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전에 토이카메라가 문득 떠올라서 검색을 해봤더니 굉장히 구린 스펙인데도 7-8만 원대에 형성이 돼 있어서 딱히 살 필요는 없겠다 싶었는데 만오천 원짜리가 옥션에 있더군요. 뭐 비스타퀘스트라는 회사 제품인데 vq1005입니다. 더 상위 기종도 있었습니다만 이런 카메라들은 수요가 별로 없는 건지 가격대가 들쭉날쭉이라... vq1005의 경우에도 쇼핑몰마다 가격대가 천지차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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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렇게 생긴 물건입니다.


하여간 주문하자마자 그날 5시 쯤에 배송했다는 문자가 오더니 다음 날 도착해 버렸습니다. 뭔가 필사적이야...


아무튼 도시바 AAA 건전지 두 팩+곰돌이 푸우 파우치(...)와 함께 제품을 받았습니다만 이거 참 대단하군요. 제가 2003년엔가 샀었던 토이카메라와 똑같은 퀄리티입니다. 물론 해상도는 더 높아졌지만 기본 메모리로 SDRAM 8MB를 넣어놓다니... 그렇기 때문에 건전지를 빼면 저장해 놓은 사진이 홀랑 날아갑니다!


물론 추가로 SD 카드 슬롯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는 훨씬 월등합디다마는... 문제는 SDHC 포맷의 카드는 전혀 읽질 못한다는 거지요. 넣자마자 카메라 자체가 작동을 안 합니다. 해서 예전에 썼었던 미니 SD 512MB+컨버터를 찾다가 안 보여서 아쉬워하던 와중에 MMC 1GB를 발견하게 됩니다(...). 잘 작동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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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당연하겠지만 만오천 원에 산 주제에 뭔가 색이 들어간 디스플레이를 기대하면 안 되겠지요. 조작조차도 셔터 버튼과 주전원 기능을 수행하는 버튼이 다입니다. 그 버튼 하나로 이미지 모드나 동영상 촬영 모드로 바꿀 수 있지요. 

다만 모드를 맞춘 뒤 촬영에 들어갈 때 반응이 긴가민가해서 셔터를 눌러도 처리가 늦다 보니 내가 누른 게 찍혔는지 바로 확인하기는 불가능합니다. 디스플레이의 표시가 바뀌고 소리가 난 뒤 기록된 사진의 숫자가 올라가서야 사진이 찍혔구나하는 걸 인식하게 되지요.


뭐 더 말해봤자 의미 없는 수준이라 찍어본 사진 몇 장을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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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진은 애슐리에서 찍은 건데 조명확보가 필수겠구나 싶어서 갖고 있던 핸드폰으로 플래시를 비춘 겁니다.

...전체적으로는 딱 2000년대 초중반의 폰카 사진을 보는 기분이군요.


뭐 vq1005는 생김새가 워낙 심플한 편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마개조를 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마는... 어떻게 손을 볼지가 문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