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크스는 일본의 게임 개발사입니다. 프로 레슬링이나 종합 격투기를 소재로 한 게임을 주로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리얼 스틸과 퍼시픽 림 등 영화가 원작인 로봇 액션 게임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유크스가 모터 스포츠와 관련이 있다는 걸 아시는 분들은 얼마나 되시려나요. 드리프트 경기인 D1 그랑프리에 팀 유크스로 참가한 적도 있고, 창업자인 타니구치 유키노리는 FIA 세계 투어링 카 챔피언십에 참가해 우승한 경험도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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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유크스가 2012년 2월에 일본 최초의 레이싱 시뮬레이션인 도쿄 버추얼 서킷의 운영을 도쿄 아카사카에서 시작했습니다. 레이싱 시뮬레이터라는 '하드웨어'의 스펙에 대한 소개가 있어서 간단하게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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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버추얼 서킷의 강사인 스나코 토모히코. 일본 GT 챔피언십 등에 참가한 경력이 있는 분입니다.

 

도쿄 버추얼 서킷의 창업 비화에 대해선 유크스의 창업자인 타니구치 유키노리가 유럽에서 레이싱 경주에 참여했다가 시뮬레이션을 처음 접해봤는데, 유럽의 드라이버들이 처음 보는 코스도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이유가 이거였구나라는 걸 깨닫고, 일본에서 이걸 체험할 수 있는지 찾아보다가 일본엔 없다는 걸 알게 된 후 사업화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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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GT GT300급의 프로 레이싱 드라이버인 미네오 쿄스케

 

모터 스포츠 관련 메체와 자동차 관련 매체에 등장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고, 위에 나온 프로 드라이버나 관련 잡지의 편집장이 방문하는 일도 잦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프로만 오는 게 아니라, 실제 서킷에서 주행한 경험은 없으나 모터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하네요.

 

최근에 있었던 어떤 사례 중에는 남자친구의 생일 선물로 이곳을 예약해서 커플이 같이 온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이용 방식이 다양해지고 고객 층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 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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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엔 2대의 시뮬레이터가 있습니다. 하나는 F1 포뮬러 머신 형태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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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는 포르쉐 996 GT3의 실제 바디를 케이스로 만든 시뮬레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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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머신 시뮬레이터는 영국 Base Performance에서 만든 것이고 포르쉐 시뮬레이터는 이곳에서 직접 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다만 시뮬레이션 엔진은 둘 다 미국 Image Space의 rFactor 버전 1, 차량 데이터는 도쿄 버추얼 서킷의 오리지널입니다. 이미지 스페이스는 EA에서 출시하던 F1, 나스카 시리즈를 제작한 레이싱 게임 전문 개발 스튜디오입니다. 이러한 레이싱 시뮬레이션 엔진으로는 이것 외에도 iRacing.com Motorsport Simulations의 iRacing도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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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포르쉐의 차량 시뮬레이션은 이곳에서 직접 rFactor용으로 개발했다고 했는데요. 슈퍼 GT GT300의 드라이버인 미네오 쿄스케 선수가 감수해서 만든 것으로서, 단순히 차량의 기본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 미네오 선수가 참가했던 엔드리스 포르쉐 997을 거의 그대로 재현하는 식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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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과 스티어링 등의 스펙은 미네오 선수가 타는 엔드리스 포르쉐 997과 완전히 같고, 코스에서 실제로 주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시뮬레이터의 코스를 달릴 때도 실제와 같은 감각이 되도록 조정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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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바디를 996 GT, 스티어링과 시프트 레버는 997 GT3의 것을 썼네요. 실제 차량의 조향 매커니즘을 시뮬레이터용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부분은 타니구치 유키노리 사장이 직접 만들고 개조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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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포뮬러 시뮬레이터의 프로젝터로 파나소닉의 PT-AE4000(3LCD, 해상도 1920x1080, 1600루멘) x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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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시뮬레이터의 프로젝터로 엡슨 EH-TW6000(3LCD, 1920x1080 해상도, 2200루멘) x3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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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시뮬레이터는 모두 드라이버의 위치에서 약 2m 떨어진 곳에 대형의 커브드 스크린이 있고 거기에 영상을 투영하는 식으로 화면을 표시합니다. 몇 십인치 급의 LCD를 수 십cm 앞에 설치해서 시스템을 구축할 순 있지만 그렇게 하면 몰입감을 얻기 어렵다고 하네요. 그래서 여기선 시야의 대부분을 화면으로 덮어버리기로 했습니다. 거리를 2m 정도 떨어트린 건 몰입감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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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의 프로젝터는 왼쪽, 중앙, 오른쪽 영상을 투영하는 데 씁니다. 각각의 프로젝터는 약간씩 겹치게 표시를 하며 구부러진 스크린에 맞춰 영상 변형도 하기 때문에 3개의 프로젝터로 표시했다고 해서 화면의 이음새가 보이거나 하진 않습니다. LCD를 다수 장착해서 구현했다면 그런 이음매가 눈에 거슬리겠지만 프로젝터에선 그런 일은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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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시뮬레이터를 운용하는 컴퓨터입니다. 스펙 자체는 평범하네요.

 

포뮬러 머신 포르쉐
CPU Core i7-2600 Core i7-3930K
메인 메모리 용량 4GB 32GB
그래픽 카드 Radeon HD 6900 GeForce GTX 690
OS 32bit Windows 7 Professional 64bit Windows 7 Profess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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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뮬레이터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은 뭐가 있냐고 물었더니 중력 가속도란 답이 나왔습니다. 시뮬레이션 엔진에서 하중 이동을 재현하지만 의자 자체는 움직이지 않으니 중력 가속도를 체감할 순 없다고. 거꾸로 말하면 그것만 빼고 다른 건 다 재현한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몇몇 시뮬레이터 중에는 의자가 움직이는 것도 있긴 하지만 실제 드라이빙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기에 일부러 넣지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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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도쿄 버추얼 서킷이 아니라 다른 시뮬레이션 체험 시설인 D.D.R입니다. rFactor을 썼다는 점에서 도쿄 버추얼 서킷과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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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곳은 의자가 자동차의 움직임에 연동된다는 게 특징입니다. 굳이 비교를 하지만 D.D.R은 재미, 도쿄 버추얼 서킷은 훈련을 위한 몰입감을 중시한 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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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버추얼 서킷의 시뮬레이터는 스티어링과 페달의 응답, 즉 드라이버가 받는 포스 피드백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실제 차량을 운전하는 감각을 재현하기 위해 특별한 매커니즘을 사용한 것인데요. 조종 조작 입력과 스티어링에 따른 노면의 피드백은 정확도가 높은 공업용 서보 모터로 재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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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 모터는 포뮬러 머신 시뮬레이터의 노즈 부분에 들어가 있고 크기도 큽니다. 이것은 다운 포스의 크기에 따라 스티어링의 무게가 변하는 느낌도 재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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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시뮬레이터의 보닛을 들어올리면 4개의 브레이크 캘리퍼를 볼 수 있습니다. brembo의 것이지요. 중앙의 마스터 실린더를 통해 브레이크를 밟을 때의 압력을 수압으로 바꿔 캘리퍼를 가동시킵니다. 즉 실제 자동차와 같은 브레이크 페달 동작 메카니즘을 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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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포뮬러 머신 시뮬레이터에 탔습니다. 레이싱 장갑과 신발을 써야 하는데, 물건을 딱 정해둔 건 아니고 제 역할만 할 수 있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뮬레이터는 사고가 날 일이 없으니 헬멧은 쓸 필요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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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머신은 매우 좁고 위치가 낮습니다. 조종간은 아주 작아 게임 컨트롤러같은 느낌을 줍니다. 변속기는 2 페들 시프트 수동으로 조작합니다. 그래서 처음엔 오토 모드로 달리려 했는데 설정을 잘못해서 수동 모드로 가게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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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머신은 속도가 빠르다는 인상이 강하지만 이 시뮬레이터에선 속도보다도 시야 전체를 덮은 파노라마의 몰입감이 크다고 했습니다. 위 사진에 나온대로 24인치 3대를 붙인 것 따위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

 

그래픽은 최신 레이싱 게임과 비슷한 수준이나 시뮬레이터에선 복잡한 그림자 처리와 포스트 이펙트가 빠지기 때문에 몇세대 전의 그래픽처럼 보입니다. 각각의 오브젝트를 확실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 보다 화면이 움직일 때 리얼함을 묘사하도록 만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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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대로 좌석이 움직이거나 떨리진 않습니다. 그러나 스티어링의 포스 피드백으로 노면의 요철이 잘 느껴지며, 다운포스의 영향인지 타이어 그립 탓인지는 모르나 스티어링은 꽤 무거웠다고 합니다. 또 포뮬러 머신은 가속이 보통 차와 비교도 안될 정도라 기어 변속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가속할 때 기어를 높이는 건 그나마 낫지만 코너에 진입 전 브레이킹과 기어를 낮추는 건 매우 빡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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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후에는 주행 결과와 교관의 주행을 비교해 어디에 문제기 있는지를 비교합니다. 가장 위의 곡선은 속도, 두번째는 불필요한 브레이킹. 첫 브레이킹 조작으로 속도를 단번에 떨어트리지 않아 이후에 브레이크가 추가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것은 포뮬러 머신 시뮬레이터의 브레이크 페달을 곽 밟지 않으면 100% 풀 브레이킹이 나오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요.

 

 

또 시점의 차이도 있습니다. 포뮬러 머신은 일반 자동차와 다르게 운전석의 시점이 대단히 낮으며 그 때문에 코너의 거리를 파악하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300km/h에 가까운 속도까지 올라가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브레이크의 타이밍을 매번 놓치기도 한다고. 어쨌건 이런 것들을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뮬러 머신의 시뮬레이터에 앉아볼 가치는 있다고 평가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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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포르쉐입니다. 이것도 경기용 차량에 맞추긴 했지만 기본은 평범한 자동차(?)라서 포뮬러 머신보다는 타기 쉬웠다고 합니다. 인테리어가 분리돼 있고 레이싱 카처럼 개조한 것은 있으나 앞유리나 계기판이 있으며 내부는 넓어 위화감은 없었다고. 시뮬레이터에도 엄청나게 빠른 자동차에 탔다는 느낌으로 운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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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버추얼 서킷은 도쿄점과 오사카점의 2곳이 있습니다. 각 지점마다 시뮬레이터의 수가 많지 않으니 예약 일정을 확인하는 게 낫겠지요. 가격은 30분 1만엔부터 15000엔까지 몇 종류가 있습니다. 30만에 만엔이라면 비싸 보이지만 이용 인원에 제한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두 사람이서 같이 가서 교대로 쓰는 것도 가능.

 

 

코스는 일본의 스즈카 서킷과 후지 스피드웨이는 물론, 모나코, 뉘른부르크 등 전세계의 주요 서킷 100개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습니다. 주행 중 교관이 조언하기도 하고 주행 데이터를 비교하는 것도 가능. 트레이닝이나 첼린지의 경우 후지 스피드웨이를 5주 동안 달려 데이터 분석을 하는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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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아시아에서 유일한 Base Performance의 시뮬레이터 판매점이기도 하며, 여기서 사용중인 시스템은 판매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포르쉐 시뮬레이터의 경우 스크린, 케이스, 컴퓨터, 설치 비용을 모두 합치면 포르쉐 911의 상위 트림을 구입할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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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차량을 전혀 운전해 본 적이 없는 15세 소년이 포뮬러 머신으로 스즈카 서킷을 30분 쯤 달리자 1분 42초의 기록을 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레이싱 게임도 많이 안했다고 하네요. 이것도 천부적인 재능(?)이 주는 영향이 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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