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코드네인 브로드웰-Y의 코어 M 프로세서를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Core M-5Y70, Core M-5Y10a, Core M-5Y10이 포함되며 독일에서 열린 IFA는 이 코어 M을 탑재한 노트북과 태블릿이 전시됐습니다.

 

그런데 발표와 전시에 앞서 인틀은 이들 3개의 제품이 11월에 EOL(End Of Life 제품 출하 종료)를 맞이하며 새로운 스테핑으로 바뀐다고 알렸습니다. (http://gigglehd.com/zbxe/11844070) 여기은 인텔이 막 출시를 시작한 브로드웰의 스테핑을 바꿀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정이 코어 M과 5세대 코어 프로세서(브로드웰-H/K/U)의 출시가 지금까지 늦어지는 데 큰 영향을 끼친 것입니다.

 

 

E 스테핑부터 시작하는 브로드웰

 

이번에 인텔이 발표한 Core M은 공식 발표 전부터 3개의 제품이 갑자기 EOL가 되는 이례적인 전개를 보이고 있습니다. EOL은 제조사가 고객에게 제품을 제공하는 약속 기한으로, 그 EOL 동안 책임지고 제품 제공을 보증합니다. OEM 업체는 CPU 등의 부속을 확실하게 제공받는다는전망이 없으면 제품을 만들 수 없으니, 이러한 EOL 정보 등은 일반에게도 공개되어 있으며, 그 EOL의 발표가 제품 발표보다 이르기에 제품 발표 전에 EOL이 나오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EOL은 제품을 제공한지 시간이 상당히 지나 발표도기에 제품 발표 전에 EOL이 나온다는 건 지극히 이례적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라는 의문을 갖게 될 것입니다. 

 

우선 인텔이 OEM 업체들에게 어떤 계획에 따라 제품이나 제품 계획 정보를 제공하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신제품을 계획하면 발표 3년~4년 전부터 OEM 업체에게 그 윤곽을 전달합니다. 여기에는 제품 코드네임(이번의 경우는 브로드웰)과 기술적 개요, 마케팅 요소 등이 NDA(Non Disclosure Agreement, 비밀 유지 계약), 정보를 제삼자에게 공개하지 않겠다는 계약에 따라 공개됩니다.

 

이 정보를 토대로 OEM 업체는 제품을 기획하고 인텔에서 제공하는 기술 정보(클럭이나 TDP 등의 스펙과 디자인 가이드) 등을 토대로 설계를 합니다. 그리고 인텔에서 실제로 실리콘을 완성하면 그것이 ES(Engineering Sample 시험용 샘플)으로 OEM 업체에 제공됩니다. ES에도 몇가지 단계가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2개의 ES 제품(ES1, ES2)이 있습니다. ES에서 동작을 확인하고 OEM 업체와 인텔 모두 문제가 없다면 QS(Quality Sample 신뢰성 평가용 샘플)이라 불리는 양산 출하품 수준의 샘플이 제공되며, 그것이 문제 없으면 양산 출하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 때 인텔에서 OEM 업체에 제공하는 샘플과 양산 출시 버전은 스테핑이라 불리는 실리콘의 설계 단계로 관리합니다. A스테핑, B스테핑, C스테핑 등의 호칭이 알파벳 Z에 가까워질수록 설계가 개량되는 것입니다. 인텔은 A 스테핑이 ES1, B 스테핑이 ES2, C 스테핑이 QS 및 양산 출하버전이라는 게 일반적인 흐름입니다.

 

물론 무슨 일에도 예외가 있으며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사례도 물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단적인 예가 되는 것이 이번의 코어 M이지요. 왜냐하면 아까 EOL의 기사에서 본 것처럼 발표 전에 EOL이 된 코어 M은 E 스테핑입니다. 즉 C 스테핑이나 D 스테핑의 대량 출시 버전이 없고 바로 E 스테핑부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인텔에게 있어 이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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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nm 프로세스에서 생산된 웨이퍼로 만든 코어 M의 당. 현재 출시되는 건 E 스테핑 다이를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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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가 발표한 새로운 씽크패드 헬릭스. 코어 M-5770을 탑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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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M을 탑재한 ASUS의 젠북 UX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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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M을 탑재한 HP의 ENVY X2의 13.3인치 모델

 

 

E 스테핑의 코어 M은 1분기에만 한정되는 제품

 

이번에 발표된 코어 M의 경우 한가지 알아둘 사실이 있습니다. OEM 업체에서 나온 정보에 따르면 이 E 스테핑의 코어 M이 EOL되는 것과 함게 F 스테핑이 된 코어 M가 나온다고 합니다. 게다가 F 스테핑은 프로세서 넘버가 다른 새 모델로 나오기에 OEM 업체는 다른 제품을 넣어 다른 모델로 취급하지 않으면 안되며, CTO 모델이라 해도 CPUID가 바뀌니 복구 이미지 등을 F스테핑용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즉 E스테핑은 F스테핑의 출하 준비가 되기 전까지 한시적인 물건이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F스테핑의 코어 M이 나오면 되지만 실제로는 그게 지켜지지 않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E 스테핑을 출시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본론인 F 스테핑이 나오면 E 스테핑은 EOL을 해야 하니 제품 발표 전에 EOL을 발표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한 셈입니다.

 

이러한 사정이 있어 일부 OEM 업체는 E 스테핑의 코어 M은 지나치고 F 스테핑의 코어 M을 쓰기로 결정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OEM 회사 입장에서 제품에 제품 번호를 넣었다가 잘못하면 수천만원이 나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품 출시가 늦더라도 스테핑을 건너뛰는 게 이상한 건 아닐 것입니다.

 

 

브로드웰의 수율 향상에 시달린 인텔

 

OEM 업체의 불만은 왜 이렇게 무리한 스케줄로 내놓았냐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F 스테핑 코어 M을 출시했다면 고작 1분기 동안만 내놓는 제품에 제품 번호를 매기거나 복구 이미지를 넣는 등의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인텔이 이렇게 1분기 동안만  E 스테핑을 제공한 배경에는 브로드웰의 수율이 인텔의 예상보다 나빴다는 게 주요 원인이라 생각됩니다.

 

원래 인텔은 브로드웰의 출시를 2014년 초로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2분기와 3분기로 늦춰져 결국엔 2014년 연말 판매가 됐습니다.  OEM 업체에서 나온 소식에 의하면 거기에 맞춰 QS의 다이도 C스테핑에서 D스테핑이 됐다가 마지막엔 E스테핑이 된 것입니다. 이미 말한대로 일반적으로 QS는 C스테핑, 아무리 못해도 D스테핑인데 그게 E 스테핑이 됐다는 건 D 스테핑 시점까지 모종의 원인으로 제품 수율이 올라가지 않았다고 보는 게 타당합니다.

 

게다가 E스테핑도 1분기만 나오며 그것도 다수 존재하는 브로드웰의 제품 라인업(H/K/U/Y) 중 브로드웰-Y에 해당하는 코어 M만 나온다는 건 아직 수율에 문제가 있으며, 지금까지 만든 걸 다 더해도 몇몇 OEM 업체에 한정적으로 출시할 수 있는 물량만 나온 셈이라 생각됩니다. 실제로 인텔은 4분기 중에 코어 M을 탑재한 시스템을 출시할 수 있는 곳은 5개의 OEM 업체(에이서, ASUS, 델, HP) 뿐이라 설명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F 스테핑에선 크게 개선돼 대량 출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코어 M(브로드웰 Y)도, 5세대 코어 프로세서(브로드웰-U)도 연초부터 OEM 업체에 공급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F 스테핑을 기다리다간 인텔의 공약, 즉 2014년 안에 브로드웰을 출시한다는 걸 지키지 못하게 되니 다소 무리해서라도 E 스테핑 출시를 결단한 셈입니다.

 

E 스테핑 수율에 대해서 인텔 관계자는 비밀을 지키고 있지만, GPU 부분의 수율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지적하는 OEM 관계자는 꽤 많습니다. 이번의 브로드웰에서 인텔은 틱-톡 모델의 틱(공정 미세화 버전)이 되는데 GPU를 크게 개선했습니다. 실행 엔진 유닛을 늘렸을 뿐만 아니라 슬라이스 구조(기존의 하스웰은 2슬라이스에서 3 슬라이스로 바꿈)도 고쳤습니다. 현재 SoC는 CPU보다 GPU의 성능이 중시되는 추세이며 인텔도 예외가 아닙니다. 공개된 코어 M의 다이를 보더라도 GPU가 다이 면적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으니 GPU에 문제가 있으면 수율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OEM 소식통에서 나온 정보를 바탕으로 한 추측이며 원인이 정말 GPU인지는 아마도 영원이 밝히지 못할 것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C스테핑, D스테핑, 그리고 E스테핑에서도 대량 출시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 수율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스카이레이크와 성능으로 차별화하는가

 

다만 오해를 피하기 위해 한가지 말해둘 것이 있는데 E 스테핑의 코어 M이 문제가 있는 제품이라는 건 아닙니다. 수율이란 어디까지나 1장의 웨이퍼에서 나오는 제품의 비율이며 이번에 OEM 업체에게 제공하는 E스테핑의 코어 M은 잘 선별한 제품으로 원래 코어 M이 필요로 하는 스펙을 제대로 갖춘 물건입니다. 제품 수율의 문제는 인텔과 OEM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물량을 생산하지 못한다는 것이지, 제품 기능(성능, 소비 전력) 등은 기본적으로 F스테핑의 코어 M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물론 그동안 실적을 쌓아 앞으로 나올 새 스테핑에서는 보다 빠르게 작동하는 제품을 제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제품의 구입을 검토하는 최종 사용자들이 이를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더 기다리면 더 좋은 물건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것은 무어의 법칙에 따라 진화하고 있는 반도체의 숙명과도 같은 것으로, 기다리면 더 좋은 물건을 살 수 있겠지만 정말 필요한 때에 쓸 수 없게 되기도 합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궁금한 것은 이렇게 브로드웰이 전체적으로 뒤로 미뤄지면서 2015년 중반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브로드웰의 차세대인 스카이레이크와 브로드웰-U(울트라북), 브로드웰-H(A4 크기의 노트북), 브로드웰-K(오버클럭용 PC)의 출시 시기가 비슷해진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인텔은 브로드웰-U를 2015년 1분기에, 브로드윌-H와 브로드웰-K는 2분기 발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히 브로드웰-H와 브로드웰-K는 2015년 중반에 나올 스카이레이크와 출시 시기가 상당히 겹치게 됩니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코어 M의 다이 크기가 4세대 코어 프로세서(131제곱mm)에 비해 60%인 82제곱mm가 된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브로드웰은 Y 프로세서를 우선으로 설계하며 성능보다는 소비전력에 초점이 맞춰진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스카이레이크는 틱톡의 톡에 해당하는 제품으로 아키텍처도 완전히 바꾸게 됩니다. 따라서 다이 크기도 다시 하스웰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럼 트랜지스터 수가 늘어나게 될 것이고 그것을 인텔이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스카이레이크에서 눈여겨 볼 점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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