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건의 발단은 일주일에 한번씩 만드는 주간 뉴스 모음, 낄낄뉴스의 작업이었습니다.

일주일동안 올라온 뉴스 중에서 그럴싸한걸 골라서 한번에 쭉 열어놓고, 포토샵도 실행해서 서식 파일을 불러온 다음. ...작업하기 귀찮아서 웹 브라우저를 그 상태로 몇시간 정도 방치해 뒀더니 페이지를 전환할때 하드 긁는 소리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메모리 업글에 대해 한번 의견을 구해 봤더니(http://gigglehd.com/bbs/view.php?id=bbs&no=2986), 업글하라는 의견이 지배적. 물론 이것은 현재 메모리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것에 기인한 것이겠지요.

그래서 그 다음날 바로 충동구매를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산 메모리입니다. 브랜드는 아무리 봐도 듣보잡인데 이것보다 더 없어보이는 메모리도 많고, 가격대 스펙이 나쁘지 않아서 그냥 질렀습니다. DDR2-667 5-5-5-15 1GB에 평생 a/s. 2개 샀습니다.

가격은 200위안이니 한국의 용산 최저가보다는 비싼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건 제가 거주하는 곳의 특수성과, 한국의 메모리 가격이 세계적 수준으로 저렴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되겠습니다. 얼마 전에 중국 사이트에 DDR2-667 1GB가 북경에서 최저가 190위안을 찍었다고 뉴스로 올라왔던데, 환율을 계산해 보니 한국내 최저가랑 비슷한 수준이더군요.



방열판 따윈 없지만, 기본클럭으로 쓰면 방열판이 필요할 리는 없겠지요....라고 스스로에게 암시중입니다.



칩에도 킹타이거라고 써져 있긴 하지만 자체 공장에서 제조한 제품일 리는 절대로 없으며, 칩에 마킹한 글씨를 바꾸는게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니 진실은 저 너머에. ...저 마킹 방식은 분명 어디서 본 것인데 어떤 회사인지는 기억이 안나는군요.



어쨌건 장착을 위해 뜯었습니다. 플래시를 터트리니 방열판 사이에 먼지가 엄청 보이는군요. 메모리 슬롯을 보시면 방열판이 있는 메모리와 없는 메모리가 교차 장착되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포스팅 화면이 매우 이상하게 뜹니다. 기존에 512MB 메모리 2개를 사용중이었고, 이번에 1GB 메모리를 2개 장착했으니 3GB, 즉 3145728(1024 x 1024 x 3)K라고 떠야 될텐데 왠 2358208K가 뜨는군요.



윈도우즈에서도 마찬가지. 2.25GB라고 나옵니다.

분명 메인보드는 4GB까지 지원하며, 양면/단면 메모리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해외 포럼을 뒤지는 중에, '지포스 8800GTX'같은 고급형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면 장착하여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메모리가 줄어든다... 대충 이런 글을 많이 보게 됐습니다.

참고로 지금 이 시스템에 장착된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7600GT 256MB와 지포스 7600GS 256MB의 두개. 그래서 둘 중 하나를 빼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저렇게 빼서 대충 내려놓고 부팅. 결과는?



화면이 좀 흐릿하게 나왔는데 제일 앞의 숫자가 28로 시작합니다. 아까보다 500MB 정도 늘어났다는 소리. 그렇다면 윈도우즈에서는?



윈도우에서도 늘어났더군요. 2.75GB로 말입니다.

이상의 삽질기는 전에 이곳(http://gigglehd.com/bbs/view.php?id=bbs&no=3006)에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결국 만족할만한 답을 찾지 못하고 기존의 512MB 메모리 두개를 빼게 됐지요.



대충 1년 2개월동안 수고했던 메모리들. 이 메모리가 지금 기글 하드웨어 역사하고 거의 같은 수준인데 말입니다. 저거 살때는 정말 '더럽게' 비싸게 샀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이제는 한국에서 판매하지도 않는 회사이니 기억하시는 분들이 과연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빼서 잘 보관해놓기로 했습니다. ...기글 하드웨어 회원분중에 하나라면 몰라도, 다른 사람한테는 별로 주고 싶은 생각은 안 드는군요 -_-a 이 동네에는 저 메모리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없어서..


잡설은 이만하고 본론으로 넘어가서, 하드디스크는 사면 용량이 늘어나고, 각종 주변기기는 기능이 늘어납니다. 그렇다면 메모리는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업글의 효용을 따져야 할까요.

개중에는 메모리 용량의 차이를 벤치마크한다고 각종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돌려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테스트에서는 특정 용량 이하에서는 엄청난 저성능을 보여주다가, 특정 용량 이상에서 엄청난 성능 향상을, 하지만 그 용량 그 이상에서는 성능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일반적인 윈도우즈 XP 환경이라면 512MB는 성능이 떨어지고, 1GB가 보통, 그 이상에서는 성능 향상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지요.

하지만 이런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한개 실행시켜서 성능을 측정하는 경우, 그 프로그램 자체가 대량의 메모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라면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또한 실제 사용 프로그램에서의 성능과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무슨 프로그램에서 업글 전에는 몇점 업글 후에는 몇점이 나왔다, 이런 식으로는 관심도 없고 흥미도 없습니다. 그저 제가 필요로 했던 부분에서 얼마나 향상이 있는지를 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체감 성능 향상'이라는 것이 참 무서운 것이, 단지 특정 행위를 했다는 것 만으로 뭔가 나아진 것처럼 느낄 수도 있으니 공신력이 떨어지는 것이겠지요. 유명한 예를 들어 보자면 '모니터를 행주로 닦았더니 컴퓨터가 빨라졌다'같은 것처럼 말입니다.

따라서 그냥 '작업이 빨라진것 같다'라던가 '쾌적한 사용이 가능했다'같은 애매모호한 표현 대신, 확실한 예를 들어서 실제 효과를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 스샷은 내 그림 폴더를 미리보기 상태로 만들어 놓고, 애니를 보면서 스샷을 왕창 찍고, 찍는대로 이름을 바꿔서(기본 상태의 파일이름은 특수문자가 들어가서 이글루스에 업로드가 안되기 때문에), 바로바로 올린 것입니다. 별거 아닌 작업 같은데 저 상태에서 웹 브라우저가 메모리를 250MB 정도 먹습니다. 스샷이 늘어나면 더 늘어나겠지요.

1GB를 사용했을 때에는 폴더를 '미리보기' 상태로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스샷이 생기는 대로 섬네일을 생성하고, 이름을 바꿀 때마다 섬네일을 다시 확인하기 때문이지요.

더군다나 이글루스에서 업로드를 하기 위해 파일 창을 열면 다시 그 폴더에 있는 모든 파일들의 미리보기 섬네일을 확인-내지는 만들기 때문에 컴퓨터가 일순간 멈추기까지 합니다. 따라서 스샷을 그리 많이 만들어 둘 수 없었지요.

하지만, 2GB로 업글 후에는 저 상태에서도 하드디스크 스왑이 전혀 없는 부드러운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이것만으로도 2GB로 업글하길 잘했다고 대 만족중입니다.




이것은 제가 평소 가는 뉴스 사이트들만 뽑아놨을 경우입니다. 평소 쓰던 구성에서 6MB짜리 화면 캡처 프로그램 더 띄워놓은 것밖에 없는데 벌써 메모리를 600MB 넘게 쓰고 있지요. 캡처프로그램을 빼도 여기에 기글하드웨어랑 블로그 창까지 합해야 하니 웹서핑만으로도 기본메모리 600MB는 쓴다고 보는게 당연할듯.



웹 페이지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포토샵에서 레이어가 좀 들어간 파일을 불렀더니 770MB입니다. 그 말인즉슨 웹 페이지를 낄낄뉴스 작업할 때처럼 30몇개씩 열어놓고, 포토샵도 레이어 팍팍에 그림파일들을 불러 제끼면? 기본 메모리 1GB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결론을 내려볼까요. 컴퓨터로 하는 일이 '간단한 웹서핑이나 워드 작업, 메신저 정도가 끝'이라면 2GB 메모리는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만 더 늘어난다면 2GB 메모리를 살만한 이유는 충분합니다. 여러개의 무거운 웹 페이지라던가, 레이어가 많은 그래픽 작업이라던가. 특히 여러개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띄워놓는다면 더더욱 말입니다. 최소한 메신저나 mp3 감상 정도는 요즘 기본이겠지요.

여기서는 '게임'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지만, 요즘 나오는 최신 게임의 권장 사양은 2GB입니다. 게임 자체가 메모리를 많이 먹는 경우도 있지만, 저만 하더라도 막 켜놓고 아무런 것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메모리를 기본 실행되는 프로세스들이 300MB 정도 잡아먹으니까요.

요즘처럼 메모리 가격이 별로 비싸지 않은 시기라면 2GB 메모리는 충분히 그 가격대 성능비가 나온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