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냥이에요.


어제 큰집에 가서 제사를 지내고 온뒤 집안일을 도왔어요.


큰집 식구들(큰아빠,큰엄마)도 같이 가서 일을 하는데

큰엄마꼐서 옆에서 몇마디를 하시네요.


'넌 야구를 하는애가 어쩜그리 힘이 없니? 그래서 나중에 결혼해서 잘 살겠니?'


.......먼저 말씀드리자면 저 힘 약합니다.

악력도 25키로 겨우나오고, 쌀 20키로짜리 한포대 겨우 들어다 옮깁니다.

그런데 그건 그거고 야구는 야구지 뭘 그리 말씀을 하시는지....


그리고 일을 하다 요앞 계곡에서 쉬고있자니 사진을 찍어보라 하십니다.

결과물을 보시더니

'넌 어쩜 그런 카메라 들고다니면서 사진을 이리 못나게 찍니? 그거 내다 버려라.'


......이말은 듣고 욱할뻔 했네요.

사진이 못나게 나온건 뭐 제 실력이 딸리니까 그러느니 하는데

그걸 내다 버리라느니 사진을 찍는 주제에 사진을 못찍는다느니....


큰 사진기 들고다니면 무조건 사진을 사진 작가급으로 찍어야 한답니까?

사진 못난건 피사체 탓이라고 반박하려는데 아버지께서 먼저

피사체가 별로라 그런거라고 태클을 걸어주셔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저는 묵묵히 풀을 베며 제 할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힘이 약한만큼 열심히 움직였고 일을 대충했다곤 생각을 안했는데.....

'넌 농대다니면 좀 일을 잘할때 안되었니? 공부못하면 일이라도 잘해야지 ...쯧.'


.....하........진짜

이렇게 화났던게 얼마만인지......

어머니도 그말듣고 화나셔서 뭐라고 하시는데

제가 그걸 못참고 몇마디 했습니다.


항상 말하는건데 저는 그 몇초를 못참아서 후회하는 타입인거 같네요.


여튼 사촌누나는 어디대학가서 지금 뭐하고 있냐고 몇마디 톡 쏘아놓고 일 내팽겨치고 왔네요.


제 스스로 생각할떄 저는 상당히 온화한 편입니다.

물론 좋게 말해서 온화한거지 소심한거 뿐이지만요.

그런데 이런건 정말 참을수가 없네요.


보통땐 비공개 게시판에 적겠지만 그냥 막 적어내리네요.



지금 틀어둔 라디오에선 1분의 법칙이라며 화날땐 딱 1분만 더 참으라는 말이 나와서

타이밍 한번 끝내준다...라고 생각하고 있네요.



종합적으로 정리하자면

'뭔가를 취미로 한다고 해서 그걸 전문가급의 결과물을 요구하는것' 은 정말 싫다....입니다.


위에 내용은 전부 제 푸념이고요.....

남에게 취미생활을 한다는 이유로 전문가급의 결과물

완벽한 결과물을 요구한다면 어쨰서 남들이 이 기술로 밥을 먹고 사느냐를 조목조목 알려주고 싶습니다.


여튼 오랜만에 화를 냈더니 기분도 별로 좋지않고

이틀전에 먹은 막창이 문제가 되어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서 병원에 갔더니

그것도 별로 기분이 좋진 않네요.....


항상 안풀릴땐 어떤일이든 안풀리는거 같네요.


별로 기분좋지 않은글 남겨서 죄송하단 말을 남기며 이만 글 줄입니다


+ 그래도 부모님이 제 편을 들어주셔서 그건 좀 기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