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품 사진을 찍으려고 K-5의 전원을 켰는데 화면이 안 들어와요. 이게 뭔 사태냐 하고 몇번 다시 조작해 봤는데.. 자세히 화면은 들어오더라구요. 그런데 백라이트가 안 켜져서 눈에 잘 안 보이는거지. 히이이익 하고 배터리 뺐다가 다시 끼워보니 그제야 잘 되네요.

 

근데 지금까지 워낙 험하게 쓰기도 했고, 결코 적게 쓴 것도 아니거든요. 그러니 이제 심각한 고장이 난다고 해도 딱히 원망할 것도 없고. 정말 고장이 난다면 수리비가 애매해지네요. 이게 중고 시세가 넉넉잡고 30만원 초반이니 여차하면 그냥 다른걸 사는 게 더 나을지도.

 

요새 집 밖을 나가지 않으면서 포지션이 애매해진 D700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취미용이지, 제가 일하는 용도로 쓰기에는 아니다 싶어서 이것도 걍 팔아버릴 것 같고. 펜탁스 렌즈라고 해 봤자 17-70밖에 남은 게 없으니 아예 마운트를 갈아버릴지도 모를 일이지요.

 

지금 중고로 산다면 캐논 7D, 니콘 D7100, 펜탁스 K-3 중에서나 고르지 싶네요. 7D는 검증이 됐지만 연식은 가장 오래됐고, D7100은 그거 살 바에는 D7200 이러고 있고, K-3는 아직까진 묘하게 비싼 것 같아 셋 중에서 이거다 하고 끌리는 게 하나도 없어 문제지만...

 

휴대성이나 기능.. 순수하게 사용 용도와 스펙만 놓고 보면 미러리스도 나쁘진 않지만, 역시 OVF를 포기할 수 없달까요. OVF 들여다보면서 각잡고 사진찍는 취미를 일년에 몇번이나 하겠다고 이제와서 dlsr을 고집하는 것도 좀 웃기네요.

 

사실 더 큰 문제는 이 카메라가 미묘하게 멀쩡한(?) 상태를 유지하다가, 다음달 대만가서 고장나버리는 참사가 일어날까봐 가장 무섭네요. 차라리 확실하게 고장이 나버리면 미리 해결이나 대체제를 찾아서 나갈 수 있을텐데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