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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IDIA는 Game Developers Conference 2015(GDC 2015)를 맞이해서 신제품 발표히인 Made to Game을 열었습니다. 매체를 위한 발표회라기보다는 업계 파트너를 불러온 파티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다고 하네요. 발표회가 열리기 전부터 칵테일 파티같은 분위기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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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를 진행한 사람은 역시 젠슨 황 CEO. 옷도 늘 입던 그대로. 

 

 

발표할 것은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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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은 이번에 발표할 것이 3가지라고 밝혔습니다. 혁명적인 TV, 콘솔 게임기, 슈퍼 컴퓨터가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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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당연히 3개 제품이 발표된다고 생각하게 되지만, 실제로 발표된 것은 1월에 공개했던 NVIDIA의 차세대 SoC인 테그라 X1을 탑재한 셋탑 디바이스, 쉴드(SHIELD)였습니다. 근데 이거 발표 수법이 아이폰이 처음 나올 때랑 비슷한것 같군요.

 

NVIDIA는 그동안 자사의 SoC를 채용한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를 쉴드라는 브랜드로 출시해 왔습니다.


그간 나왔던 것을 돌아 보면 첫 모델은 나중에 쉴드 포터블이라 개명되는 쉴드였습니다. 2013년에 출시된 초기 쉴드는 지포스 7 세대 GPU 코어를 통합한 테그라 4를 탑재하며, 휴대용 게임기 같은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이어서 2014년에 나온 것이 케플러 아키텍처의 GPU 코어를 통합한 테그라 K1을 사용하는 태블릿, 쉴드 태블릿입니다. 이건 국내에 정식 출시도 됐으니 직접 써보신 분도 계시겠지요. 


이번에 나온 쉴드는 포터블이나 태블릿이라는 설명 없이 그냥 실드라는 이름으로 나온 실드 시리즈의 최신형입니다.


이 최신형 실드에 디스플레이 패널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TV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디바이스에 HDMI로 연결해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콘솔 디바이스입니다. 


젠슨황은 " 과거에 각각 독립된 기기로 제공됐던 오디오 플레리어, 비디오 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 등의 기기는 이제 스마트폰으로 합쳐졌습니다. 이런 현상이 거실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라고 운을 떼면서 현재 북미 시장에서 거실을 차지하고 있던 셋탑 박스와 TV, 콘솔 게임기가 하나의 디바이스로 집약돼 나간다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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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선두에 선 것이 "혁명적인 TV" "콘솔 게임기" "슈퍼 컴퓨터"라는 3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신형 쉴드라는 게 NVIDIA의 주장입니다. 또 "여기에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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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시장에서 신형 실드의 가격은 원래 실드 태블릿에서 따로 판매하던 무선 게임 패드인 실드 와이어리스 컨트롤러를 합쳐 199달러(세금 별도)라 합니다. 5월에 나올 예정이며 다른 지역에서도 차례차례 나올 것이라 하네요. 

 

 

세계 최초의 4K 셋탑 박스


젠슨 황은 쉴드가 제공하는 "혁명적인 TV" "콘솔 게임기" "슈퍼 컴퓨터"라는 3가지 기능을 하나씩 설명했습니다. 차례대로 보시죠.


먼저 실드가 제공하는 "혁명적인 TV"라는 건 실드에 탑재된 안드로이드 TV 기반의 스마트 TV 기능을 가리킵니다. 현재 출시중인 스마트 TV 중에는 안드로이드 OS 기반인 것도 존재하지만, 실드는 기존의 TV에 HDMI로 연결해 TV를 안드로이드 TV 기반의 스마트 TV로 변신시킬 수 있습니다. 


기존의 TV와 연결해서 TV를 스마트 디바이스로 만들자는 아이디어 그 자체는 마이크로 Xbox One과 같으며 두 제품이 서로 경쟁 상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지상파나 위성 방송보다 유선(케이블) TV 방송을 널리 시청하는 북미 시장에선 셋탑 박스가 매우 친근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One을 처음붸 셋탑박스 개념으로 내놓았던 적이 있지요(나중에는 게이머들의 비판을 듣고 다시 게임기라 칭했지만).


그런 Xbox One의 사례를 교훈으로 여긴 NVIDIA는 신형 실드에서 넷플릭스(Netflix) 등이 시작한 4K 방송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신형 실드는 H.265 디코더를 탑재해 HDMI 2.0나 HDCP 2.0에 맞춰 4K 영상을 디코딩하고 60fps(60Hz)로 표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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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근거로 NVIDIA는 신형 실드를 "세계 최초의 4K 안드로이드 TV"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신형 실드에 탑재되는 H.265 디코더는 4하이 다이나믹 레인지(HDR)과 광 색영역 10비트 H.265 디코딩을 지원합니다. HDR과 광색영역을 지원하는 첫번째 디바이스가 PS4도 Xbox One도 아닌 신형 실드라는 건 놀랄만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드는 안드로이드 TV 디바이스기에 음성 검색이 가능합니다. 단순히 검색 엔진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보다가 배우가 말하는 대사를 바로 검색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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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실드는 쉴드 무선 컨트롤러를 기본 제공하기에 이를 써서 음성 검색을 할 수 있습니다. 이보다 더 간단하게 쓰고 싶다면 옵션 리모콘인 쉴드 리모트를 쓰면 됩니다. 충전식 배터리에 터치 조작으로 음량을 조절하는 물건입니다. 

 

 

PS3와 Xbox 360의 성능을 넘어선 콘솔 게임기

 

다음은 신형 실드가 제공하는 두번째 요소, "콘솔 게임기"입니다.


젠슨황은 신형 쉴드에 채용한 테그라 X1이 PS3나 Xbox 360의 메인 프로세서를 넘어서는 성능을 갖고 있으며, 콘솔 게임기로서 신형 쉴드는 상당한 고성능 제품에 속한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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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ox 360과 신형 쉴드의 프로세서 성능 비교

 

AAA 타이틀(대작 타이틀)이라 불리는 게임의 대부분은 PS4나 Xbox One을 메인 플랫폼으로 선택하지만, 그 외에 다른 게임은 여러 플랫폼으로 출시하기 위해 PS3나 Xbox 360에 동시 출시하기도 합니다. 신형 쉴드는 콘솔 게임기로서 바로 이 분야를 노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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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쉴드에 최적화된 네이티브 게임은 처음부터 50개 이상이 나옵니다.

 

실제로 이번 발표회에선 2014년 하반기에 출시된 보더랜드: 프리 시퀼(Borderlands:The Pre-Sequel)과 탈로스 프린시플(The Talos Principle), 2013년에 출시된 크라이시스 3, 왕년의 명작인 둠 3 등이 실제로 신형 실드에서 실시간 동작하는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또 바이오 해저드 5처럼 일본 제조사가 만든 게임도 신형 쉴드 네이티브 버전으로 출시한다는 것도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실드용 게임 타이틀은 실드 전용 게임 마켓에서 구입해야 합니다.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전용이 아니라 "사실상 신형 실드 전용"이 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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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더랜드: 프리 시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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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로스 프린시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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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시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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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 3

 

PS3와 Xbox 360 세대의 게임이 신형 쉴드로 이식되는 건 OpenGL ES 3.1의 보급 덕분입니다. OpenGL ES 3.1은 기능으로 따졌을 때 다이렉트 X 9에 해당되니, 마찬가지로 다이렉트 X 9 세대의 기능을 이용하는 PS3와 Xbox 360의 그래픽을 다운그레이드 없이 이식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한 SIGGRAPH 2014에서 설명한 것처럼 안드로이드 5.0(롤리팝) 세대에서는 OpenGL ES 3.1에서 구글 AEP(Google Android Extension Pack)를 쓰게 됩니다.


구글 AEP는 기능을 따졌을 때 PS4나 Xbox One의 그래픽 표현 능력과 똑같기에 PS4나 Xbox One 세대의 일부 게임은 튜닝하기에 따라서 신형 실드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게 됩니다. 폼펙터가 달라질 순 있겠으나 NVIDIA는 매년 실드의 성능을 높일 것이라 밝히고 있으니, 나중에 나올 실드에선 PS4나 Xbox One용 게임 타이틀이 완벽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클라우드 게임 디바이스

 

마지막 기능 요소인 "슈퍼 컴퓨터"의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인터넷을 통해 가상화된 GPU 서버(슈퍼 컴퓨터)를 이용하는 클라우드 게임 플레이입니다.


NVIDIA는 북미 시장에서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인 GRID를 제공 중인데, 간단히 말해서 신형 실드에서 이를 쓴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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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쉴드는 쉴드 태블릿처럼 클라우드 게임 디바이스로서 역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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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서버는 슈퍼 컴퓨터이기에 신형 쉴드는 첨단 슈퍼 컴퓨터 수준의 성능을 갖춘다는 게 NVIDIA의 이론.

 

GRID 게임 스트리밍의 이용 형태는 3가지입니다. 하나는 무료 회원으로 무료 게임 타이틀을 플레이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유료 회원으로 한정된 수의 게임 타이틀을 플레이합니다. 마지막 하나는 게임 단위로 구입하는 것입니다. 세번째를 골랐을 경우 스팀의 프로모션 코드나 쿠폰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네요. 즉 쉴드와 스팀이 게임 타이틀을 공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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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 타이틀을 거의 최대의 그래픽 설정에 1920x1080 해상도와 60fps 프레임 레이트로 쉽게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신형 쉴드 뿐입니다"라고 젠슨황은 말합니다. 서버는 아마존 웹 서비스에서 제공하며, 신형 쉴드용 GPU 서버는 최근 일본 도쿄에도 설치됐다고 하네요. 일본에서는 머지않아 그리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봐도 무방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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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 2

 

프레젠테이션에서는 5월 이후에 제공될 타이틀을 실형 쉴드와의 데모 플레이까지 포함해 소개했습니다. 여기서 이름이 거론된 게임으로는 그리드 2, 바이오해저드 레벨레이션스 2, 메탈 기어 솔리드 5: 그라운드 제로, 위처 3: 와일드 헌트, 언리얼 엔진 4의 Infiltrator 데모가 있습니다. 또 체험 기기 코너에서 울트라 스트리트 파이퍼 IV와 다잉 라이트가 동작함을 확인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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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해저드 레벨레이션스 2가 그리드 게임 스트리밍에서 작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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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프로듀셔를 맡은 캡콤 오카베 미치테루가 등장해 쉴드를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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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기어 솔리드 5: 그라운드 제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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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프로듀셔를 맡은 코나미의 이즈미 켄이치로가 등장. 

 

일본의 게임 제작자가 NVIDIA의 하드웨어 발표회에 나오는 일이 별로 없는데, 이런 거물이 두명이나 나왔다는 건 NVIDIA가 쉴드에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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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처 3: 와일드 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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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리얼 엔진 4의 Infiltrator 데모

 

 

NVIDIA스러운 신제품. 신형 쉴드


최근 몇년 동안 안드로이드 기반 게임기식 셋탑 박스는 여러 회사가 발표했으며, 몇몇은 실제로 출시되기도 했지만 이러한 벤처 사업에 NVIDIA가 나선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또 지금껏 나온 다른 제품과 비교해도 성능적으론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사실 콘솔 게임기로서의 절대 성능은 PS3와 Xbox 360을 넘지만 PS4나 Xbox One에는 못 미칩니다. 그래서 하드웨어는 최고급이라 할 수 없습니다. 즉 콘솔 게임기로서 쉴드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멀티 플랫폼 게임 타이틀을 유도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습니다. 허나 NVIDIA가 정말 콘솔 게임기로서 성공을 노리고 있냐고 생각하면 의문도 듭니다.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는 PS4라는 고성능 콘솔 게임기를 제공하는 한편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PS 나우의 보급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번 세션의 비중을 보면 NVIDIA는 보다 클라우드 게임 기기로서 입장을 확보하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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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 타이틀을 플레이 하고 싶지만 1~2년이면 진부해지는 하이엔드 게임 PC를 정기적으로 바꾸거나 부품을 교환하는 것보다,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이 나올 때마다 이용권을 구입하는 쪽이 하드웨어 투자액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최소한 네트워크 회선이 안정적이며 빠르게 작동하는 시장에선 경제적이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걸 뒤집어 말하면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서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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