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두쉬민'이라는 사진작가가 쓴 '프레임 안에서' 라는 책이 있어요. 셔터스피드고 조리개고 화각이고 화이트밸런스고 그런 건 다 알고 있는데 사진이 마음에 안 들어서 '사진 좀 잘 찍고 싶다'라는 생각이 간절하시다면 꼭 사서 보세요. 후회는 안 하실 거라고 감히 장담합니다.

 

이 분이 쓴 책 중에 '포토 스토리텔링의 기술'이라는 게 있어요. '프레임 안에서'를 워낙 감명깊게 본지라 이것도 샀는데, '프레임 안에서'가 '사진 찍는 법'에 대해 쓴 책이라면 '포토 스토리텔링의 기술'은 제목과는 별 상관 없이(?) 포토'샵-라이트룸을 쓰는 방법'에 대한 책이에요.

 

보고 나면 '속았다'라는 생각이 드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레임 안에서'에 나왔던 예쁜 사진들이 '포토 스토리텔링의 기술'에서 라이트룸 보정을 거친 것들이었다는 것을, 매우 잔인하게도 원본과 수정본을 대조해서 보여주니까 엄청난 충격을 주거든요. 최소한 저한테는 그랬어요.

 

하지만 그 충격의 종류라는 것이, '이 사진조차도 뽀샵이었다니!'가 아닙니다. '역시 뽀샵을 안 하면 안되는거구나!'였거든요. 저는 포샵이 절대적으로 항상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포샵하기가 귀찮아서&포샵할 줄 몰라서 안 쓰는&못 쓰는 편이라서 그렇지.

 

포샵을 죄악인 것처럼 취급하는 사람들을 보면 말이죠. 포샵 툴의 다수가 필름 현상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요. 필름 시절에도 다 하던 것들인데 그걸 포샵에서 하면 나쁜건가 믕.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런데 뜬금없이 이런 글을 왜 쓰느냐 하면... 포샵이 아무리 필수적인 거라지만 포샵보다도 일단 원판을 제대로 찍어야. 포샵하는 데 들어가는 수고와 시간이 줄어들고, 퀄리티도 오히려 높아진다는 뻔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아서 그래요.

 

어제 모니터 사진을 찍으면서 그 동안 부족했던 것이 뭐인지 점검하면서 찍어 봤는데, 정말 오래간만에(...) 마음에 드는 것들이 나왔거든요. 포샵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훨씬(몇십분의 일 수준?) 줄어들고. ...뭐 놓쳤다라기보다는 알면서도 귀찮아서 처리 안한 것도 남아 있지만.

 

GGHD7214.JPG

 

...

 

그런데 오늘 또 찍어야 해요. 귀찮아요. 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