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이야기는 노스포로 했으니. 이번 이야기는 대놓고 내용을 그대로 풀이해서 리뷰하겠습니다.


먼저 영화가 배경으로 다루고 있는 시대는 인간과 오크가 처음 만난 대전쟁 시기입니다.


이 때 일어난 사건을 현재 와우 스토리라인에 따라 공인 설정으로 따라가보자면..


1. 아주 오래 전 티탄이라는 신적 존재가 온 우주에 행성들을 만들고 다녔습니다.

새로운 티탄은 몇몇 행성의 내핵에 박혀있는 세계령이라는 것 안에서 탄생합니다. 

즉 세계령이 박힌 행성 하나당 새로운 티탄 한명이 태어나는 것이지요.


악마들이 꼴보기 싫었던 티탄은, 살게라스라는 힘쎈 티탄을 자신들의 전사로 추대해서 악마들을 다 잡아죽이게 시킵니다.

근데 악마는 죽여도 죽여도 죽질 않아서, 결국 살게라스는 악마들을 마르둠이라는 차원 감옥에 죄다 가둬버립니다.



2. 악마들을 다 떄려잡던 살게라스는, 공허의 군주라는 악한 존재들이 세계령을 타락시키는걸 목격했습니다.

그래서 세계령이 타락한 행성 하나를 때려부쉈는데, 다른 티탄들은 살게라스에게 반대하는 입장이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세계령이 잠들어 있는 행성이자, 워크래프트의 주무대가 되는 행성인 아제로스가 이미 타락하고 있는것을 본 살게라스는,

공허의 군주가 모든 행성과 티탄을 오염시킬 바에는 차라리 다 떄려부수고 새로 만드는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가둬둔 악마들을 모두 해방하고 불타는 군단이라는 군대를 조직합니다.


이 불타는 군단은 은하계를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다 때려부수고 다니지만, 정작 아제로스가 어디 있는지는 정확히 몰랐습니다.




3. 아제로스 말고 드레노어라는 행성이 있었습니다. 여기엔 오크와 드레나이라는 종족이 살았습니다.

불타는 군단은 이 행성에 사는 굴단이라는 오크 흑마법사를 자신들의 편으로 세뇌시킵니다.


불타는 군단을 뒤에 업은 굴단은, 대족장 블랙핸드를 자신의 수하처럼 조종하며 오크에게 만노로스의 피를 먹이고 흑마법을 사용하게 합니다.

만노로스의 피를 마시고 타락한 오크들은 흑마법을 남발하여 드레노어를 황폐화 시키고, 피부도 갈색에서 초록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당시, 서리늑대 부족의 족장인 듀로탄과, 검은바위 부족의 일원인 오그림 둠해머는 만노로스의 피를 마시는것에 반대합니다.)


흑마법을 남발한 오크들 때문에 드레노어는 황무지가 돼버립니다. 그래서 굴단은 어둠의 문이라는 포탈을 만들어서 아제로스로 향합니다.

(이때 굴단에게 아제로스로 향하는 포탈이라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은 후술할 인물인 살게라스에게 조종당하는 메디브입니다.)




3.1 최후의 수호자 이야기 (고대의 대전쟁 부분은 생략)

과거에 제대로 된 국가도 없던 인간은, 아라소르라는 나라를 필두로 점차 국가 연합체의 모습을 갖춰가고. 그 과정에서 드워프와 하이엘프를 만나게 됩니다.


하이엘프에게 마법을 전수받아서 키린토라는 마법 단체를 결성한 인간은. 왕국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모든 마법력을 한명에게 몰빵한, 티리스팔의 수호자라는 직책을 만들게 됩니다.


당시 수호자의 이름은 에이그윈이였는데, 에이그윈은 어느날 아제로스에 나타난 살게라스의 분신(환영)과 마주쳐서 싸웠으나, 생각보다 쉽게 살게라스를 물리쳤습니다.


그러나 이는 살게라스의 계책으로, 살게라스의 분신은 쓰러지면서 에이그윈의 한쪽 작은 구석에 자신의 분신을 심어놓습니다.


그렇게 수백년동안 악마들과 싸워왔던 에이그윈은, 키린 토의 따까리 역할만 하는 수호자의 직책에 염증을 느끼고, 순환의 고리를 깨기 위해 니엘라스 아란이라는 키린 토의 마법사를 꼬셔서 메디브라는 아들을 낳고, 아들에게 티리스팔의 수호자 역할을 물려줍니다. (원래는 키린 토 의회가 차기 수호자를 결정합니다)


이 아이 메디브에게는, 에이그윈에게 심어져 있었던 살게라스의 분신이 깃들게 됩니다.



3.2 어른이 된 메디브는, 카라잔이라는 큰 탑을 만들어서 자신만의 마법의 전당으로 꾸미게 됩니다.

메디브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지 궁금했던 키린 토 의회는, 카드가라는 이름의 젊은 마법사를 첩자 겸 제자 역할로 메디브에게 보냅니다.


이 당시 내재되어있던 살게라스의 분신이 깨어났던 메디브는, 인과의 사슬을 끊는다는 명분 하에 굴단에게 아제로스로 향하는 어둠의 문을 열게 만듭니다.


메디브 곁에서 수행하던 카드가는, 카라잔에서 일어나는 이상 현상과 함께, 자신의 스승의 인격이 왔다 갔다 하는걸 목격합니다. (이 즈음 카드가는 오크가 인간을 상대로 보낸 이중간첩인 오크-드레나이 혼혈 가로나 하프오큰을 만나게 됩니다.)

결국 메디브가 어둠의 문을 여는데에 일조했고, 살게라스가 씌여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카드가는, 당시 인간의 수도였던 스톰윈드로 도망쳐서

메디브의 절친한 친구였던 국왕 레인 린과, 호위기사 안두인 로서에게 이 사실을 알립니다. 


뭔가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안두인 로서는 가로나와 카드가를 데리고 서둘러 카라잔으로 향했습니다.

카라잔에 도착하자마자 보인 광경은, 살게라스의 광기에 잠식되어 하인을 모조리 죽이고 태연하게 자신들을 기다리는 메디브였습니다.


셋은 메디브와 힘겹게 싸우고, 결국 패배한 메디브는 살게라스의 악에서 해방되고 죽기 직전에 고맙다는 말을 남긴 채, 안두인 로서에 의해 (육신이) 사망하게 됩니다.




4. 어둠의 문을 통해 아제로스로 침공한 타락한 오크는, 어둠의 문 주변 인간을 닥치는대로 학살하면서 인간과 전쟁을 벌입니다.

이 때, 만노로스의 피를 마시기를 거부한 오그림 둠해머는, 블랙핸드와 굴단에게 반기를 들어서 블랙핸드를 때려잡고 오크의 대족장 자리를 빼앗게 됩니다.

(추가- 정확히는 굴단이 살게라스의 무덤에 간 사이를 노렸습니다. 굴단은 아제로스로 건너가면 살게라스의 무덤에 잠들어있는 유물들을 이용해서 막대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정보를 메디브에게 들었습니다. 블랙핸드를 배후에서 조종한 이유도, 침공은 블랙핸드가 하고 본인은 아제로스에 건너가서 유물을 재빨리 손에 넣기 위함이었습니다)


오그림 둠해머와 함께 했던 듀로탄은, 계획이 사전에 발각되어 굴단이 보낸 자객에게 가족이 몰살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의 갓난아들만은 살아남아서 후에 인간에게 발견되어 키워지게 됩니다.)



5. 오크의 대족장 자리를 차지한 둠해머는, 자신의 동족들이 살 터전을 찾기 위해 스톰윈드를 계속 공격합니다.

허나 굳건히 방어하고 있는 스톰윈드는 함락시키기 쉽지 않았고, 일전에 굴단에게 세뇌를 당했던 가로나가 레인 린 국왕을 암살한 덕에 겨우 함락시킬 수 있었습니다.




-- 이상이 대강의 내용인데. 영화에서 변경된 부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살게라스와 불타는 군단 이야기는 완전히 생략되었습니다.


2. 드레노어의 황폐화와 오크의 타락에 대한 설정도 아주아주 간략하게만 짚고 넘어갑니다.


3. 굴단이 블랙핸드를 부리는게 아니라, 직접 전면에 나서게 됩니다. 그래서 듀로탄 역시 블랙핸드와 싸우는게 아니라 굴단과 싸웁니다.

(그리고 굴단에게 패배해서 사망합니다. 자객에게 의해 죽은게 아니라 싸우다 죽었다는 점에서 굴단의 지략가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4. 티리스팔의 수호자의 배경 설명 역시 생략되었습니다.

영화 후반부에 메디브가 타락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살게라스에 대한 언급이나 묘사는 없습니다. (다만 타락해서 변한 모습이 와우의 악마와 비슷하긴 합니다)

아마 대전쟁에서 제일 핵심적인 인물이 메디브이고, 그 동기 역시 복잡하기 그지없는데, 수호자가 무엇인지, 메디브는 어떤 존재인지 설명을 전혀 하지 않으므로 일반 관객들이 영화 전반적으로 혼란스러워 할만한 가장 큰 요소라고 보여집니다.


5. 카라잔이 실제 와우의 맵과는 다르게 아주 크고 웅장한 흰색 탑으로 묘사됩니다. 모로스의 트레이드 마크인 외눈안경도 없습니다.

(뜬금없는 키린 토 문장이 새겨진 옷도 입고 있습니다)


6. 스톰윈드 공성전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듀로탄이 안두인 로서와 만나서, 자신이 굴단을 죽일테니 인간이 어둠의 문을 공격해달라고 요청하고. 듀로탄은 굴단에게 결투를 신청하지만 패배합니다.

어둠의 문으로 총 공격에 들어간 인간은 적진 한가운데에서 결국 포위당합니다. 결국 죽을 위기에 처한 레인 린 국왕은 동행한 가로나 하프오큰에게 자신을 죽여서 호드의 영웅이 되라고 말합니다.


눈물을 머금고 레인 린을 죽인 가로나는 호드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집니다.


7. 블랙핸드의 죽음

원작과 다르게 듀로탄은 굴단에게 결투를 신청했다가 패배하고, 블랙핸드와의 결투는 안두인 로서가 치르게 됩니다.

카라잔에서 메디브를 물리치고 레인 린에게 향한 안두인 로서는, 국왕의 시체를 수습하여 도망치려다가 붙잡히고. 결국 블랙핸드와 결투를 하게 됩니다.

블랙핸드와의 결투에서 승리한 안두인은 당당하게 국왕의 시신을 가지고 그리핀을 타고 스톰윈드로 귀환하여, 장례식을 치릅니다.

이 때, 국왕의 죽음에 대한 분노로 얼라이언스가 결성됩니다. (호드 유저라 정확히 얼라이언스가 맞는진 모르겠습니다)



+ 제일 아쉬웠던 부분.

와우 내의 시간의 동굴에서 진행하는 던전 중 하나에선, '어둠의 문을 연 메디브가 개새낀가요?' 하는 물음에 대해 설명합니다.

거기서 나온 설명은, '사실 메디브가 살게라스의 뜻에 의해서만 어둠의 문을 연 것이 아니라, 불타는 군단의 침공에 대비해서 아제로스의 모든 종족들이 전쟁을 치뤄서 강해지고 경각심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함이였다.' 입니다.


동시에 어둠의 문을 열지 않았을 때 전쟁에 준비되지 않고 평화에 쩔어 사는 인간과 다른 종족들이 불타는 군단 앞에 얼마나 무력하게 쓰러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아마 와우의 모든 스토리라인을 통틀어서, 이 최후의 수호자만큼 비극적이고 이중적인 스토리가 없을텐데, 이 부분을 너무 대강 묘사해버린점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