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디비전의 클로즈 베타가 끝났고, 이제 오픈 베타가 기다리고 있는 시점에서 간단한 느낌 한번 써 보겠습니다. 클베 끝난지 한참 됐지만 여기저기 메모해둔 거 잃어버리는 바람에.
오픈 베타는 2월 19(PC, PS4) ~ 21일 까지 입니다. 엑박은 하루 먼저 시작하고요. 프리로딩도 가능해요.

베타라고 했는데 워낙 공개된 컨텐츠가 없어서 데모에 가깝긴 했습니다만, 뭐 일단 본론으로 들어가 봅시다.
어지간한 약자 아니면 한글로 쓰려고 했는데 아직 한글화가 안 되어서 영어를 섞어 쓸 수 밖에 없네요.


RPG
확실히 합시다. 더 디비전은 RPG 입니다. TPS가 아니라 RPG라고요.
홍보할 때 RPG라고 써 놓은게 그냥 RPG 요소가 있다는게 아니라 그냥 RPG에 슈터 요소를 더한 겁니다.
TPS의 탈을 쓰고 있지만 이건 데스티니보다 디아블로에 가깝습니다.
마법 지팡이가 총으로 변했고, 보호막은 진압 방패로 대체했으며 포션은 메딕킷으로 바꾼 겁니다.
3가지 테크트리(Security, Tech, Medical)가 딱 탱/딜/힐의 포지션을 나타내는 것이고, 당신의 무기는 스탯과 레벨, 레어도에 따라서 대미지가 달라집니다.
배틀필드나 콜옵을 뉴욕에서 하겠다고 예약구매 하신 분들은 당장 취소 누르시고, 굳이 표현하자면 디아블로/엘더스크롤 시리즈를 뉴욕에서 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FUS Ro DAH 대신 수류탄을 던지면서요.
중요하니까 한번 더. 더 디비전은 RPG입니다.

그래픽
베타를 PC에서 1080p 울트라로 돌렸습니다. R9 290에서 대충 30-40프레임이 평균이니 참고하시고...최적화는 아직 말 않을게요.
전에 한번 대충 썼지만 그래픽은 나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땅의 물 웅덩이에 비치는 것들은 아름답고, Volumetric Fog(한국어로 뭔지 모르겠네요)와 야간에 비추는 광원이 합쳐지면 진짜 영화같이 나옵니다. 사진 중에 눈 오는 거 보세요. 프레임 잡아먹는 괴물이지만요.
자동차 유리는 쏘는 대로 구멍이 나고, 벽돌은 쏘다 보면 떨어집니다. 그 떨어진 벽돌도 발로 차고 놀 수 있고.
개인적으로 SweetFX를 강-하게 추천합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다운그레이드도, 그 이상한 후처리 필터도 아닌 일관성이 없다는 겁니다.
물 웅덩이의 지역 반사는 아름답지만 건물 유리창은 크라이시스 2 수준입니다. 2011년에는 좋았지만 지금은 별로일걸요.
어느 유리창은 산산조각 나면서 바로 옆 유리는 맞은 흔적 조차 안 남습니다.
차 위의 눈은 폭발물로 녹지만, 땅의 눈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여하튼 당장 겉보기엔 (회색조만 빼면) 좋지만 돌아다니면서 보자면 이상하게 뭔가 아니다 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엔비댜 옵션은 제가 암둥이라 테스트를 못 해 봤어요.
왜 그래픽을 이렇게 까냐고요? 충분히 좋은데?
출시 후 리뷰에서 일단 더 신랄하게 까고 화가 풀리거든 설명해 드릴게요.

+ 루머로 클로즈 베타의 그래픽은 GI가 삭제 또는 약화되었고 여러 플레이어의 행동에 텍스쳐가 반응을 덜 하도록 제한을 걸었다고 합니다. 뭐 레딧에서 그랬어염.

MMO
이건 RPG 중에서도 한국에서 헐벗은 여캐들이 유독 많이 보인다는 MMO 장르입니다...만
따로 파티를 만들지 않는 이상 기본적으로 다크 존과 허브 외부의 곳은 당신밖에 없습니다.
허브(맨 처음 시작하는 Hudson Camp)나 다크 존에서 파티를 맺으면 그 파티는 같은 싱글플레이 세션을 공유하며 싱글플레이 미션을 같이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파티 없이는 뉴욕에 당신 말고 다른 디비전 요원이 돌아다니지 않습니다.
저한테는 제가 유일하게 세상을 구원하는 자 같아서 현 시스템이 맘에 듭니다.
파티를 맺기도 쉽고, 같이 플레이 하기도 좋기는 한데 어차피 베타는 컨텐츠가 워낙 적어서 파티 맺어도 별로 할 건 없었어요.

TPS
RPG이긴 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모습은 TPS지요. 어쩌다 보니 유비소프트가 TPS 깎는 노인이 되어 가는 것 같긴 합니다마는.
일단 커버 기반의 게임입니다. 유비 게임은 많이 안 해서 최신 게임을 예시로 들긴 애매한데, 고스트 리콘 : 퓨처 솔저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더 디비전이 더 "퓨처" 같은 건 농담.
Shift를 눌러 커버에서 커버로 넘어가는 시스템이 여기선 커버 키로 바뀌었고, Ctrl 키로 커버를 넘어갈 수 있습니다.
데이어스 엑스 : 휴먼 레볼루션이랑도 느낌이 비슷하네요.
그리고 큰 문제점으로 점프가 안 됩니다. 갓겜 이-지 하시던 분들이 좋아하시겠네요.
커버 없이도 괜찮은 TPS의 예로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015)가 있지요.
저는 PC에서는 커버 시스템이 전-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라 이건 좀 아쉽긴 합니다마는 그래도 고스트 리콘보다 더 자유로워서 그렇게 까진 않을게요.
커버에서 커버로 움직일 때 파쿠르를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

심리스
켤때 빼고 로딩 스크린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플레이 한다면요.
죽든지, 또는 데드 스페이스 3처럼 팀원이 나가면 그 자리에서 로딩을 해야 하긴 합니다만 혼자 하던가 파티끼리 계속 돌아다니면 로딩 스크린을 볼 일이 없습니다.
Base of Operations라는 일종의 기지 들어갈 때도, 미션을 깨러 실내 경기장에 들어갈 때도 그냥 걸어들어가면 땡입니다.
다만 첫 미션의 엘리베이터 내에서 화면이 페이드 아웃되는 거는 최악의 선택이었어요. 실제로 윗층에서 아랫층 플레이어를 그대로 볼 수 있었는데 왜 그랬는지는 젯따이 이해 불가.
그리고 다크 존 근처에서 누가 막 소리지르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게 그냥 나는 소리가 아니라 실제로 다크 존 근처에 가면 그 안이 로딩이 됩니다. 구멍으로 엿보면 다른 플레이어들도 보이고요.
대부분의 게임들이 벽 둘러쳐 놓고 들어갈 때에서야 로딩하던 것에 비하면 나름 신기한 경험.


크라이시스 2도 뉴욕이니 거기다 비교하자면 훨씬 도로 폭도 현실에 가깝게 넓고, 건물들도 거대합니다. 당연하죠. 5년이 흘렀는데.
디테일도 죽이고, 크기도 큽니다.
첼시 근처에 있는 맨홀로 하수도에 들어갈 수도 있는데 이게 도시의 한 블럭 정도가 지하에 통째로 만들어져 있어요. 근데 여기가 텅 빈 걸 보아 출시하면 뭔가 미션이 있을 듯 해요.
인카운터도 있는데 스카이림의 그것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전에 나온 말이 맵이 좀 잘려나갔다 하긴 했는데, 소오올직히 말하자면 DLC의 가능성을 점치는 중입니다.
제가 파일을 뒤져보니 brooklyn이라는 폴더가 텅 비어서 있는 것으로 보아 레딧의 추측을 믿고 있습니다.
"브루클린은 1-3레벨로 스타팅 지역이고, 그 후에 클로즈 베타의 인트로인 헬리콥터를 타고 중부 맨해튼으로 향한다"...라는 내용입니다.
그럼 왜 클베 시작 레벨이 4인지가 설명이 되지요.
다만 빠른 이동 포인트가 너무 없어서 몰입감을 위해 편의성을 잃은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 베타에서는 딱 2개에요. 본진하고 허브.
그렇게 좋게 평을 했지만 알게 모르게 비어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클로즈 베타라서였을까요?


RPG라서 당신의 손이 에임봇이라 머리에만 총알을 박을 수 있어도 스탯에 따라서 대미지가 달라집니다.
베타 때 본건 주무기로는 DMR-LMG-AR-SMG-샷건 정도가 있었고 보조무기로는 매그넘이랑 M1911, M9 정도 봤네요.
총소리는 그으냐앙저냐아아앙이고 반동은 의외로 있어요.
적들이 덜 스펀지 같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고렙은 한 탄창을 상체에는 박아 줘야 눕습니다. RPG니 뭐...

스킬
Pulse, Ballistic shield, Sticky bomb 정도가 베타에서 사용 가능한 스킬입니다. 추가로 Medical Wing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발사해서 범위 내에 힐을 제공하는 것도 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더 디비전에는 여타 RPG의 스킬 포인트가 없습니다. Wing의 레벨이 어느 정도 이상이면 스킬이 열리고, 아무 때나 바꿔서 쓸 수 있습니다. 엘더스크롤 : 스카이림의 용언처럼.
그리고 스킬마다 퍽이 있는데, 베타에서 사용 가능한 것은 Pulse의 퍽 3개입니다.
첫째는 범위 확대와 루팅 상자 표시, 둘째는 표시된 적에게 추가 피해/ 크리티컬 확률 증가, 셋째는 아마 아군을 Pulse에서 은폐였던 것 같아요. 마지막은 다크 존에서 유용하겠지요.
이것도 아무때나 마음대로 바꿔서 적용할 수 있어요.

결론
오픈 베타 하세요.
오픈 베타에선 미션 하나가 추가로 플레이 가능합니다.
만약 그래픽에서 클로즈 베타와 별 차이점이 없다면 SweetFX를 다시 한번 추천합니다.
파티 플레이도 한번쯤 해 보시고.
PvP는 레딧에서도 반응이 갈리고 워낙 바뀐다는 부분이 많아서 논하진 않을게요.


쓸 건 많았는데 정작 출시되고 나서 신중하게 쓰자 하니 다 못 적은 내용들이 많네요.
3년간 기대를 많이 한 게임이라 그만큼 깔 부분이 많긴 했습니다만 일단 괜찮은 게임인건 사실입니다.
나쁘게 표현하더라도 Bad 보다는 Disappointing이라는 표현이 알맞을 정도로.
좋게 표현하면 올해의 대작은 맞습니다. 기대작으로 끝날지, 진짜 대작이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요.

그럼 다들 오픈 베타 때 뉴욕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