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썼던 글 http://gigglehd.com/zbxe/13844094

(북한 로켓 발사의 표현에 대한 의문)


글의 덧글들이 너무 산으로 가서.. 이게 정치적인걸 논하는게 아니라 학술적인 부분을 논한다는걸 다시한번 확실하게 짚고 추가적인 내용을 말하려 합니다.


첫 글에서 제가 논했던 부분은, '적어도 해당 발사에선' 이게 미사일로 쓰인게 아니라 우주로켓으로 쓰였으므로, 로켓 발사라고 부르는게 맞는데. 뉴스에서는 미사일 발사라고 불렀기때문에 부정확하다고 했는데요.


북한이 우주탐사와 순수한 과학기술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건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어떤식으로든 이 로켓에 탄두를 장착해서 ICBM 등으로 쓰려고 하겠지요.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시위 효과가 크기도 하구요)

다만 그 의도성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로켓/미사일을 다르게 불러버린다면(실제로 덧글의 일부분이 이런 논지였지요), 미국의 새턴 로켓이나 타이탄 로켓, 중국의 장정 로켓도 '미사일 실험이다!' 라고 해야된다는 결론이 나와버립니다.


즉, 발사한것이 로켓이냐 미사일이냐의 문제는 그것이 해당 발사에서 어떻게 쓰였는지로 결정된다는것이지요.


이 부분에 대해서 또 다른 갑론을박을 줄여보기 위해 허핑턴 포스트의 기사를 몇 줄 인용합니다.

(원문은 http://www.huffingtonpost.kr/2016/02/07/story_n_918002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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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이번 발사가 '위성 발사'인가 '미사일 실험'인가 설명하는 별도 기사에서 "간단히 말해 로켓은 궤도에 위성을 진입시키는 데 사용될 때는 우주 발사체를 일컫지만, 탑재한 것이 탄두라면 미사일이 된다"고 보도했다.


멜리사 해넘 미국 제임스마틴비확산센터(CNS) 선임 연구원은 "우리는 이것을 우주 발사가 시도된 것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며 "이런 종류의 로켓은 우주 발사체로서 설계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가 이것을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간주할 수 있으려면 상당한 변경이 있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라이트는 "위성 발사로 북한이 로켓기술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실제로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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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 전문에는 좀 더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옵니다만, 공통적으로 외신은 이번 발사를 우주로켓 발사로 지칭하지 미사일 실험으로 지칭하진 않는다는걸 볼 수 있습니다. 국내 언론사가 대부분 '미사일 발사'로 표현했던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지요.

(이것이 국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적 단어 선택인지, 아니면 무기의 분류학에 대한 지식 미비인진 잘 모르겠습니다.)


어찌 되었던, 북한은 로켓 발사를 한것이지, 미사일 실험을 한것은 아니라는 용어의 정정이 필요해보입니다.

굉장히 사소하지만 나름 예민할 수 있는 부분이라, 이런건 언론사에서도 의도를 배제하고 학술적으로 옳은 용어의 사용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끝으로, 북한 이야기만 나오면 굉장히 발끈하는것과 같은 모습을 인터넷의 여러곳에서 상당히 자주 보는데, 아무리 우리나라가 북한과 아직도 대치, 휴전중인 국가라지만. 현재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군사, 정치, 경제적으로 훨씬 우월해져있는만큼 유독 북한 이야기만 나오면 부들부들거리는건 제 눈에는 일종의 열등감으로까지 보입니다.

적어도 '북한이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으니까 로켓이 아니고 미사일이야!' 라고 하는건, 북한 입장에선 내심 좋아할 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거지요.

문명화된 나라의 교육된 시민으로써, 냉정하고 차분한 자세로 바라보고 분석하는게 바람직한 자세지 싶습니다.


적어도 대한민국이 아직까진 공식적으로 평화적인 통일을 지향하는 만큼은, 화를 내면서 감성적으로 행동하는것보단, 이성적이고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하는게 맞다는데 동의하시리라 믿습니다. 평화를 지향하는 선진화된 나라라면 여유와 품위를 갖춰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