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학원서 집에 오는 차를 기다리다가, 삼성 디지털 플라자가 있길래 자외선에 유인되는 벌래처럼 들어가봤는데요.

갠역시 노트4, 갠역시 S5, 갠역시 알파 세대를 전시해놓았더라고요.


일단 S5는 뒤집자마자 끔찍한 모공 디자인이 반겨서 식겁하고 내려놓았고요..


노트 4는 꽤 괜찮게 만든 느낌이 나고, 터치펜도 신기했지만 유격이나 후면 카메라를 보기도 전에 한손으로 잡기엔 엄지손가락 마디가 아플정도로 넓은 좌우폭에서 탈락. (이와 같은 이유로 엑스페리아 Z2가 그립감에서 실격점을 받았지요, 엄지손가락 마디 다 부러지겠다 이놈들아)


갠역시 알파는 노트4랑 비슷하게 꽤 만듦새도 나쁘지 않았고, 뭣보다 좌우 폭이 아이폰 5 대비 그렇게 넓지 않아서 편하게 파지하는데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물론 엄지손가락으로 끝부분 터치는 불가능해서 삼성 기본 웹브라우저를 사용해서 새 창을 열려면 나머지 네손가락을 떼거나 오른손을 써야 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요..


제일 먼저 놀란건 두께입니다. 아이폰 5랑 비교해도 꽤 얇아보이게 만든게.. 삼성이 두께 뽑아내는데는 일가견이 있구나 싶더라구요.

더불어 자칫 둔해보일수 있는 측면 메탈도 두께빨로 커버가 되어서 날렵해보이는 효과도 주고요.

단지 측면의 메탈 부분이 아이폰의 그것처럼 굉장히 깔끔하고 보석처럼 빛나는 느낌이라기보단, 상당히 투박하고 평범한 느낌이였습니다.


그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삼성폰에 의외의 디자인이 들어가서 놀란건지, 아니면 디자인 자체가 깔끔한데 인상을 받은건지 전반적인 디자인 점수는 평균 이상을 받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후면 디자인도 아주 미세한 십자무늬가 들어가서 S5의 땡땡이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고. 후면 배터리 커버가 Matt하다는 촉감도 받을수 있고요(하얀색 모델이였습니다)


걱정했던 이어폰 잭과 USB 커넥터 부분의 메탈 튀어나옴은, 실제로 보니까 두께 덕분인지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자연스럽게 처리가 되어있었습니다. 사진빨을 참 못받는 핸드폰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하나, 정말 끔찍하게 거슬리는건 역시 카툭튀라고 할수밖에 없는데요. 알파의 카툭튀를 보고나니 두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나는.. 삼성이나 애플이나 카메라 화질을 포기할수 없다면 두께 쪼금 늘리고 베터리를 늘리는게 현재 기술적으로는 최상의 판단일거라는것.


다른 하나는.. 두께를 포기할수 없어서 카툭튀가 불가피하다면, 카메라 렌즈 부분만 톡 튀어나온거보다 차라리 삼성처럼 렌즈 주변부까지 튀어나오게 하는게 좀 더 카툭튀에 대한 부드러운 인상을 줄 수 있다는것.


추가로 카메라 측면에 배치한 플래쉬와 심박측정기 모듈은 세로형 배치 때문인지 깔끔하고 날카로운 인상을 주었습니다. 신선하고 긍정적인 변화인듯.


여기까지 와서 차기 제 핸드폰으로 낙점받기 직전까지 와있는 찰나. 결정적인 문제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그건 바로 디스플레이인데요.


첫번째로는 디스플레이의 휘도가 매우 낮았습니다. 자동 밝기같은게 켜져있는지 의심이 들정도로 휘도가 낮았습니다. 옆에 있는 갤럭시 노트 4와 비교를 해봐도 명확하게 낮은 밝기를 확인할수 있었고, LCD를 사용한 아이폰 5와 비교하면 거의 절반정도의 밝기를 보였습니다.

물론 이건 아이폰 5가 지나치게 밝기도 하지만. 밝기라는게 높아서 나쁠게 없지요. 주광 하에서라면 화면이 참 보기 짜증날거같습니다.


두번째로는 디스플레이가 너무 자글거리는 느낌이 납니다. 4.7인치에 720P라는 해상도 자체는 PPI를 고려해봤을때 문제가 되는 해상도는 아니라고 보지만. 이 디스플레이가 팬타일 방식의 픽셀 배열을 채용하고 있는 탓인지. 네이버 등의 화면을 띄워두면 아이폰 5에서도 보이지 않던 픽셀 피치가 눈에 띄더라고요. 아이폰보다 PPI가 약간 낮은 수준 치곤 화면이 좀 불만족스러워서 왜 삼성이 하필 팬타일 방식을 채택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보통 핸드폰 사용하는 거리라면 크게 신경쓰이지 않을일이지만, 제가 시력이 나쁜 관계로 밤에 안경을 벗고 화면을 가까이서 보다보니 그런 부분이 굉장히 신경이 쓰였습니다.


다만 웹브라우저를 조작할때, 터치가 약간씩 씹히고 애니메이션이 버벅대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인터넷에서 말하기를 갤럭시 알파는 너무 오버스펙을 가지고 있다니 이건 CPU 문제가 아니라 안드로이드라는 OS가 가지고있는 문제이겠지요.

아무래도 아직까지 사용상의 부드러움이나 손가락 편의 인터페이스는 iOS를 안드로이드가 못따라간다는 인상을 그동안 몇번이나 받았지만 이번에도 또 확인시켜주는 시간이였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알파의 후속모델이 어떻게 생겼는지 검색을 해봤는데.. 이름이 A500인가 그렇던데 디자인이 끔찍하더라고요.

SM-A500-GALAXY-A5-6.jpg

 


아.. 위에서 실컷 제한적인 상황에서 카메라랑 플래쉬 모듈을 깔끔하게 처리해줬다고 칭찬하자마자 이게 뭡니까 ㅠㅠ

그옛날 피처폰 디자인 보는거처럼 플래쉬 카메라 센서 삼총사가 따로따로 놀고있고 카메라 주변부의 처리도 부드럽지 않고 아이폰 6처럼 두드러져있네요. 측면에 트레이 두개 있는건 유격때문에(물론 양산품은 다르겠지만요) 흉해보이고. 축면에는 도료 바르고 모서리에 다이아몬드 커팅한건 촌스러운 느낌의 절정이네요 갤럭시 알파와 노트4에서 보여준 범퍼 케이스모양의 독특한 알루미늄 테두리도 온데간데 없고요.


하여튼 그 외에도 여러가지로 이 이미지대로 출시된다면 제가 갤럭시 알파에서 받았던 인상을 전혀 만족하지 못할거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아이폰 6를 직접 만져보진 못했지만 갤럭시 알파는 제가 아이폰 6의 디자인에 대해 갖고있는 기대감을 상회하는 디자인적 만족도를 보여줬고, 배터리도 탈착식이며, 제가 좋아하는 파란색이 라인업에 있다는점이 큰 메리트로 다가왔습니다.

다만 디스플레이 밝기 문제와 해상도의 문제만이 상당히 거슬리는 요소인데요. 이 부분이 후속작에서 개선된다고 해도 후속작은 디자인적 만족도를 충족시켜주지 못할거같고..


이제 슬슬 바꿀 핸드폰을 결정해야 하는데, 아이폰 6는 거의 실격 직전 단계이고..(Z3도 테두리 때문에 디자인에서 갤럭시 알파 미만입니다)

해상도와 밝기와.. 정말 오랜시간 써와서 손에 굉장히 익고 관리도 편한 iOS를 포기하고 갤럭시 알파를 선택해야할지, 아니면 정말 이 이상 마음에 드는 핸드폰이 나오길 지켜봐야할지 오늘도 고민이 많이 됩니다. (특히 엑스페리아 Z2에서 물먹었던 경험이 OS 이주를 더 망설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