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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최근 힛트파이프를 이용한 타워형 쿨러는 DIY 시장의 대세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힛트파이프를 쓰면서 기존의 방열판 쿨러보다 성능은 상향평준화 되고, 플라워형과는 달리 디자인에서도 크게 특출난 제품이 없을뿐더러, 일주일이 심심찮게 수개의 신제품이 쏟아진다. 얼마 전 인텔의 새로운 하이엔드 아키텍쳐인 i9 걸프타운에서도 3열의 힛트파이프를 이용한 쿨러가 번들로 채용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이토록 타워형 쿨러가 번들로도 채용되는, 이른바 타워형 쿨러 전국시대에서 눈에 띄는 제품을 찾기란 쉽지않다.

 

  국내 기업인 써모랩에서 새로운 미들사이즈 쿨러를 출시하였다. 굳이 업체를 국내, 해외로 나눌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전작의 '바람'이라는 한글 이름이 인상이 깊어서일까? 이런 한글 이름이 써모랩의 이미지가 되어서 이번의 '바다' 쿨러의 이름만 들어도 자연스럽게 써모랩이 연상되었다. 여튼 써모랩 신제품 '바다'는 92mm 미들사이즈의 메인스트림 시장을 지향하고 있다. 전작 '바람'으로 대표되는 하이엔드 제품군과는 달리 가성비와 쿨링효율, 그리고 호환성이 미들사이즈 쿨러의 가장 큰 덕목이다. 그러나 타 사의 미들사이즈 제품들을 보면 과도한 물량투입(힛트파이프수, 방열판크기 등등)으로 크기가 커져서 케이스에 들어갈 수 조차 없는 것이 많고, 그 투입된 물량에 비해 매우 비효율적인 성능을 내는게 대부분이다.

 

  거두절미하고 과연 '바다'는 힛트작 '바람'의 후광을 입고 등장한 제품인지, 아니면 미들 컨셉에 맞는 계획된 제품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2. 구성품 및 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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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멀라이트사의 제품포장방식을 벤치마킹한듯한 구성이다. 특히 황갈색의 무지박스는 써멀라이트사의 고급 이미지에 무임편승하기 위한 의도라고 생각되어지는데, 좀 더 아인덴티티한 구성이 필요하지않을까? 물론 개인적으로는 이런 포장을 좋아하는 편이다. 포장을 뜯기도 쉽고, 보관하기도 쉬우니 말이다.

 

박스를 열어보면 가장 먼저 사용설명서가 나오고, 쿨러 방열판과 설치킷이 각각의 종이 파트에 꼼꼼히 포장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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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어 보면서 가장 놀란 점은 설치킷이 왠만한 수냉자켓 킷만큼의 퀄리티가 나온다는 것이다.

 

푸쉬핀 방식이 아닌 정밀한 볼트체결 방식으로 보드에 무리가 가지않는 딱 맞는 장력과 쉬운 체결방식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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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PU 힛트스페레더에 맞닿는 면(베이스)에는 HDT(Heatipipe Direct Touch) 방식으로 방열판이 직접 칩셋과 닿도록 되어있다. 일반적으로 구리/알류 베이스에서 힛트파이프로 열을 전달하는 방식은 효율에 있어서 약간의 손실이 일어나는데, 이처럼 히트파이프를 직접 래핑면에 닿게하는 HDT방식은 힛트파이프 가스냉매에 바로 열을 전달함으로써 그 쿨링효율을 좀 더 올리는데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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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T방식이 다 그러하듯이 연마기(그라인더)로 깔끔하게 깎아놓았다. 래핑면이 약간 거친 감은 있지만 성능엔 지장이 없는걸로 알고있다.

 

  평평도는 역시 베이스를 그라인더로 밀었는지 매우 플랫하다. 새로운 기술인 SFT(Super Flatness Technology)가 적용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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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적인 쿨러 디자인은 타워형 정석이라 불러도 괜찮을 정도로 평범하다. 옆 가니쉬(?) 쪽에 날개가 있는데, 아무런 기능이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팬을 구동시켜 보니 바람이 일자로 방열판을 지나가지 않고 옆으로 새는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배기를 주위로 분산함으로써 주변 쿨링 효과를 노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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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과 달리 3열의 힛트파이프가 직선으로 배치되어있다. 마감이나 마무리는 지적할 만한 흠이 없어보인다. 방열판은 일일이 용접하지 않고 관통(압입) 시켜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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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쿨러의 외형은 아무래도 제일 윗면에서 판가름 나지 않을까? 나름 써모랩 로고를 내어놓았지만 내 눈엔 크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얼마전에 나온 바람 샤인(Shine)도 그렇고, 전체적인 디자인이 둥글둥글하면 로고는 약간 정밀하면서 멋이 나는 폰트를 적용해야 되지 않나... 라고 본다. 굳이 써멀라이트나 사이더(Scythe)社를 언급하지 않고도 말이다. 타워형 쿨러에 있어서 윗면은 얼굴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전체적인 인상은 단단하면서도 투박하지만, 마감같은 사소한 부분에 있어서도 완벽해 보인다. 그렇지만 역시 저가형일까? 외형적인 튜닝요소는 거의 안되어있고, 기본적인 디자인이 약간 부실한게 사실이다.

 

  어차피 쿨러의 외형은 부가적인 기능일 뿐이고, 본격적으로 테스트를 해보았다.

 

 

 

 

3. 테스트

 

  국내에서 판매되는 롱셀러 쿨러 중 92mm가 적용된 잘만 9700NT를 비교대상으로 하였다. 둘 다 92mm에 가격대도 비슷하고, 무엇보다 9700이 가장 미들쿨러의 성격에 맞다고 생각한다.

 

시스템 스펙

CPU : AMD Phenom II X4 810 @ 3.25GHz

M/B : MSI 770-C45 @ 2500Mhz

RAM : SAMSUNG DDR3 1G 1333 @ 1666 CL7 * 4 EA

PSU : Antec EarthWatts 650

 

1) 일반적으로 쓰이는 쿼드코어 시스템이다. 약간의 부하를 위해 +0.1v 정도 전압을 더 인가하였다. TDP 추정치 약 120w

2) 테스트는 오픈케이스에서의 ATX플랫폼 형식으로 실시하였다. 상단의 파워에서 배기, 전면 쪽에서 약간의 흡기가 이루어졌다.

3) 최대한 오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으며, 일반적인 가정에서의 환경이 있으므로 약간의 변수는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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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1500rpm에서의 비교

 

  실사용에서 쓰는 rpm으로 비교해보았다. 개인적으로 소음과 성능 사이의 마지노선적인 타협점이 1500rpm이라 생각한다.

 

 

  CPU 쿨링능력은 바다가 미세한 우위를 보이나, 역시 주변부 쿨링에서 U자형인 9700NT가 앞선다.

 

  그렇지만 램 쿨링에 있어서 9700NT가 뒤지는게 보이는데, 아마 팬의 위치가 9700NT는 좀 낮게 되어 있고 논프레임 형식에다가 , 바다는 램 바로 윗쪽에 붙어있고 프레임이 있는 팬이라서 이른바 와류(渦流)가 발생해 일어난 현상으로 보인다.

 

 

 

 

나. 2500rpm에서의 비교

 

  각 쿨러의 최대 rpm은 9700이 2500rpm, 바다가 2800rpm이었다. 바다가 좀 더 높은 rpm의 팬이었고, 잘만의 투베어링팬에 비해서 고rpm에서 정숙한 소음을 내주었다.

 

  역시 CPU 쿨링성능은 바다가 미세하게 앞서며, 주변부 고rpm 쿨링에 있어 촘촘한 방열판 덕인지 저rpm에서의 쿨링효율보다 많이 상승한것으로 보여진다.

 

 

 

다. 기본 써멀 성능

 

 

   최상윗급 써멀구리스인 MX2과 비등비등한 성능을 내주었다. 특히 개인 사정상 써모랩 번들써멀을 바르자 마자 테스트를 시작 했는데, 약간의 시간이 흘러 점성이 굳어 제 성능을 발휘하게 되면 MX2 부럽지 않은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한다.

 

 

 

 

4. 결론 및 마무리

 

 

 

장점

1. 탁월한 CPU 쿨링성능

2. 고rpm에서의 소음이 적음

3.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설치킷, 써멀구리스의 고품질

4. 국내 워런티 A/S가 쉬움

 

 

단점

1. 타워형 쿨러의 고질적인 주변부 쿨링 문제

2. 투박한 디자인

3. 약간 작아보이지만 은근히 큰 덩치

 

 

  써모랩에서 92mm사이즈의 미들쿨러가 나온다는 뉴스를 봤을때, 어느정도 기대를 했었다. 그래서 필드테스트 신청을 했던 것이고, 행운찮게 당첨이 되어서 이렇게 리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전작인 '바람'이 하이엔드 시장에서 어느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디자인이나 튜닝의 요소가 비교적 적어서 약간의 혹평(?)을 받았던 점도 있기에, 이번의 '바다'에서는 탄탄한 성능 위에 어느정도의 튜닝의 멋을 기대한게 사실이다.

 

  쿨러의 덕목은 탄탄한 성능만 있어도 된다고 생각하시는 사람들이 많지만, 1-2도차이에 수율이 오락가락하는 오버클럭커들을 제외하면 오히려 쿨링요소보다 소음, 디자인, 튜닝, 등의 이른바 감성(感性)디자인을 중요시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잘만의 제품들이 롱 세일링 하는것이고, 써멀테이크의 컨셉 제품들이 호평을 받는 것이다. 독창적이고 특이한 컨셉으로 쿨링능력에 신경을 쓰지 않는 일반인의 이목까지도 붙잡을 수 있는것, 그것이 미들쿨러의 제일 큰 포인트인자 화두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