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만 이틀째지만, 지금까지 만나본 대만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한명도 없었어요. 대만하고 한국의 외교 관계 때문에 한국인이라면 대응이 별로 아닐까 이렇게 생각도 했었거든요. 뭐 어차피 이것도 케바케지만.

 

길 가다가 서로 발이 엇갈려서 마주치면 그쪽에서 항상 먼저 미안하다고 하고, 외국인 티를 팍팍 내면서 메뉴를 보고 있으면 겁나 친절하게 알려주고, 아깐 공용 세탁기를 보고 있으니 바로 텐달러 어쩌구 하면서 설명해 주더라구요. 코리아에서 왔다니까 아하~ 이러고.

 

가장 압권은 오늘 탄 버스였는데. 이게 대만 버스는 안내방송이 나오는 것도 있고 안 나오는 것도 있고, 요금을 탈때 내는 것도 있고 내릴때 내는 것도 있고 탈때 내릴때 다 내는 것도 있거든요. 아까 탄 장거리 버스는 탈때/내릴때 모두 카드를 찍어야 해요.

 

탈때 사람은 밀리는데다 뭐가 꼬여서 그런가 카드가 안 찍혔나봐요. 그래서 내릴때 카드 기계에서 계속 삐비빅하니까 운전 기사 아저씨가 훗 나는 바쁜 몸이니 그냥 보내주도록 하지 하고 손을 휘휘 저어서 순식간에 무임승차낄이 됐어요. 와아 돈벌었다.

 

반면 한국사람은 글쎄요. 제 눈에 딱 봐도 아 저 사람들은 한국 사람이구나 하고 티가 팍팍 나고, 또 그런 사람들의 상당수는 뭔가 곤경에 처해 있어서 몇번 도와주기도 했는데, 고맙다라는 말은 고사하고 고개 한번 까딱하는 걸 못 봤어요.

 

근데 이게 대만에 온 한국사람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갔을 때도 매번 비슷한 일을 겪은지라 -_-a 분명 이것 역시 케바케지만 어째 선입견만 늘어나는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