가져요!

라고 외칠뻔 할 정도로 결과물 최고다

 

모델이 좋아서?

일단 이건 둘째치고 진짜 쩐다...ㄷㄷ

 

85.4도 아니고 85.8인데 장난아니다.

평소에 raw를 안쓰니 jpg로 변경해서 찍어본다.

어? 근데 속도가 확 빨라졌다.

5pro는 raw 속도만 병신인건가?;;

 

 

여튼 찍어본다.

jpg 결과도 상당히 좋다.

 

 

뭐 물론 모니터를 통해서 봐야 더 정확한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간 카메라 만져보며 리뷰를 통해 마음에 들었던게 실제로 븅인 경우는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

이번 또한 중박 이상은 하리라.

 

일단 놀란 가슴 진정시키고

사진 찍던 아이이니 마저 좋은 시간 보내라며 보내고 나중에 밥 사준다며 연락처 교환하고 빠빠2한다.

 

 

열람실서 책 보고 있는 지금도 그 아이는 열심히 찍고 있을듯 싶다.

 

 

여튼, 85mm.... 미칠듯한 뽐부에 시달린다;;;

가격검색해보니 40만원도 안한다.(니콘 기준)

 

펜탁스는...가격이 시망인데 니콘은 장난 아니게 저렴하다.

솔직히 14n 이미지 퀄리티가 진짜 좋았는데 그냥 그거 안고 죽고 100mm렌즈나 영입했으면 이런 느낌이었으리라.

(단지 느리고 불편한건 감수해야...)

 

D7000과 K-5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후지가 난입한다.

잊고있던 코닥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이민다.

 

 

새벽부터 뽐뿌에 시달린다....

밥이나 먹어야겠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